‘축복’(祝福; benedictio)의 용도가 공적인 하느님 경배 곧 전례에 해당할 때는 특별히 ‘축성’(祝聖; consecratio)이라고 합니다. 개인기도나 사람의 편의를 위해 사용할 용도가 아니라 공적인 하느님 경배를 위한 용도로 따로 거룩하게 구별하여 바쳤다고 해서 축성을 ‘성별’(聖別)이라고 번역하기도 하고 ‘봉헌’(奉獻; dedicatio)이라는 유의어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축성은 그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에 한 차례만 이루어지며 반복되지 않습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672항) 축성의 대상은 해당 전례서에 각각 지정되어 있습니다.
성당의 경우, 성당의 머리인 제대를 고정하여 오직 전례를 위한 공간으로 봉헌할 때 이 봉헌은 축성에 해당합니다. 필요에 따라 제대를 이동하여 다른 용도로도 사용할 공간이라면 ‘축성/봉헌’하지 않고 단순히 축복합니다. 그러므로 어떤 행사를 위해 축성/봉헌한 성당의 제대를 가리거나 이동해서는 안됩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298항)
반면에, 묵주 등 개인기도와 신심을 위한 성물은 축복의 대상입니다. 집이나 자동차 등은 사람의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므로 축복의 대상입니다. 묵주나 성화상을 성직자에게 가져와서 ‘축성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축복해 주세요.’라고 해야 올바릅니다. ‘집 축성’, ‘차 축성’도 ‘집 축복’, ‘차 축복’이라고 하는 것이 옳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