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블루스 음악 개척자로 에릭 클랩튼을 포함한 많은 스타들을 배출한 밴드 블루스브레이커스를 이끈 존 메이올이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고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성명에 따르면 그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자택에서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24일 전했다. 구체적인 사망 원인을 밝히지 않고, "그의 기록적인 공연 경력을 끝내도록 강제한 건강 문제가 끝내 이 세상 최고의 거리의 투사(road warrior) 가운데 한 명을 평화로 이끌었다"고 설명한 뒤 "존 메이올은 우리에게 교육하고 영감을 안기며 즐겁게 하는 끊임없는 노력을 90년 동안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맨체스터에서 태어나 자란 고인은 1960년대 블루스브레이커스를 결성했다. 그는 잉글랜드의 백인 음악인들 사이에 블루스를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정평 나 있다. 해서 얻은 별명이 "브리티시 블루스의 대부"였다.
메이올은 2014년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를 통해 "당시만 해도 미국 무대는 인종적으로 격리돼 있었다"면서 유럽과 잉글랜드에서는 "흑인 블루스가 한 관객에 의해 청취되기 시작했는데 미국에서는 전혀 귀기울이지 않는 상태였다"고 털어놓았다.
기타리스트로 클랩튼을 기용한 1966년 앨범 발매 이후 블루스브레이커스는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블루스 밴드 가운데 하나로 음악 평론가들에게 인정 받았다. 이 그룹은 또 나중에 플리트우드 맥을 결성하는 피터 그린, 존 맥비, 믹 플리트우드, 롤링 스톤스의 믹 테일러 등 유명 록 뮤지션들을 길러낸 산실이 됐다. 이런 이유로 메이올에게 붙여진 또다른 별명이 '탤런트 마그넷(지남철)'이었다. 그가 큰 인물로 길러낸 이들로는 클랩튼과 함께 크림을 결성한 잭 블루스를 비롯해 하비 만델, 래리 테일러, 존 마크와 존 아몬드(마크 & 아몬드)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가디언 인터뷰 당시 "몇몇 아주 특별한 사람들을 골라냈을 뿐"이라며 자신이 따른 특정한 사운드를 토대로 밴드 멤버들을 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큰롤 명예의전당에 올라온 그의 전기에 따르면 메이올은 1969년 로스앤젤레스로 이주, 여러 밴드를 이끌며 수십장의 앨범을 발매했고 미국과 유럽을 돌며 공연했다. 그는 2005년 대영제국 4등 훈장(OBE)를 수여받았다.
야드버즈를 탈퇴한 뒤 이 밴드에 합류했던 클랩튼은 2003년 BBC 인터뷰를 통해 메이올의 밴드와 그의 명성을 활용해 자신의 음악 경력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털어놓았다. 메이올은 2013년 샌타바버라 인디펜던트 인터뷰를 통해 "히트 음반을 낸 적도 없고 그래미상을 받은 적도 없다. 난 여전히 언더그라운드 공연자"라고 밝혔다. 또 '재능 사냥꾼'이 아니라면서 "부친의 음반으로 처음 접한 음악을 사랑했기에 연주했으며 누가 좋은 친구가 될지 알고 있는 밴드의 리더였을 뿐"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고인은 여섯 자녀, 일곱 손주, 네 명의 증손주를 남겼다고 가족 성명은 전했다. 전 부인 파멜라와 매기, 헌신적인 비서 제인, 그리고 친한 친구들이 임종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