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길을 가본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 길에 어떤 장애물이 있고, 어떤 휴게소가 있는지 알게 됩니다. 누구를 만나야 하고, 어떤 맛집이 있는지에 대한 후기는 여행을 더 풍부하게 합니다. 하지만 후기는 후기일 뿐, 삶이라는 여행은 복사되지 않습니다. 그런 것이 여행의 맛이기도 합니다.
욕망은 스스로 커지는 성질이 있어서 하나를 채우면 두 개를 바라고, 두 개를 채우면 세 개를 달라고 합니다. 한번 해본 것은 만족도가 떨어지고, 적응이 끝나면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것이 욕망의 성질죠. 결국 욕망을 욕망하게 됩니다.
특별한 상황에 처하면 우리는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애씁니다. 그 애씀의 터널이 끝나갈 때쯤, 이 특별함이 자기를 더 빛내주는 선물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죠. 우리는 서로 다른 빛을 갖고 태어납니다. 그래야만 서로 더 빛나거든요. 세상에 모두 하얀색이면 하양이 하얗다는 것을 알 수 없기에.
예전에는 민방위 훈련을 밤에도 했습니다. 밤에 모든 가정이 불을 끄고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죠. 이를 등화관제 훈련이라고 불렀는데, 등화관제 훈련이 있는 날이면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도시에 살던 소년에게는 별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날이었으니까요. 운이 좋아 날씨가 맑으면 평소에는 만날 수 없었던 수많은 별들을 볼 수 있었죠.
별을 자세히 보면 그냥 빛나는 게 아닙니다. 저마다의 색깔이 있죠. 어떤 것은 노란색, 어떤 것은 주황색, 어떤 것은 빨간색 등등… 별의 색깔을 보려면 진짜 어두운 밤하늘과 맑은 하늘을 같이 만나는 행운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준비물이 더 필요하죠. 그건 별의 색깔을 보려는 마음입니다.
요즘은 농촌에서도 별을 보기가 어렵습니다. 가로등이 너무 밝은 탓이지요. 불을 꺼야 별을 볼 수 있습니다. 가로등 없는 맑은 시골에서는 아직도 은하수를 볼 수 있죠. 은하수를 보면 옛 사람들이 은하수를 보고 그렇게 많은 상상을 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견우성과 직녀성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을 떠올릴 만큼 눈물을 흘리고 있지요.
그런 별을 보려면 밤이 되어야 합니다. 사람의 불도 꺼야 하죠. 가로등이 꺼지면 두려움이 생깁니다. 하지만 별을 보려면 불을 꺼야합니다. 은하수를 보려면 더 어두운 밤이 필요 하죠. 별의 색깔을 보려면 더 어두워야 합니다.
여러분은 혹시 다가온 어둠 속에서 떨고 있나요? 다른 사람보다 더 어두운 곳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지 않나요? 그렇다면 지금, 눈을 들어 하늘을 보세요. 별을 볼 기회가 온 것일지 모릅니다. 사람의 불을 꺼야 비로소 빛나는 별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