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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여성시대* 차분한 20대들의 알흠다운 공간 원문보기 글쓴이: 포키
출처: 스레딕
나는 깨작깨작 밥알을 세고 있었다.
선월의 고집에 억지로 식탁에 앉았지만 아직도 그 감정의 여운이 가시질 않아 훌쩍거리고 있었으니까 밥을 먹는둥 마는둥 뒤적거리다 국만 두어번 떠먹곤 일어났다.
소파에 앉아 티비를 괜히 이리저리 돌리고 있는데 선월이 갈아낸 딸기를 주며 이모 모레 돌아오신다 하고 얘기를 꺼냈다. 이모라함은 아줌마를 말하는것 같아서 아 하고 짧게 대답했어
잠시 우물쭈물하더니 선월이 아줌마와의 첫대면을 말했는데 아줌마의 신병을제일 먼저 안게 선월이라고 했다.
선월은 십대에 신을 모셨는데 그 쪽에서 꽤나 명성이있었나보다.
다죽어가는 동생을 위해 아줌마의 친정오빠가 선월을 데려왔고 신병을 고치고 집안을 세울려면 신내림을 받아라 하니 아줌마가 욕을 하며 선월을 내 쫒았는데 선월은 아줌마의 고집도 고집이지만 걱정이 많이 되었다고
그
렇게 그집에 들락거리며 신내림을 종용하고 어르고 달래고 협박도 해보고 별수를 다 써도 아줌마의 고집은 꺾이지 않았지만 잦은 왕래로
정이들었는지 친정오빠의 사례금 보다 더 많이 신경 쓰고 보살피고 하면서 지금까지 친구역활로 오래시간 지나왔다고
아줌마가 성격은 까칠하지만 한번 인연이 된 사람은 쉽게 보지않는다며
논산에 간것도 장군 모시는 선월의 신어머니께 간거라고 그의미를 알겠냐
내게 묻길래 난 앞서했던 말들도 이해를 못했기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선월은 아줌마가 그토록 증오하던 신내림을 나 때문에 받으러 가셨다고 했다.
말도 안되는일이라고 왜 하필 나같은것 때문에 얼마나 안 사이라고 날위해 그분이 희생하셔야 하냐니까 그게 아줌마의
의지니 미안해할필요없다 그저 모르는척 하라고 했다. 그런 사실을 알면 내가 당연히 거부할거니 비밀로 하라 하셨지만 신월은 내가 알고있는게 앞으로의 일에도좋을거같아 얘기했다한다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난 그 많은일을 겪은것도 이런 빼박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진것도 어린나에게는 견딜수 없는 시련같았다.
왠지 돌아오는 아줌마 얼굴을 똑바로 볼수없을거 같아서 하루하루가 지나 아줌마가 돌아올 날이 될때까지 신경을 너무 써서 설잠읗 자야했고 그것과의 사투로도 굉장히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아줌마가 돌아왔다.
보자마자 이년아 잘있었냐 하고 웃으며 볼을 잡아당기는데 어쩔수없이 억지웃음을 지었다.
신내림받는라 힘들었는지 얼굴이 좀 푸석푸석해보였지만 그 세파에 찌들은 얼굴이 뭔가 매끈하고 빛이 나는게 뭔가 고통이 덜어진 느낌이라 얼굴이 더 좋아진것 같았다.
아마도 수년간 몸안의 것이 어지간히도 괴롭혔을테지. 같이 지낸동안 이상한 행동같은건 한번도 안보여줬지만 난 아줌마가 힘들어한다는걸 느꼈으니까
아줌마는 혼자 온게 아니였다.
새하얀 백발을 쪽을지고 연한 옥색 한복을 입은 노파 와 50대 중반정도 되보이는 중년여자와 함께였다.선월이 어머니 오셨냐며 맨발로 뛰쳐나가 짐을 받고는 팔을 끌어 집안으로 모셨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어른이니 인사를 하려 앞에가 섰는데 노파와 눈이 마주친순간이상하게도 가슴이 요동쳤다.
아줌마는 쨉도 안될정도의 중압감이였는데 눈매가 번뜩이는게 마치 호랑이 같았고 백발까지 선해서 그런지 꼭 산신 같은 느낌이랄까 .
어렵사리 인사를 했는데 나같은건 하찮다는듯이 그냥 가버렸다.
선월은 자기가 더 무안했는지 애써 웃으며 어머니가 좀 애들하고는 영 안친하셔서 하고 웃더니 귓속말로 저분이 아줌마와 자기의 신어머니라고
장군을 몸에 담아다니신다더니 포스가 진짜 남달랐다. 중년부인은 제자라고 했는데 같이 있는동안 단 한마디도 말을 들어본적이 없어서 아마도 벙어리라 추측해본다.
아줌마는 뜬금없이 선월과 바람이나 좀 쐬고 오라고 했는데 선월은 아무 질문없이 내손을 잡고 나가자는 눈짓을 했다.
그렇게 따라나가 다 저녁때 돌아왔는데
현관을 열자마자 역한 향냄새가..
선월에 집에 늘 가면 나던 냄새가 났다.
킁킁거리며 이리저리 둘러보는 날보고 선월이 그랬다. 아줌마 신당때문이라고
그걸 도우려고 신어머니랑 두분 같이 오신거라고 말이다.
그말을 들으니 진짜 실감이 났다.
아줌마가 이제 무당이구나 정말 무당이 됬구나 하고..
아줌마 방에서 뭔가 시끌시끌 소리가 나더니 세분이 나오셨다.
편의상 신어머니는 장군할머니 중년여자는 제자라고 하겠다.
장군할머니와 제자는 자리에 앉지도 않고 기도때문에 가봐야한다며 채비를 하셨다. 선월이 피곤한 아줌말 대신해 할머니들을 터미널까지 모셔드리기로 했다.
선월은 바로 집으로 갈거라며 짐을 챙겼고 그사이 할머니가 아줌마에게 당부같은걸 하고 있었다.
인사는 해야할것같아 현관에서 배웅 하려하니 갑자기 날 매섭게 돌아본 장군할머니는 등짝을 쎄게 쳤다.
순간 아픈느낌보다 잠시 어질하더니 컥 소리와 함께 앞으로 코꾸라졌다.
제자는 날 일으켜 부축하였고 어리벙벙한 눈으로 바라보는나에게
어린것이 짠하다 나머지는 너희몫이다
하고 돌아섰다.
뭔진몰라도 배웅인사는 해야할것같아 대문까지 쫒아가 인사하고 돌아오는길
희안하게도 개들이 날보고 짖질않았어. 그땐 그게 우연이라 생각했다.
아줌마가 물좀 달라하기에 갖다주고 소파에 앉아서는 그동안 어땠냐 묻기에 그것에게 시달린 이야기부터 꿈얘기까지 빠짐없이 얘기했다.
그게 전부냐 혹시 꿈에서 그것을 보았냐 뭔가 미심쩍은건 없었냐 묻기에 아니라고 했더니 순간 아줌마 눈이 번뜩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피곤하니 내일얘기하자며 방으로 들어갔고 나도긴장이 풀렸는지잠이 쏟아져서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 아줌마의 말을 곱씹어았지만 난 도통 뭘 놓친건지 뭐가 잘못된건지 알길이 없었다.
그리고 잠이 들었는데
그날은 이집에 온후 두번째로 그것에게 시달림을 당하지않았다.
그런데 이상한 꿈을 꿨어.
내방 창가에 키가 작고 여리여리한 여자아이가 서있었는데 내 인기척을 느꼈는지 날 돌아봤다.
하얗고 예쁜아이였어. 날보고 씨익 웃더니 손을 내밀어 창밖을 가리켰어
그곳은 그집의 정원이 그대로보였는데 어느새 그애는 그곳에 가있었다.
제일 큰나무 밑에서서는 날 향해 크게 손을 흔들더니 서서히 모습이 사라져갔어.이상하게도 그상황이 무섭지않고 오히려 따뜻한 느낌이였다.
그
렇게 잠에서 깨니 동틀무렵이였고 이왕깬거 아침이라도 준비하자싶어 주방으로 갔다.서툰솜씨라도 내가 받은 그 은혜, 미안함 갚을
마음에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했다.그깟걸로 어림도없지만 할수있는 선에서 뭐든 도움이 되야 내 마음이 조금 편할것 같았으니까
아줌마는 아직 안일어난듯했다. 일어나 마실 물한잔을 들고 아침을 같이 먹고 싶은마음에 노크를했는데 인기척이없어 살짝 문을 열었다.
어두운방안 그곳을 밝히는 등과 초들 무시무시한 그림이 그려진 벽화와 무구를 그녀가 진짜 무당이라는게 실감 났다.순간 등뒤에서 불호령이 떨어지고 방을 엿본게 매우 불쾌했는지 혼을냈다.
그렇게 화내는것도 처음봤지만 서운한 마음도 들어 눈물이 찔끔났다.
그래도 내잘못이니 사과드리고 식사 드시라 하곤 방으로 들어가 누웠다.
노크소리가 들리더니 아줌마가 들어왔다. 아깐 미안했다며 요즘 예민해서 그런것 같다고 했어.
그러면서 신당이있는이유는 이제는 선월같은 무당이 된것 친가쪽의 조상신을 모시는 만신이된것 삼산돌기? (라고했던가 부모님쪽뿌리 본인 뿌리의 고향을 찾아 조상을받고 뭐 그런거라는데 잘 기억이안남 )며 내림까지 하는데 며칠이 걸렸고
나
머지는 장군할머니께 신령님 모시는 방법등 무속인으로써의 자세를 배우고 산에들어가 기도하고 뭐 그런것을 하느라 이십여일 걸렸다며
집에 돌아오니 피로감이 한꺼번에 몰리기도 하고 나에게 얘기할 준비가 안되있는 상황에서 내가 몰래 엿본게 좀 당황스럽다 보니 화를
낸거같다며 오히려 사과했다.
그런 그녀를보니 더 미안해졌어
다 알고있었지만 본인입으로 나에게 그말을 하는게 더 가슴아팠다.
난 조심스레 용기를 내서 말했다.
어째서 갑자기 내림을 받으신건지 그이유 알아도 되겠냐고 말이야
아줌마는 잠시 놀란것같더니 다알고있었냐는 표정으로 숨김없이 얘기해주마 했다.
나를 만나기 며칠전 꿈을 꿨는데 작은 나비가 하나 집으로 날아들더란다
나비는 날개가 반쯤 꺾여서 버둥대며 아줌마 발 앞으로 떨어지길래 조심스럽게 들어 손바닥에 올려놨더니 금새 날개가 펴지며 날아가더라고
나비가 가는걸 한참 올려다보고 있는데
그토록 보고싶어도 단한번도 꿈에
나오지않던 죽은 딸이 앞에 서있었데.
말없이 미소만 짓고 있길래 너무 기뻐 안아보려 하니 사라졌고 잠에서 깼는데
뭔가 범상치 않은 꿈이라고 생각했다한다
그러고 며칠후 뭐에 끌리듯 목욕탕에갔고 거기서 나를 만나게 된거라고.
처음엔 내 모습을 얼핏보고는 그녀처럼 기구한운명인지 알았는데
전혀 영에 밝은 타입이 아닌데다 그것의기세 가 굉장해서 분명 원혼귀라 생각했는데
몸안의 울림도 같은 생각이였는지
쉴세없이 곧죽겠다 라고 되뇌였다고..
기
도 굉장히 약해서 거의 그것의 아우라로 덮여있어 한눈에봐도 위태위태한 상황이였는데도 생각보다 내 경계가 심해서 어짜피 필연이면
분명 다시 만날거라는 생각에 보냈는데 몇시간도 채 되지않아 만나는거보니 니가 나비가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데..
내가 생각보다 순순히 따라와줘서 어찌 집에 데려오긴했는데 그녀도 앞으로 어째야할지 난감했다고..
그리고 그날밤 꿈에 딸이 나와서는 우는 그녀를 가만히 보더니 자기가 죽은건 명이 다해서간거니 그만 슬퍼하라며 달래더란다..
억울하게 요절했는데도 불구하고 너무나 평온한 모습에 계속 슬퍼하고 힘들어해서 딸이 극락왕생 하지 못했던거 같아 이제 그만 힘들겠다 다짐했단다.
딸은 아주 행복한 모습으로 그녀에게 응원했고 주먹쥔손으로 뭔갈 건내주었는데 그때의 나비였다고
엄마가 지켜줘야해 그래야 우리의 업이 풀리는거야 라는 말을남기곤 잠에서 깼다고해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습한기운과 악취같은게 나서 헐레벌떡 내 방으로 달려왔는데 나는 몸이 얼어붙어있었고
그것이 모습을 본순간 내몸에서 분리되서 나온모습은 엄청나게 큰 머리카락 뭉치처럼 생긴 원귀 였는데 (내가 보았던 모습하고는 아주 틀려서 이상했는데 앞서 아줌마가 해줬던말들을 생각해보니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
꽤나 양기를 먹어서 그런지 힘이 대단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완전히 모습이 갖춰지진 않아 적당히 쫒을수는 있었다고.
하지만 임시방편 일 뿐이고 정식으로 제를 지내거나구 명시식 이라는걸 하기에는 그녀가 역부족이여서 제대로 만신이 되질 않으면 도울수가 없는 일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결정을 할수밖에 없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딸의 의지가 한몫 한거지
내가 불쌍해서 그녀의 인생을 바꾼건 아니니 부담갖거나 미안해하지 말라고 했다. 딸의 말처럼 얽힌 업을 풀기위해서니까..
순간 내 머릿속은 스친건 지난밤 꿈에 나온 하얗고 여리여리한 소녀의 모습이였다.
아줌마에게 꿈애기를 하며 혹시 딸의 모습이 이러이러하냐 하니 거의 흡사하다고 했다. 살아생전에도 많이먹여도 살이 안찌고 몸이 약해서 늘 걱정이여서 불면 날아갈까 화초처럼 키웠다고
항상 하얗고 매끈한 얼굴로 엄마 하고 뛰어와 안기곤 했는데 한팔에 쏘옥 들어올정도 였다고 하는 그녀의 두눈이 축축하게 젖었다.
보
지도 못하고 만나지도 못했던 아줌마의 딸이 어째서 인지 모르지만 날 도와준다고 하는게 이상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는데 나이가
어려서 그땐 아줌마의 말도 다 이해하지못했었고 이런상황들이 신기하고 내가 마치 소설의 주인공이라도 된듯한 느낌에 잠시 넋이
나가있었던것 같다.
도대체 그 업이란게 무엇인지지금도 나는 모른다.
전혀 연고도 없는 사람들끼리 인연과 필연이라는걸로 얽혀사는것도 신기할뿐이고
정오가 다됬고 선월이 왔다.
그녀와 나는 얘기를 나눈후로
묘하게 더 돈독해졌고 선월은
비상한 눈치로 우리의 얘기가 오갔다는걸
알고있는다는듯 싸인을 보냈다.
아줌마는 신당관리로 분주했지만
절대 나에게 심부름이나 도움을
청하지않았기에 선월과 나는 방해될까
싶어 장이라도 볼겸 외출했다.
가는길에 지난밤 그것을 못보고
아줌마의 딸에 관한 꿈을 꿨다 얘기하니
장군할머니의 도움이 크다 라고 했다.
그 할머니의 호령 한마디면 왠만한 영가는
벌벌떨정도로 무서운 장군님을 모시는데
(이름이 뭐라했는데 어려워서 까먹었다)
잔챙이들은 위협한번으로도 떨어져나가는데
나같은경우는 의식없이는 없어지지
않기때문에 도움줄수있는건 아줌마와
내가 준비될때까지 힘을 빼놓는것 뿐이라고
아마 며칠은 잠 잘 잘거라며 웃었다.
지금도 그때도 무속이라는것은 이해가
도통 되질않는 어려운것이다 역시 그
속까지 알려면 직접 무속인이 되는 수밖에.
선월과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반가운 사람을 만났어 .
마침 선월의 집에 가던 그 술집언니였지.
한참 선월과 얘기를 하더니 자그만
보따리를 주고 돌아가길래
무슨일이냐 물었더니 심드렁한 얼굴로
가게 다시 잘된다고 ..
한군데 더 확장해서 떡이랑 음식한거
주려고 왔다고 하더라.
선월은 내 생각보다 더 영험한거
같았어..그나저나 그 언니는 뭐하러
이먼곳까지 왔을까 생각했는데
아마도 선월을 좋아하는것 같았다.
몇번못봤지만 하는행동이며 말투며
그런곳에서 일을 하니 그럴수도 있다
생각했지만 그래도 감이라는게 있으니까
그걸 얘기했더니 선월이 펄쩍 뛰며
그런소리하지말라고 총총걸음으로
가버리더라. 궁금해졌어 선월의
과거 그리고 현재 그 박수무당의
삶이 .. 그에게 물었어
선월! 무속인의 삶이란어떤거야?
느린걸음으로 걷더니 그는 얘기했어
'그삶을 스스로 선택하는 사람은 없어
다만 벼랑끝까지 몰려서 더이상 견딜
수가없을때 죽는것 과 바꾼삶이랄까
죽기 아니면 신내림 둘중 하나였으니까
나만 아프면 되는데.. 내가 꼼짝하지
않으면 내 주위사람들이 다쳐 그렇게
동요를 이끌어내는거야 굴복할수있도록'
난 좀 부끄러워졌어. 난 이렇게
아줌마와 딸 선월 등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받고있는데도
그것과 마주칠때면 고통이 끝날수있게
죽게해달라 기도했는데 선월은 그 어린
나이에 도움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고
심지어 친어머니가 직접 장군할머니에게
보낼정도였으니 그 상처가 이루말할수
있었을까 나같은건 감히 말도 꺼낼수
없을정도로 말이다.
그래도 선월은 그때의 선택에 더이상
후회는 없다며 지금은 예쁜 선녀님과
같이 사니 더 좋다고했어.
선월에게 여자친구는 없었냐니까
무속인은 평생 혼자 살아야해
일종의 계약 같은거거든 내가 신령님과
쭉 같이살기로 했으니까 바람피면안되는거야
그래서 무당인데도 행실이 천하고
기도도 주기적으로 드리지않으면
영이 탁해져서 무당의 제 구실을
못하고 몸도 마음도 망가지게 된다고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무당이 많이
없는데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영이탁해 제대로 볼줄도 모르면서
나처럼 원귀나 잡귀같은게 붙은 사람
에게 구명의식을 해야함에도
신령으로 둔갑시켜 내림굿을 종용
하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된 내림굿도
아니고 상차림만해서 북만 두드리니
온천지 잡귀가 다 붙어서 또 다른
선무당을 만들어내니 신어매도 제자도
다 하나같이 돈에 눈먼 사이비가 되는
거라며 열변을 토했어.
그런 얘기를 쭉 듣다보니 좀 무서워졌다.
내가 만약 계속 우리집에서 살았다면
어떻게 됬을까. 분명 목사님의 안수기도
같은걸로 사탄을 내쫒는다며
어디산속에서 감금당하거나
(할머니의 교회에서 그런일이있었다)
아님 아줌마와 선월처럼 좋은사람들
을 못만나게되서 선무당이 됬거나...
선월이 그런 내마음을 읽었는지
우린 전생에 분명 인연이였을거야
내가 분명 선월과 아줌마에게
큰 은혜를 베풀었을거라고
그걸 갚기위해 억겁의 시간을
거쳐 여기까지 온거라고 말야.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설명할수없는 말도 안되는일들이니
그 말이 일리도 있다고 생각됬어.
선월에게 그럼 내 인생도 점쳐줄수
있냐고 물었어. 그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넌 아직 어리니까 그럴필요없어
라고 했다. 그러면서
너말야 돈 많아? 내 복채는 비싼데
하길래 내가 돈이어딨어!하니
그럼 더더욱 안되겠네~하고 농을 치더니
깔깔 웃으면서 집으로 쑥 들어가버렸다.
그래 맞아. 선월 난 앞으로 어떻게될까?
평범한 학생으로 다시돌아갈수 있을까?
집에오니 아줌마는 어디론가
전화를 하고있었어. 통화가 끝나고
우릴 불러 앉혀놓고 얘기를 시작했다.
우선은 내 얘기를 시작했다.
난 한번더 그것과 만나야하는데
거기서 얻은 결과로 구명의식날짜를
정잘거라고. 아줌마의 의견으로는
그 장농이 문제라고 했다.
요절해 죽은 이의 물건을 아무런
조치도 없이 가져오면 그 물건에
붙어있는 영가도 따라오는데 아마도
엄마가 큰 실수를 한것같다고
내생각에도 엄마는 크리스찬이다보니
미신같은거엔 콧방귀도 안뀌었다.
당연히 조치같은건 안봐도 비디오겠지
그런데 문제는 엄마도 아닌 나에게
붙었다는거고 교회에서 있던일 전에는
나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것도
이상하다고 말야. 그러니 그 원인을
알면 도움이 많이 될테니 힘들더라도
한번더 시도해보자고 했어.
당분간은 장군할머니덕에 세력이 좀
약해졌으니 빠른 시일내에 끝내야
한다고 나도 체력을 좀 키워놔야
그것과 싸우는것도 앞으로의 의식에
버틸수도 있을거라며 말했어.
그리곤 선월에게 몇장의 부적을 건냈다.
내방만 빼고 여기저기 부적을
붙였는데 그것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는걸 막기위함이라고
가뜩이나 아줌마의 신령님이 그것
때문에 심기가 많이 불편한데
의식 치루기도 전에 그것과 싸움이
나서 꽁꽁 숨어버리기라도 하면
장기전이 될거같아서 붙이는거라했다.
내가 아는건 그것도 다 알게되는거니
몰래 일을 처리해야하지만 어짜피
장군할머니덕에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되서 약이 바짝 올라있을테니
조만간 모습을 들어낼거라고도 말했다.
어짜피 난 들어도 잘 모르니 그냥
시키는 데로만 하면 됬고 그것과
만나야하는게 두렵고 떨렸지만
전처럼 나약한 마음은 들지않았다.
내주위엔 날 지켜주는 두분 아니
셋이 있으니까 말이다.
며칠이 지난 밤이였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인지
감기기운이 들어서 골골거렸더니
선월이 약을사다주고 갔어.
잘 채비를 하고 약을 먹고 잤는데
잠깐 잤을까 너무 추워서 약기운이
든 몽롱한 상태로 눈을 떴는데
내 머리맡에 그게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게 느껴졌는데
약때문인지 몸에 힘이 안들어가져서
일어나질 못했다.
그것이 머리를 쓰다듬는데 머리가
마구 울렸고 앙상한 손이 팔을 스치니
팔이 쪼개지는것 같았다.
그렇게 온몸 구석구석을 터치하며
고통을 줬는데 겨우 떨어지는 입으로
외쳤어. 난 니가 두렵지않아.어떻게든
니가 온곳으로 돌아가게 만들겠다
라고 악을 썼어. 그것이 조금씩 동요
하는게 느껴졌어 . 갑자기 그것이
내얼굴에 그 더러운얼굴을 비벼대며
가래 끓는듯한 저음으로 얘기했어.
내 이름을 찾아줘.. 그리고 불러줘..
그럼 니가 가장 필요한걸 돌려줄게..
온몸에 소름이 돋고 그것이 얼굴을
부빌때마다 얼굴에 뭐가 기어가는듯
했다. 악취는 말할것도 없었고..
그것의 얼굴이 뚝뚝 떨어지며
내얼굴에서 떨어졌는데 너무나도
끔찍했어. 빌어먹게도 터져나오는
눈물때문에 내가 두려워한다는걸
들켜버렸다..그것이 킬킬 대고 웃더니
다시 얼굴을 들이대고 귀에속삭였다.
쭈그렁 할미가 원하는게 내 본모습이니
보여주마.그대로 전해줘라.
너로 비롯되었으니 너와 같이가겠다고
눈앞에서 엄청난 속도의 주마등이
지나갔다. 마치 영화필름을 돌리듯이.
굉장히 빠른 속도의 영상이였던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것 같았어. 그래서 지금도
일일히 다 기억난다.(내가 본것은
슬라이드처럼 지나가는 무성영화
같았는데 읽기좋게 풀이해서 쓸게)
그곳엔 내가 있고 그것이 있고
또다른 내가 있었다.
이상하게도그것은 내 삶이아니였는데
다른사람의 삶인데도 마치
내가 겪은일마냥 머릿속에 박히더라.
우린 단란한 세식구였어.
남편과 나 다큰 아들하나.
생일이였는지 케잌에 불을 껐고
아들이 선물을 내밀었다.
작은 선물상자에서 꺼낸건 열쇠고리
였는데 아주 낯익은 거였어.
난 아주 행복하게 웃었어
순간 원래의 난 뭔가 깨달았지
내가 놓친게 무언지 뭘 잘못했는지
어째서 그것이 나에게 온것인지
갑자기 그것이 소름끼치게 웃었다.
내가 깨달았다는거에 대해
매우 즐겁다는듯이 그 문드러진
입으로 크게 웃으며 얘기했어.
'내 이름을!!!!!!!!!!!'
난 뭐에 홀린듯 이름을 얘기했어.
'박순자' ( 이름은 가명임)
순간 몸이 붕뜨는 느낌이였는데
그뒤론 기억이 안나고 깨어났다.
일어나서 방문을 열고 나갔는데
거실에 발을 딛자 마자
구역질이 확 나더니 오바이트를 했어
너무 놀라서 벙쪄있다가 치워야겠어서
휴지를 가지러 탁자로 가는 한걸음에
또 머리가 빙빙돌면서 구역질이 나는데
한발자국도 못움직이겠드라.
결국은 방문에 기대서 겨우 앉아있는데
아줌마가 나와서 내 몰골을 보더니
갑자기 소리를 지르셨다.
'여기가 어디라고 발을 디디는게야!'
라고 소리를쳤는데 마치 노파의 목소리
였다. 그리고 나서의 기억은 없다.
내가 눈을 떴을땐 선월과 아줌마가
걱정스러운 얼굴도 보고있었는데
일어나니 두통도 엄청심하고 온몸이
다 아파서 마치 심하게 급체한것
같은 느낌이였는데 내 몸상태는
안중에도 없다는듯이 선월이
지난밤 일을 다급하게 물었어.
어쨋든 난 그일을 기억나는 선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선월이 그 이름이
누구의 이름이냐 묻길래 . 사실
그이름의 주인공은 모르는데 그꿈에서
나온 그여자의 이름 같다고 그것이
이름을 부르라길래 정말 자연스럽게
부르게 되었다니까 선월은 정색한
표정이였고 아줌마는 한숨을 푹쉬었어.
내가 뭔가 큰 실수를 한걸까
생각했는데 그럼 그 열쇠고리는
뭔지 묻길래 있었던 일을 얘기했어.
엄미가 나간후 남겨진 옷가지의 체취로
엄마를 대신했어. 아직까진 냄새가
남아있었으니까. 그러다 그모습을
아빠한테 들켰는데 집나간 엄마를
욕하면서 주정을 부리길래 너무 화가
나서 엄마가 나간건 다 아빠가 남긴 빚
때문이라고 대들었다가 기절할때까지
벨트로 맞았어. 맞다 깨길 반복했는데
다 불태운다고 난리를 피더니 옷을
가지고 나가버리더라.
장롱에 남은건
옷걸이 뿐이였어. 화가나서 서럽게
울다가 혹시라도 남은게 있을까 싶어
여기저기 뒤지던중에 장롱 맨밑
작은서랍장안에 검은 벨벳원단으로
돌돌말린 작은걸 발견했는데
그걸열어보니 열쇠고리가 있었고
꿈에서 본 그거였다. 달걀모양공에
작은보석알갱이들이 색색으로 박혀있는
장신구였는데 난 당연히 엄마의 것이라
생각했고 매일 가지고 다녔다.
집에놔두면 아빠가 또 버릴것도같고
예쁜게 맘에 쏙들어서 지갑에
매달고 다녔는데 지갑을 안가지고
다니는 날이 많아서 열쇠에다 같이
매달아서 벨트고리세 매고 다녔거든
교회안채에서 깨어난후 학교를 갔는데
장신구만 쏙빠진채 고리만 달랑대고
있어서 기억을 더듬다 보니 그것을 보기전
뭔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던게 기억이나서
교회에 며칠 머무는동안 이리저리
묻고 찾았는데 사무실에서 일하는
청년부언니가 지하실에서 장신구를
보았고 다 깨져버려서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하길래 처음엔 엄마라도
잃은냥 슬퍼했다가 장신구에 큰의미
부여해서 가뜩이라 피곤한 삶 스스로
더힘들게 만들지 말자싶어 그동안
잊고있었다. 근데 그게 꿈에 나온걸
보면 엄마의것이 아닌것 같다 라고
쭉 얘기했더니 아줌마가 혀를 끌끌차며
이제알겠다는듯이 얘기했다.
그 장신구의 주인이 그 꿈의여자
즉 박순자의것이고 아마도 장롱의
원주인 요절한 그여자이자 그것인것
같다고 얘기했어.
요절한 영가는 이승의 남긴것에
대한 애착이커서 미련때문에
머무르는경우가 있는데
그것도 어느날 갑자기 머물던곳이
다른곳에 가버려 객귀가되버리니
얼떨떨했을텐데 소중한것까지
왠놈이 가져가버리고 깨버렸으니 화가
났을법도 한데 마침 그 장본인인 내가
허약체질에 그맘때 밥도잘못먹고
방황하고다녀서 기가 쇄할데로
쇄해있으니 들러붙기 딱좋았을거라고
그말을 듣고보니 그럴만도 하겠다
싶었어. 가만히 듣던 선월이 한마디
거들었다. 이름을 짓거나 불러줄다는건
그것의 존재를 인정하는일이라고
그럼 단순히 붙어있는것만이 아니라
그것과 함께하겠다는 의사표시기
때문에 내몸이 그것이 아주 씌이는걸
허락하는일이 되버린거라 일이 아주
어렵게 됬다고 했다
첫댓글 미쳤다 무서운데 재밌고 글쓴이 진짜 안쓰러움 ㅠ 너와 같이가겠다니 개무서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