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 이름을 ‘명의’(名義; titulus)라고 하며, 우리말 전례서에는 이것을 ‘주보명’(主保名)이라고 번역하였는데, 이로 인해 성당 명의를 ‘주보성인’(主保聖人; patronus)과 혼동하기 쉽습니다.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제대를 중심으로 연결된 성당 전체는 그리스도와 결합한 교회 신비체를 드러내므로, 성당은 곧 그리스도를 상징합니다. 이 때문에 전례주년에서 성당 축일은 주님의 축일로 분류됩니다. 11월 9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이 연중 주일보다 앞서는 것은 바로 이날이 주님의 축일이기 때문입니다.
한편, 주보성인은 누구를 보호하기 위해 하느님께 전구(轉求; intercessio)하는 사람인데, 하느님을 보호하기 위해 성인이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므로 성당의 주보성인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본당 공동체 등 지역 공동체의 주보성인이 존재할 따름입니다.
당연히 주보성인은 하느님이 될 수 없으며 “창조된 인격체”(persona creata)여야 합니다.(1999년 2월 10일자 경신성사성 공지 「성당 명의에 관하여」 8항) 이 때문에 성당 명의와 본당 공동체의 주보성인은 서로 구별됩니다. 성당 명의가 창조된 인격체일 경우 성당 명의와 본당 주보성인이 동일함이 바람직하지만, 성당 명의가 창조된 인격체가 아닐 경우에는 성당 명의와 본당 주보성인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성당 명의 10항)
예를 들어, 반송성당의 명의는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이며, 주님의 이름인 “예수”가 창조된 인격체가 아니므로 이 명의는 본당 주보성인 이름일 수 없습니다. 이 경우, 본당 공동체를 보호하여 하느님께 전구할 주보성인의 이름은 성당 명의와 달리 따로 선택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