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도… 머리 '이렇게' 써야 뇌세포 만들어진다
나이가 들면 노화에 의해 뇌가 조금씩 위축된다. 보통 성인 뇌의 부피는 최대 1350cc 정도지만 세월이 흐르면 부피가 점점 줄어들어 65세가 되면 20세와 비교해 10% 정도 줄어든다. 나이가 들면서 뇌가 줄어드는 이유는 신경세포 수상돌기가 줄고 신경세포 간의 시냅스 연결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뇌가 위축된다고 모두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뇌가 위축돼도 어떤 사람은 기억력이 떨어지고 어떤 사람은 기억력이 안 떨어진다. 신경과 교수는 “기억력이 안 떨어지는 데, 교육 수준이 가장 큰 역할을 한다”며 “교육 수준이 높으면 뇌가 위축돼도 인지장애가 늦게 온다”고 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들을 대상으로 예측 연구를 했더니, 치매가 빨리 오는 그룹, 치매가 천천히 오는 그룹의 차이는 교육 수준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최종 학력뿐만 아니라, 평소 책을 읽고, 대화를 많이 나누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사람,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인지 습관을 가진 사람이 치매가 늦게 왔다. 뇌를 많이 써서 새로운 신경세포 연결이 일어나고, 뇌 신경세포가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뇌 노화 막기 위해선 뇌 자극을
뇌 노화 예방법은 읽고, 쓰고, 말하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평생 인지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뇌를 자극하는 일이다. 집에서 가까운 평생학습관 등에 가서 역사, 문학, 미술, 무용 같은 수업을 들으면 좋다. 수업을 듣기 여의치 않다면 평소 글씨를 읽고 쓰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정지향 교수는 ‘신문 일기’를 추천한다.
일반적인 일기는 별 도움이 안 된다. 평소 생활이 비슷해 내용이 비슷할 수밖에 없기 때문. 교수는 “기사 한 꼭지를 정해 3번 정독을 한 다음에 방금 읽었던 것을 기억한 다음 육하원칙에 따라 다시 써보면 좋다”며 “기억이 안 난다면 비워두고 다시 기사를 읽은 다음에 쓰면 된다”고 했다. 이런 신문일기를 주 3회 이상하면 인지 자극에 큰 도움이 된다.
운동도 뇌 노화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일주일에 150분을 해야 한다. 설렁설렁 걷는 것 가지고는 운동이 안되고 등에 땀이 날 정도로 빠른 걷기 등의 유산소 운동이 효과가 있다. 근육 운동도 병행을 해야 하는데, 500cc 물 두병을 들고 팔을 위로 들어 굽혔다 폈다하는 운동, 의자 붙잡고 절반만 앉았다 일어나기 등이 있다. 노인이 되면 밸런스 운동도 잊지 않아야 한다. 벽을 붙잡고 눈 감고 걷기 등을 추천한다.
뇌 노화를 막는 영양소 섭취를
5대 영양소를 갖춘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뇌 건강의 기본이다. 최근 루테인, 제아잔틴, 베타 크립토잔틴 같은 카르티노이드 계열의 항산화 영양소가 뇌 노화로 인한 치매를 예방한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국립노화연구소가 국가건강코호트에 등록된 7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결과다. 이들을 대상으로 항산화제의 혈중 농도를 십수 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루테인, 제아잔틴, 베타 크립토잔틴의 혈중 수치가 높을 수록 치매 발생 시기가 최대 10년 이상 늦어졌다.
항산화 영양소가 세포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산화스트레스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루테인과 제아잔틴은 케일, 시금치, 브로콜리, 완두콩 등과 같은 녹색 채소에서 많다. 베타-크립토잔틴은 오렌지, 파파야, 귤, 감 등과 같은 과일에 풍부하게 분포한다.
DHA, EPA 같은 오메가3지방산은 혈류 흐름을 좋게 해 뇌 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새로운 신경세포 성장을 지원 하고 염증 감소에 도움을 준다. 오메가3 지방산은 등푸른 생선, 견과류에 풍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