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1박2일 문갑도 백패킹 가려고 바리바리 싸가지고 터미널에 왔었지요. 그런데 대부분의 노선이 짙은 안개로 통제되어 출항하지 못했습니다. 105리터가 되는 배낭을 다시 걸머지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또 다시 힘이 빠졌습니다.
어제는 어제고.. 오늘은 비소식이 있어 조금 망설였지만.. 심기일전하여 먹거리를 대부분 생략하고 간결하게 장비중심으로 85리터 배낭으로 나왔습니다. 다행히 배가 뜨네요. 작년 4월 덕적도 비조봉 홀로 백패킹후 오랫만입니다.
요즘 푹빠진 인천 섬여행 생각에 마음이 즐거워졌습니다. 인천항을 떠나 묵직한 해누리호는 거침없이 바다를 가르고 나아갑니다. 우측은 영종도의 백운산.
소야도의 막끝을 가깝게 지나갑니다. 애즈산이 다음에 꼭 가야할 쵝오의 풍광을 자랑하는 비박지입니다.
해누리호는 인천항을 9시에 출발하여 2시간만에 문갑도에 도착했습니다.
이후 해누리호는 지도와 울도를 경유하여 백아도, 굴업도로 가게 됩니다.
덕적면 문갑도는 당근 초행입니다. 바람도 쉬어가는 사색의 섬 문갑도. 낭만적이고 시적인 글귀가 애즈산 마음에 쏙 드는데요. 방가방가. 기대가 큽니다.
선착장 앞의 문갑도 여행자센터..커피, 음료, 컵라면등을 판매합니다. 마을 부녀회장님이 운영하는데 뱃시간에 맞추어 하루에 2번 오픈을 합니다. 아주 친절하시네요.
문갑도 해누리길 안내도를 스캔합니다. 오늘은 섬둘레를 안내도 처럼 한바퀴 휘돌고..내일은 깃대봉-왕재봉 산행을 해야죠. 시간은 널널합니다.
해누리길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어루재에서 바라 본 문갑도의 유일한 마을입니다.
첫탐방지 하루넘어 해변입니다. 인천섬에서 평이하게 볼 수 있는 그런 해변입니다. 생략해도 되겠습니다.
두번째 탐방지 진뿌리. 일명 긴뿌리라 합니다. 길죽하게 나왔다해서 그렇게 불리웁니다. 문갑도 4대 낚시터의 하나로 우럭, 광어, 놀래미, 장어가 많이 잡힌다하여 낚시꾼들이 많이 찾는다 하네요.
진뿌리에서 바라 본 안개가 가득한 신비의 섬 선갑도입니다.
문갑도 해누리길은 수풀과 잡초가 우거진 곳이 많고, 곳곳에 갈림길이 있어서 다소 어렵습니다.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알바하기 십상입니다.
세번째 탐방지 당공바위 해변가에 왔습니다.
당공바위입니다. 바위가 공갈빵처럼 생겼고, 큰 구멍이 뚫어져 있네요.
공갈바위가 있는 해변입니다. 이곳도 갯바위 낚시터로 좋을 듯 싶네요. 멀리 선갑도.
당너머 데크전망대입니다. 덕적군도의 선갑도, 지도, 울도, 백아도, 굴업도 등 인천섬을 가장 가깝게 조망할수 있으며..좌측으로 태안, 서산, 당진까지 보인다하는데 오늘은 안개로 꽝입니다.
당너머 데크 전망대에서 바라 본 해안선.
이곳에서 해누리길 2구간이 시작되는데 가장 길고 어려운 구간이었습니다, 게다가 무거운 배낭에 업다운으로 체력 소모가 많았습니다. 2구간은 강력히 비추합니다. 여기서 곧 바로 깃대봉으로 오를 것을 추천합니다.
네번째 탐방지 사자바위와 벌집바위입니다.
벌집바위.
사자바위. 애즈산 눈에는 상어같이 보이는데요.
사자바위 해변에 거칠게 파도가 칩니다. 만약에 이후 낚시하는 분들은 파도 조심..
티끌같은 작은배가 보이시나요. 멀리 좌우측으로 백아도와 굴업도가 가물가물..
해누리길 2구간은 이런 곳이 많았습니다. 거미줄과 한판승부는 물론 가시에 걸려 옷 뜯김도 여러번 있었습니다. 7부바지 이하 입고 왔다가는 절단납니다.
그래도 주요지점에는 현위치를 알려주는 안내판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바위가 넓게 펼쳐져 있고 겹겹히 모여 쌓여 있다고 하는 누적바위입니다. 북한산 원효봉과 거의 판박이로 비슷하네요. 누적바위 넘어 깃대봉이 있습니다.
해누리길 2구간 가는 길에 만나는 연못골. 전설속 8선녀들이 하늘에서 내려와서 목욕하며 놀았다는데..주변을 아무리 살펴봐도 아닌 것 같습니다.
다섯번째 탐방지 진모래 해변입니다. 간조가 되면 찰지고 단단한 모래로 형성된 넓고 긴 모래사장입니다. 굴업도 조망과 저녁노을을 즐길수 있을 것 같습니다. 멀리 굴업도가 아주 작게 보입니다.
아주 조용한 해변입니다. 하지만 마을과 선착장에서 이동거리가 멀어서 아쉽습니다.
오대산의 진고개가 아닙니다. 진모래 해변을 넘어가는 깔딱고개로 힘들고 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무거운 배낭에 힘겨워서 애즈산도 자존심 잠깐 버리고 한번 꺽고 올라왔습니다.
이곳 진고개에서 왕재봉과 깃대봉을 거쳐 선착장이나 마을로 갈 수가 있습니다. 내일 애즈산의 산행길이 되겠네요. 오늘 애즈산을 온종일 힘들게 하였던 도이터 85리터 배낭..
드디어 오늘의 박지. 한월리 해수욕장에 왔습니다.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기나긴 백사장이 아주 좋은데요. 별이 다섯개!
땀에 쩔은 옷과 수건을 빨아 말리고, 박지에 텐트를 세팅하였습니다. 애즈산이 아무도 없는 한월리 해수욕장을 혼자 독점하였네요.
마음이 평온한 풍광입니다. 해안가의 갈매기들과 애즈산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비조봉이 보고 싶은데 바다 건너 덕적도는 구름이 가득합니다.
전날 꾸린 배낭이 워낙 무거워 쭈꾸미, 쇠불고기, 부대찌게를 생략했는데..막상 와서 초라한 밥상을 보니 한숨이 나오고 후회가 됩니다. 점심으로 김밥에 빵을 먹었지만 우선 저녁전에 컵라면에 소주 한잔합니다.
이후 맨발로 해안가 산책을 하고 미역국밥에 소주 1병을 깔끔하게 비웠습니다.
이후 별빛 하나 볼수 없는 칠흑같은 어둠이 찾아왔습니다. 멀리 불빛은 덕적도의 진리마을로 보입니다.
파도소리는 자장가처럼 들렸으나 밤새 한숨도 못잤습니다. 애즈산 본인의 뜻과는 전혀 무관하게 모기회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살아생전 이렇게 모기에게 온몸이 뜯긴적은 없었습니다. 아침에 확인해 보니 텐트안에 모기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어서 깜놀랐습니다.
시즌이 여름이라 모기약이나 살충제를 가지고 왔어야 하는데..배낭 부피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덕분에 단단히 수업료 지불했습죠. 나중에 집에 와서 보니 모기의 융단폭격을 집중적으로 받은 팔다리는 성한데가 없네요. 2차세계대전때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문갑도 모기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온몸이 가렵고 근질근질..그래도 아침은 먹어야지요. 어젯밤에 시달린 모기 생각에 분노게이지가 갑자기 급상승했습니다. 미역국밥과 남은 반찬에 소주 한병 또 깠습니다.
각설하고..지금은 오전 6시 날씨가 흐려 아침 일출은 조금 아쉬었습니다. 그러나 오후 들면서 맑아지겠는데요.
그래도 무료로 야영도 하고..음료수대와 화장실도 있어서 맘에 들었습니다. 덕적도가 훤히 보이는 해변가에서 나홀로 잘 쉬고? 갑니다. 박지도 흔적없이 깨끗하게 정리정돈하고..감사..
2일차 트레킹입니다. 할미염 뿌리에 왔습니다.
할미염 뿌리에서 바라 본 풍광..멀리 오전 안개가 가득한 소야도와 우측 할미염.
할미염과 우측의 사자바위...
그리고.. 어제 애즈산이 1박했던 잊지 못할 모기회식의 한월리 해수욕장.
이곳은 마을 앞 문갑해수욕장입니다. 멀리 좌측으로 배가 드나드는 문갑도 선착장이 보입니다.
어제 술이 부족하여 소주 한병을 사러 온 문갑마을 광복호 민박집에 배낭을 맡기고, 깃대봉-왕재봉 산행을 시작합니다.
문갑풍월이라..마을과 바다가 보이는 포토죤이 되겠습니다.
깃대봉 오름길에 만나는 처녀바위. 섬에서 마땅히 나들이를 갈만한 곳이 없는 마을 처녀들이, 이곳으로 소풍을 와서 춤을 추고 놀았다는 안내판.
그리고 이와 함께 하루산 처녀바위 아래서 처녀가 살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아무튼 전설은 상당히 비현실적이고 황당합니다. 그러나 이곳 경치가 좋을 듯한데, 주변이 오전 안개로 오리무중입니다.
깃대봉으로 오르는 길은 낮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깊은 산중의 지리산 숲길처럼 한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쵝오봉 깃대봉(276m)입니다. 삼각봉이라 불리우기도 합니다. 삼국시대에 나당연합군이 문갑도 옆을 지나가기 위해 항로 표시를 문갑도 제일 높은 이곳에 세웠다하여 깃대봉으로 전해집니다. 지금은 깃대를 대신하여 태극기가 펄럭입니다.
깃대봉 정상의 데크입니다. 가끔 백패커들이 이곳에 텐트를 친다고 하는데..몇년전 산불이 나서 마을사람들이 개고생했답니다. 데크에는 빨간 소화기가 2개가 있고.. 어제 해누리길을 걷다보니 주요지점 곳곳에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자나깨나 산불조심!!입니다. 아무튼 날씨가 좋으면 이곳에서 선갑도, 백아도, 각흘도, 덕적도, 소야도, 이작도, 승봉도, 자월도 등등 유명섬들이 바다 위에 연꽃처럼 피어 있을텐데 정말 아쉽네요.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황해제일경이라 하는데..
흘기재 가는 길에는 등로에 거미줄이 가득하여 불편했습니다.
애즈산은 왔던 길을 버리고..흘기재를 지나 왕재봉으로 갑니다. 이곳에 오르면 정기가 서린다 하네요.
소야도에 왕재산이 있는데 이곳은 해발 240m의 문갑도 왕재봉입니다. 수목으로 인하여 조망권은 크게 확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왕재봉에서 바라본 애즈산이 1박했던 한월해수욕장이 아래에 내려다 보이네요.
날이 서서히 개면서 푸른바다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보이는 산은 깃대봉이 되겠습니다.
왕재봉에서 내려오면 어제 진모래 해변에서 힘겹게 올라왔던 진고개를 만납니다.
그리고 다시 한월리 해변으로 내려오게 되지요. 이후 문갑리 해변을 거쳐 마을로 다시 원점회귀하였습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선착장에 와서 주변을 산책을 합니다. 선착장입니다. 갈매기와 갈매기똥이 가득하네요..
구름이 가득한 덕적도와 소야도가 보였던 할미염 뿌리.
갯바위에서 멀리 보이는 선갑도.
하늘과 맞다은 끝없는 바다..이틀동안 문갑도에 많은 추억을 남겨 놓았습니다.
선착장 여행자 쉼터 카페에서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얼마남지 않는 뱃시간을 대기합니다. 이곳에 맘편히 퍼질러 있다가는 배 못탑니다. 왜냐구요? 배 들어오는게 안 보입니다.
오전 11시 문갑도에 탐방객들을 내려주고 종점 굴업도를 갔던 해누리호 배가, 오후1시25분 기관 소음을 내며 선착장으로 다시 들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문갑도를 떠나는 사람들..
문갑도가 점차 멀어져 갑니다. 어젯 밤에 한숨도 잠을 이루지 못했고..오늘 적지않은 오전 산행에도 컨디션은 가뿐합니다. 날씨 좋은 가을에 초벙개 당일산행(2시간)으로 반드시 다시 와야겠습니다. 아쉽게도 안개로 오늘 깃대봉의 쵝오뷰 '황해제일경'을 못봤거든요. 첫날 해누리길 트레킹 9km 3.5시간, 둘쨋날 산행 8km 2.5시간.
첫댓글 모기 때문에 수면 부족인데도 깃대봉 정상에 다녀오시고. 체력이 짱 입니다~ㅎ
섬산을 다니다 보면 탁뜨인 시야와 바람이 좋은것 같아요..
문갑도 잘 보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섬사랑 열정 대단하심니다
이러다가 산꾼이 섬사람 되는것 아녀요
더운날씨에 수고하셨습니다 ᆢ
애즈산님 덕분에 문갑도 수업 잘 받앗습니다
다음 섬이 기대 됩니다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