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메라 섬(La Gomera)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 위치한 섬.
라고메라는 스페인 카나리아자치지역 산타크루스데테네리페주에 속한 자치단체이다. 아프리카대륙 북서쪽 대서양에 위치한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諸島)에 속한 화산섬이다. 카나리아제도의 8개 주요 섬 중 세 번째로 작은 섬이다. 카나리아 지역의 수도는 산세바스티안데라고메라이다.
라고메라섬은 화산섬으로 지름이 약 22km인 원형을 이룬다. 서쪽 해안은 험준하고, 내부는 산이 많고 경사가 가파르다. 섬의 가장 높은 봉우리는 가라호나이산으로 해발 고도가 1,487m이다. 협곡의 높은 경사지는 열대우림으로 덮여 있으며, 연간 최대 1,270mm의 강수량을 보인다.
숲이 우거진 섬의 상부는 연중 내내 구름과 안개에 싸여 있고, 다양한 초목이 우거져 있다. 198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가라호나이 국립공원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 다양한 수준의 난이도가 있는 등산로가 조성되어 있다. 가라호나이 중앙산맥은 기온이 차가우면서 밀도가 높은 정글 기후를 보인다. 이는 해수면 부근의 따뜻하고 햇볕이 잘 드는 절벽과 대비된다. 평균 기온이 겨울에는 22˚C, 여름에는 27˚C로 쾌적한 기후를 갖고 있어 특히 북유럽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라고메라가 속해 있는 카나리아제도는 아프리카 서북단 모로코에서 서쪽으로 100km 떨어진 대서양에 위치한 스페인의 최남단 영토이다. 면적은 7,493km2로 스페인 전 국토의 1.88%를 차지하고 있다. 산타크루스데테네리페주와 라스팔마스주로 구성돼 있다. 화산섬으로 산이 많으나 토양이 비옥해 곡물과 채소, 사탕수수 등이 잘 자라고, 포도와 바나나, 오렌지 등 과일이 풍부하다.
카나리아제도는 1341년 포르투갈이 차지했다가 1496년 이래 스페인령이 됐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역이며, 각국의 어업기지가 있다. 역사적으로 카나리아제도는 아프리카와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유럽 등 4개 대륙을 잇는 가교로 여겨져 왔다. 고대에는 이 섬들을 '행운의 섬'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탈리아의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1492년 세 척의 배로 대서양을 건너기 전 식량과 식수를 공급받기 위해 라고메라를 마지막 기항지로 삼았다. 이때 라고메라의 백작이자 젊은 에르난 페라자의 미망인인 베아트리스 데 보바디야이오소리노가 콜럼버스 함대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녀는 콜럼버스가 출항할 때 사탕수수 조각을 주었는데 이것이 신대륙에 사탕수수가 전파되는 계기가 됐다. 콜럼버스는 이후 항해에서 두 차례 더 라고메라를 방문했다. 그가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진 산 세바스티안의 집이 유명한 관광명소가 됐다.
관광산업과 농업이 경제의 주축을 이룬다. 라고메라의 관광산업은 도시경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많은 주민이 직 · 간접적으로 관광에 종사하고 있다. 관광객 숙소용으로 호텔과 아파트 단지가 새로 건설됐다.
이 지역에서 독특한 와인이 생산된다. 이곳에서 생산된 치즈와 구운 돼지고기, 염소고기 등을 타파 스낵과 곁들여 마신다. 치즈를 바른 알모그로테와 야자수에서 추출한 시럽인 미엘드팔마와 고피오 밀가루로 만든 죽 에스칼돈 등이 지역 특산요리이다.
라고메라 주민들은 3km 떨어진 곳에서도 들을 수 있는 '실보 고메로'라는 고유의 휘파람으로 깊은 협곡을 가로질러 의사를 소통하는 고대의 통신수단을 갖고 있다. 이 섬 고유의 휘파람 언어는 로마시대부터 그 존재의 기록이 남아 있으며, 16세기에 스페인 정착민들에게 전파돼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지방정부는 이 통신수단을 유지하기 위해 모든 어린이에게 학교에서 이를 배우도록 하고 있다.
라고메라섬이 위치한 카나리아제도에는 모두 8개의 공항이 있고, 라스팔마스항(港)과 산타크루스데테네리페항, 로스크리스티아노스항 등 큰 항구가 있다. 섬들을 연결하는 대형 페리는 물론 대부분의 섬을 연결하는 고속페리도 있다. 둘 다 많은 여객과 차량을 포함한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가장 큰 공항은 그란카나리아 공항이다. 테네리페에는 테네리페 북공항과 테네리페 남공항 등 두 개의 공항이 있다. 2007년에 테네리페 트램이 개통돼 카나리아제도에서 유일하게 산타크루스데테네리페와 산 크리스토발데라라구나 구간을 운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