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호소] 댕기머리 샴푸를 만드는 두리화장품에 묻습니다. 범죄로 자리를 비운 상사의 일까지 대신한 직원들은 왜 해고되어야 했습니까?
여러분,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샴푸를 만드는 회사에서 직원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한 번만 읽어주십시오.
저는 댕기머리 샴푸로 알려진 두리화장품에서 근무했던 디자이너입니다. 오늘 이 글을 쓰기까지 수없이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침묵하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회사에 바친 시간과 노력, 무너진 경력, 그리고 제가 겪었다고 생각하는 부당한 처우를 세상에 알리고 싶습니다. 제가 근무하던 팀의 상급자는 보이스피싱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해당 상급자는 보이스피싱 관련 범죄사실에 대해 유죄를 인정받았고, 약 한 달간 사회봉사를 이행했습니다. 그가 자리를 비운 동안에도 회사의 업무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누군가는 그 사람이 맡았던 일을 해야 했습니다. 남아 있는 직원들이 그 업무를 나누어 맡았고, 저 역시 제 업무에 더해 상급자의 업무까지 감당했습니다. 이미 제게 주어진 업무량도 상당했습니다. 그럼에도 회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야근하고 주말에도 일했습니다. 출시 일정이 늦어지지 않도록, 브랜드의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도록, 제가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려고 했습니다. 누군가의 잘못으로 발생한 업무 공백을 왜 남아 있는 2명의 직원이, 이전 6명의 직원이 처리했던 일들을 감당해야 하는지 그래도 참았습니다. 회사가 어려울 때 직원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상급자가 복귀한 뒤, 제가 마주한 것은 감사가 아니라 퇴사 압박과 징계였습니다.
저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부당한 평가를 받았다고 느꼈습니다.
이미 승인받아 진행하던 디자인에 대해 상의없이 트렌드하지도 않은 비검증된 스타일로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꾸라는 내용에 업무상 의견을 제시하면 상사의 지시를 거부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여러 부서의 업무를 동시에 처리하면서 우선순위에 따라 작업하면 업무를 지연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어느 쪽을 선택해도 잘못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회사의 제품을 제대로 만들고 싶었을 뿐입니다. 디자인을 망치려 한 적도, 고의로 업무를 거부한 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회사는 제가 해온 업무를 문제 삼기 시작했습니다.
2026년 3월 3일 폐쇄된 곳에서 보이스피싱을 하고 돌아온 상사는 이직하라고 압박을 하였고, 3월 26일에도 권고사직 제안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불과 며칠 뒤인 3월 31일 인사위원회 출석을 통보받았습니다. 저는 결국 해고되었고, 현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구제절차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변호사를 선임해 해고가 정당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물론 회사에도 법률적 방어권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묻고 싶습니다.
범죄로 자리를 비운 상급자의 업무 공백을 성실하게 메운 직원들에게, 회사는 어떤 책임을 다했습니까? 그 직원들이 문제를 제기했을 때 회사는 그 목소리를 공정하게 들었습니까? 상급자의 보고와 평가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했는지 충분히 확인했습니까? 정말 해고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까? 저는 범죄 전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누구든 평생 직업을 가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과거의 잘못과 별개로, 복귀한 상급자가 부하직원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회사가 그 과정에서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는 반드시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약 9개월 동안 일했습니다.
하지만 그 9개월은 단순한 숫자가 아닙니다. 밤늦게까지 붙잡고 있던 디자인 파일, 주말에도 끝내야 했던 작업, 회사의 제품을 더 좋게 만들고 싶었던 노력과 책임감이 담긴 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 이력서에는 1년을 채우지 못한 최근 경력 하나가 잇습니다.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과정에서도 짧은 근속기간을 매 순간 설명해야 하며 해당 이유를 거론하며 서류에서 계속 탈락되고 있습니다.
회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던 시간이 오히려 제 경력에 부담이 되었다는 현실이 너무나 고통스럽습니다. 회사는 직원을 해고할 수 있을지 몰라도, 그 직원이 잃어버린 시간과 기회까지 쉽게 되돌려줄 수는 없습니다.
이제 소비자 여러분께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할 때 무엇을 보고 선택해야 할까요? 광고가 아름다우면 충분합니까? 브랜드가 유명하면 충분합니까?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의 노동과 존엄은 중요하지 않은 것입니까? 저는 기업의 진정한 품격이 광고 문구가 아니라 직원을 대하는 태도에서 드러난다고 믿습니다.
두리화장품과 댕기머리 샴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자발적인 불매를 호소합니다.
회사가 이번 사건의 경위를 투명하게 설명하고, 해고의 정당성에 대한 공정한 판단이 이루어질 때까지, 소비자 여러분께서 구매를 다시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두리화장품에 요구합니다. 직원들이 제기한 문제를 공정하게 조사해 주십시오. 업무상 갈등과 징계의 경위를 투명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잘못된 조치가 있었다면 책임을 인정하고 바로잡아 주십시오. 그리고 직원들이 부당한 처우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십시오.
저는 특별한 대우를 원한 적이 없습니다. 그저 제가 일한 만큼 정당하게 평가받고 싶었습니다. 성실하게 일한 사람이 억울하게 직장을 잃지 않는 세상에서 살고 싶었습니다. 여러분, 부디 이 이야기를 한 직원의 개인적인 불만으로만 보지 말아 주십시오. 오늘은 저의 일이지만, 내일은 여러분의 가족이나 친구, 동료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직원을 존중하지 않는 기업이 소비자의 신뢰를 당연하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저는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정당한 판단을 받겠습니다. 그리고 소비자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댕기머리 샴푸를 구매하기 전에, 이 회사에서 일했던 한 직원의 이야기를 기억해 주십시오. 노동자의 존엄을 지키는 소비, 기업의 책임을 묻는 자발적인 불매에 함께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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