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한국가요(韓國歌謠)<13>
작곡가 나화랑 / 가수 손인호 / 가수 유춘산 / 부산정거장(일제시대)
10. 봄날은 간다(1954/ 박시춘 작곡/ 백설희 노래) 2001년 영화화
<1절>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2절>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 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이 노래는 한국전쟁 직후의 정신적인 피폐를 위로하는 짙은 서정성으로 일찍이 대중의 큰 호응을 받았고, 2004년 계간 ‘시인세계’에서는 현역 시인 100명이 좋아하는 대중가요 노랫말로 ‘봄날은 간다’를 1위로 선정하였다고 한다.
11. 이별의 부산정거장(1954/박시춘 작곡/남인수 노래)
<1절> 보슬비가 소리도 없이 이별 슬픈 부산정거장 잘 가세요 잘 있어요 눈물의 기적이 운다
한 많은 피난살이 설움도 많아 그래도 잊지 못할 판잣집이여
경상도 사투리의 아가씨가 슬피 우네 이별의 부산정거장
<2절> 서울 가는 십이 열차에 기대앉은 젊은 나그네 시름없이 내다보는 창밖에 등불이 존다
쓰라린 피난살이 지나고 보니 그래도 끊지 못할 순정 때문에
기적도 목이 메여 소리 높이 우는구나 이별의 부산정거장
한국전쟁이 끝난 후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부산정거장에서 이별하는 피난민들의 애환을 담은 대한민국의 트로트 곡으로 전쟁 직후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곡이다. 가사 내용은 낯선 부산 땅에서 피난살이를 마치고 피난지에서의 추억을 간직한 채 고향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부산을 떠나면서 부산정거장, 즉 부산역에서 이별을 맞는 순간을 애절하게 묘사한 것이다.
12. 울어라 기타 줄아(1954/ 이재호 작곡/ 손인호 노래)
<1절> 낯 설은 타향 땅에 그날 밤 그 처녀가 웬일인지 나를 나를 못 잊게 하네
기타줄에 실은 사랑 뜨내기 사랑 울어라 추억에 나의 기타여
<2절> 밤마다 꿈길마다 그림자 애처러이 떠오르네 아롱 아롱 그 모습 그리워
기타줄에 실은 신세 유랑 몇 천리 울면서 퉁기는 나의 기타여
타향살이의 서글픔을 그려낸 가요로, 기타(Guitar) 독주곡으로 너무나 유명하던 곡이다.
13. 향기품은 군사우편(1954/ 나화랑 작곡/ 유춘산 노래)
<1절> 행주치마 씻은 손에 받은 님 소식은 전선에 향기품은 그대의 향기품은
군사우편 적혀있는 전선 편지를 전해주는 배달부가 싸리문도 못가서 복받치는 기쁨에 나는 울었소
<2절> 돌아가는 방앗간에 받은 님 소식은 총성의 향기 품고 그대의 향기 품어
군사우편 적혀있는 전선 편지엔 옛 추억도 돌아왔소 얼룩진 한자 두자 방앗간의 수레도 같이 울었소
한국전쟁 직후 발표된 이 곡은 전쟁이 끝난 후라 그런지 가사의 내용부터 매우 경쾌하고 흥겨운 느낌이다.
우리 마을 송영감님네에 축음기가 있었는데 태엽을 감고 SP판(도너츠판)을 올려놓으면 이 노래가 간드러지게 나왔던 기억이 새롭다. 어린 시절 열심히 따라 부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