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꽃과 매화는 없어어도 연꽃 목련 모란꽃은 터질듯이 탐스러웠네...

[김민수]

2003.6.14 음력 5월 보름, 밤야경이 찬란한 부산광안대교가
한 눈에 보이는 민락동에서 십오야 밝은 달의 축복을 받으며
비록 몸은 중고이나 마음만은 강냉이떡 먹던 그 시절로 돌아가서
이해타산과 흑심이 없는 그야말로 고무줄하고 공치기하는 동심으로 돌아가
신바람 나고 살맛나는 흥과 멋과 맛이 어우러진 즐거운 모임을 가졌습니다.

정이 그리워서, 친구가 보고파서 사적인 일들을 뒤로 미룬 채
돈도 나오지 않는 순간의 만남을 위해 기쁨과 정성과 감사함으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한 순간에 한 자리에서 그리운 얼굴들을
볼 수 있었으니 시간과 경제적으로 크나큰 이익이 있는 모임이었습니다.

하느리 김용환, 서동네 윤문유,웃우무깨 김기철, 알우무깨 고영희
양길선 오윤숙, 중깨 양안교 양천,돈올래 우경화 강세붕 윤래성,
이물 윤미자 윤용국, 비양동 강문석, 뒷바당 임순옥 김민수,
이렇게 총 16명이 잘난이 못난이가 없는 대동세계를 만들었습니다.

그날 나는 아침 일찍 일어나 고운 님들을 지성으로 만나기 위해
목욕을 하고 옥산이가 코디 해준 양복에다 장미꽃이 보내준 넥타이를 해서
우리 옥산이가 마련해 준 개불 상자를 들고선 털래털래 고운 님들을
볼 마음에 지루함도 없이 부산에 도착하여 꽃집에 들려 연꽃에게 줄
장미 열여섯 송이에다 갖가지 들꽃을 곁들여 꽃다발을 하나 마련했지요.
왜 장미가 열여섯 송이냐 하면 이팔청춘처럼 언제나 싱싱하고 탄력있는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기원하는 나의 속뜻이라네.

처음 집결처인 분위기 있는 횟집에서 음식을 먹는 가운데 차츰 강냉이떡
하나에 감지덕지했던 아동들의 정신 연령대로 낮아져서 가족들 앞에서는
연출할 수없는 이야기와 행동을 정제없이 표출하는 그야말로 그런
철부지들이 없었습니다.

몸매가 물찬 제비처럼 쫙 빠진 윤문유,
임산부같았던 배가 없어져버려 보기가 좋았고 아주머님이 가벼워서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그의 노력에 박수를 보낼 수 있었고

열정과 신념으로 살아가는 마음이 아름다운 우경화,
바람머리 비슷한 헤어스타일에 정장을 입고 나타나니 꽃가라 국제시장
패션보다 훨신 좋았고 비단 위에 꽃으로 장식한 것 같아
마치 탈렌트 유동근 각시 전인화가 온 줄 알았습니다.

문유와 경화 벗은 우리 모임에 언뜻 보기에는 평범한 것 같지만
모임이 좋은 쪽으로 발전하도록 무진장 애쓰는 산소같은 역할을
하면서도 공을 전혀 내세우지 않는 성품과 덕성은 감탄 그차체입니다.

창원의 스타, 그는 여느 때보다 말을 많이 했고 주님도 많이 사랑했습니다.
공부는 우등생이요 연애는 범벅인 줄로만 알았는데 꽃만 피우지 못했을 뿐
표현 하지못한 씨앗만 안고 냉가슴만 앓았었다는 청춘고백을 했습니다.
상대가 누구냐고요?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 쯤은 탐낼만한 미모와 성품을 겸비한 꽃님인데
나는 그를 목련꽃이라 부르지요.
더 이상 알려고 하지 말게 갈등이 생기니까.
표현되지 못한 사랑도 아름답다는 것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마산의 칠서암 강동자, 세상을 초월 한듯 진한 농담과 웃음을 머금은
그의 표정속엔 혹시나 남쪽의 꽃소식이 있나 싶었는데 역시나 하는
깊은 숨소리가 들리는 듯 했으며.

바다의 사나이 윤용국, 아주머니에게 싸비스를 잘해주기 위해
몸을 만들고자 지리산 등반을 17시간이나 했다가 다리가 아파
걷지 못해연 구급차로 실려 왔다는 소리를 듣고 아내 향한 마음 때문에
큰 일 날뻔 했구나 하는 대목에선 가슴이 철렁 내려않더이다.

우리의 회장님 양천, 예쁜 총무 고영희.
옛말에 상벌권의 없는 조직의 책임자는 되지 말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싫은 일 궂은 일 군말없이 해내며 모임을 잘 이끌어가는
두 님의 노고에 감사하고 집으로 치면 그들은 이 모임의 기둥격입니다.

3시간이 넘는 저녁 만찬을 뒤로하고 노래방으로 직행하여 그 곳에서
마시고 노래부르고 박수치고 춤추고 부둥켜안고 웃음밸탁하며
노래방 기계 시간을 몇차례 연장하면서까지 지칠 줄 모르는
광란의 4시간을 보냈습니다
그야말로 우리의 벗들만이 연출해낼 수 있는 무질서한 듯 하면서도
질서가 있는 조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모든 인간사에는 고비가 있고 바라는대로 아니되는 경우가 있듯이
늠름한 사자 한마리가 포효하니 꽃미남 꽃미녀들이 잠시 숨죽이기도 했지만
건강한 황소는 쇠파리가 몸에 앉아도 거기에 개의치않고 꼬리 한두 번
휘두르고는 제 갈 길을 가는 의연한 기세를 아는 우리들임으로
거기애 집착하거나 구애받을 인사들이 아니지요.

이 모임의 건강과 화목의 바로미터인 꽃미녀들이 아쉬워하고
못내 못내 헤어지기가 싫으면서도 인연이 다해 현실의 길을 따라 가버린 후,
꽃미남들만 숙소로 돌아와 일부는 행복회담(?) 을 하였고
일부는 행복회담이 열릴 것 같은 조짐이 있어 옆 길을 걸었습니다.
회자정리라,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자연스런 이치이나 그 놈이 정 때문에
헤어지기가 몹시 싫엇습니다.
참석하지 않은 몇몇 벗을 보지 못하여 안타깝기는 하였지만
인간사는 완벽할 수가 없는 터라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없었고
참석한 모두가 안색들이 좋아보여 기뻤습니다.
혹시나 했던 제주의 장미와 매화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연꽃,목련. 모란꽃이 싱싱하게 피어 기분이 좋았습니다.

우리 옥산이의 위세 때문에 반팽이가 되어버린 김민수,
그 먼 길 ,벗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무겁지도 멀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마음이 들떠 소풍가는 기분으로 가서 삶에 에너지를 만땅으로
채우고 온 보람찬 역사였습니다.

사랑하는 벗들이여!
기쁨은 두배로 슬픔은 반으로, 행복은 늘어나고 불행은 줄어드는
그러한 돈독한 우정으로 험한 세파 넘어보세나.
모두들 건강하고 행복하시게 [煐日]

[강순선]

에구야~~, 민수도 바로 솔피젠 허난 애 많이 썼쪄게~~~

[윤문유]

고생들 했네. 친구들! 또다른 친구들과의 약속때문에 아침5시반에 기상하여 도망치듯 나와버렸네 그러다 보니 인사도 못하고 나왔군. 이해하게나. 못다한 얘기들은 다음을 기약해야지. 우리카페 식구들이야 자주 보니까 상관없지만 다른 친구들이 아쉬워서 말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