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어릴 때 외가에서 성장을 했었다. 외할머니는 열성 감리교인 이셨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신앙과는 거리가 멀었고 술담배를 즐기신 것으로 기억된다. 할아버지가 젊을 때는 할머니에게 술주정을 많이 하셨나보다. 그런데 60이 지난후 부터는 전세가 역전돼 할아버지가 술에 취해 귀가를 하면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거칠게 몰아부치며 가슴에 맺혀있는 한을 토해 내셨다.
주변에서 나이드신 여성분들이 남편을 자식 나무라듯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어떻게 보면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내 아내도 처제들과 어울리고 오는 날은 은연중 자매들이 남편들에게 대하는 모습을 나에게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은연중 전염이 됐다는 의미이다. 오래전 유명 연예인이 졸혼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주변을 놀라게 한 적이 있었다.
젊을 때는 여성들이 남편위주의 가정을 꾸려나가다가 중년이 되면서 부터 서서히 남편의 존재에 대하여 간섭과 견제가 심해지면서 남편을 피곤하게 만드는 일들이 발생하게 된다. 그러면 남편들은 피곤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이혼을 하기도 뭣하다보니 서류는 정리하지 않은채 서로의 거주만 변경하는 졸혼이라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다윗이 자기의 가족에게 축복하러 돌아오매 사울의 딸 미갈이 나와서 다윗을 맞으며 이르되 이스라엘 왕이 오늘 어떻게 영화로우신지 방탕한 자가 염치 없이 자기의 몸을 드러내는 것처럼 오늘 그의 신복의 계집종의 눈앞에서 몸을 드러내셨도다 하니” (삼하 6:20, 개역개정)
다윗의 아내 미갈은 사울의 딸이다. 사울을 위해 공을 세운 다윗에게 자신의 딸을 결혼시켰다. 그들의 결혼은 평탄치 못했다. 그러나 미갈역시 다윗을 사랑했다고 기록한다. 그렇게 결혼한 미갈이 나이가 드니 남편이 우습게 생각이 됐든가보다. 기쁨의 표현을 하는 자신의 남편이 마치 어린아이 같다고 폄하를 하였다. 그녀가 작심을 한 발언이든 무심코 발언한 내용이든 미갈의 발언은 그의 인생을 불행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30년 이상을 함께 살다보면 훙허물이 없어지고 격도 없어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자신의 배우자를 우습게 여긴다면 그것은 마귀의 유혹이다. 가정의 행복은 부부가 모두 자신을 죽이고 예수로 사는 부활을 경험할 때 행복에 이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