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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처받은 영혼에게...이해영 교수 페이스북 글
세상 사람들은 눈 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서도 각색해서 봅니다. 벌어지는 일을 벌어지는 일대로 보는 사람은 드뭅니다. 그래서 트럼프가 뭘 했더니 트럼프가 윤석열을 구할 것이다와 같은 황당한 소리를 하게 되는 겁니다. 상처는 누가 주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자기가 만들어서 상처라고 생각하는 거죠. 우리들 마음은 철벽처럼 울타리가 둘러쳐져 있어서 상처를 받을 수도 없습니다. 이걸 좀 신랄하게 말하면 인간들은 원맨쑈를 하면서 살고 있는 겁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이들도 소수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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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처받은 영혼에게>
“30~40여년전에는 그저 같은 운동권 내의 노선 차이로만 생각했었지요. 그러나 이념적으로 전혀 다른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뒤늦게 듭니다. 구호로는 사회주의를 거론했어도 그들의 진정한 정치이념은 그저 민족주의였지요. 민족주의를 토대로 해서 어쩌면 '친북주의' 자체가 이념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싸고 예상치 못한 한국 지식인 사회 내의 커다란 시각 차이 소식을 접하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자주 거론되는 이 모 교수는, 한때 페친이었는데 이상한 소리를 자주 해서 페절한 사이입니다만, 그의 논리는, 일관되게 '친북주의'를 편드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북한군 파병설이 소설이라는 설득력없는 주장, sns가 발달한 요즘 세상에서 왜 이런 편협한 주장을 고집스럽게 계속 하고 있는 걸까요? 특정한 정치적 편향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면 이런 비상식적 고집을 부릴 이유가 없을 겁니다. 북한의 김정은이 자국의 군복입은 인민들을 남의 나라 전쟁에 팔아넘기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심리, 그거 아닌가요? ”
저와는 동년배이지 싶습니다. 하지만 그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을 즈음 저는 독일에 유학중이었으니 한참이 지난 뒤 후일담으로나 알게되었을 뿐입니다. 이 사람과는 일면식이 없습니다. 이름도 잘 몰랐습니다. 그러니 십중팔구 저를 가리켜 이런 글을 쓴 것이 많이 의아하기도 하지요.
<사노맹> 사건때 중앙위원이라는 직함을 가지고 오랜 고초를 겪었던 사람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노맹의 대북 노선이 무언지 저도 귓등으로는 알고 있습니다.
저는 20대때부터 정치사상을 전공해 근 40년이 넘게 지금도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는 사람입니다. 해서 심리학자는 아니지만 사상의 행로에 대해서는 특히 어떤 인간의 그것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짚기도 합니다. 제가 알기에 인간의 사상은 결코 360도 회전목마같은 것이 아닙니다. 필시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 따라 정향성을 갖기 마련입니다. 그 정향성 혹은 방향이 다소 넓기도 하고 좁기도 하겠지요. 청년기에 그것은 대개 매우 좁거나 날이 서있습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한 때 부러질 지언정 굽히지 않는다는 신념등이 훨씬 유연해지기도 하겠습니다.
아마 이사람이 말하는 “자주 언급되는 이모교수”가 저가 맞다는 가정하에 이 사람의 그 사상의 경로나 행로에 대해 말하기 위해 저 글을 따왔습니다. 물론 요즘같은 세상에 왜 실명을 밝히지 않고 그늘에 서서 익명의 비난을 하는 지 좀 실망스럽기는 합니다. 40여년 학문을 한 저같은 사람이 어쩌다 이사람과 “이상한 소리를 자주해서 폐절한 사이”가 되었는 지 창졸간에 황망함이란…
이 사람은 저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었던 거 같습니다. ”민족주의를 토대로 해서 어쩌면 ’친북주의‘ 자체가 이념이 되어 버린“ 것이라고 말이죠. 여기에 근거가 아마 ”북한군 파병설이 소설이라는 설득력없는 주장, sns가 발달한 요즘 세상에서 왜 이런 편협한 주장을 고집스럽게 계속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겠지요. 그래서 이 사노맹 중앙위원 출신의 이 사람은 결국 ’친북주의‘라는 낙인을 저에게 선사하고 싶은 것이 아닌 가 싶습니다. 김정은이 자기 인민을 팔아 넘기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심리‘라고 심리해부까지 하신 듯 싶습니다. 제가 이런 글을 굳이 올리자고 마음 먹은 이유는 바로 이 대목때문이기도 합니다.
저와는 비교가 안되게 힘든 시절을 보내 영어의 몸이 되기도 했던 이 분의 이 얘기를 듣고 참 상처가 치유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자신이 익숙한 ”상식과 논리“와 다르면 누구든 거부하고 주저하기 마련입니다. 인간이기 때문에 다 그렇지요. 하지만 이 분은 안타깝게도 이를 ’친북주의‘라는 ’이념‘에 연결합니다. 왜 그럴까요? 자신의 ’한 때‘ 친북때문일까요? 아마 그렇진 않겠지요. 그렇다면 ”상식과 논리“가 다르면 논쟁하고 토론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동의가 안되면 안되는 것이지요. 이제 저도 이 나이에 그 정도 지혜는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이를 자신의 생활세계 어딘가에서 생성되었을 지 모를 그런 ’친북‘이라는 이념과 저를 연결합니다.
간단합니다. 참과 거짓, 맞음과 틀림을 ’친북‘여부라는 잣대와 기준을 들이대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이는 다분히 정신병리학적입니다. 더군다나 서로 통성명도 한 적이 없는 그저 어떤 페친 - 저는 페친인지 이 사람의 말을 듣고 알게 됩니다 - 일인의 생각이 자신과 ’다르‘다고 ’친북’이 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러면 이제 이 사람이 말하는 그 친북의 근거로 대는 북한군 파병설에 대해 말해 보지요. 이미 저는 이와 관련 아주 긴 글과 중간 정도 긴 글과 짧은 글을 여러 번 쓴 적이 있습니다. 이자리에서 이를 다 인용하는 것은 부질없을 것입니다. 먼저 아래 글을 보시지요.
“… [우크라이나의 ] 그런 오합지졸들은 총폭탄정신과 자폭정신으로 무장하고, 변화무쌍한 전술을 사용하는 조선인민지원군이 전투를 개시했다는 소문만 들어도, 무서워 벌벌 떨다가 총을 내던지고 우르르 야반도주하거나 구차한 목숨을 건져보려고 두 손을 하늘 높이 쳐들고 투항할 것이다.
2024년 11월 9일 ‘로이터즈통신’ 보도에 의하면,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 올렉싼드르 씨르스끼(Olexandr S. Syrskyi)는 조선인민지원군이 전투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고를 최근에 여러 차례 받았는데, 그 정보를 미제국 유럽사령관 겸 나토군 총사령관 크리스토퍼 카볼리(Christopher G. Cavoli)에게 전했다고 한다. 이런 정황을 보면, 조선인민지원군은 아직 전투를 시작하지 않은 것이다. 조선인민지원군이 아직 전투를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지레 겁을 먹은 우크라이나군은 조선인민지원군 속에서 사상자가 나왔다느니 탈영병과 포로가 생겼다느니 하는 허무맹랑한 헛소문을 퍼뜨리며 소동을 피웠다.
머지않아 김정은 총비서가 공격명령을 내리면, 조선인민지원군은 “백두산 번개처럼 돌격해 적의 심장부에 멸적의 비수를 꽂을 것”이며, 오합지졸 우크라이나군은 조선인민지원군의 신출귀몰 야간전으로 궤멸될 것이다. 꾸르스크의 밤이 다가온다.”
이 글은 아실만한 H모씨의 <꾸르스크의 밤이 다가온다>라는 작년 11월의 글입니다. 이분은 역시 누구나 아실만 하지만 북의 입장을 확실히 지지하고 계십니다. 어떤 가요? 전 중앙위원이 말하고 싶은 ‘친북주의자‘의 입장이 말이죠. 저는 H모씨의 생각과 논리가 완전 넌센스라고 봅니다. 저의 생각과 많이 일치하는 지요?
여기서 그렇다면 저의 생각을 좀 정리해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1. 저는 단 한 번도 북한의 파병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습니다. 그럴 조건과 필요가 발생하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2. 그럴 ’필요와 조건‘이란 쿠르스크에 침공한 우크라군과 러군의 전투에서 북한군이 1)전술적-작전술적 차원에서 2)전략적 차원에서 3)정치적 차원에서 필요한가? 입니다. 아쉽게도 이 자리에서 이를 일일이 상론하지는 못합니다. 앞서 언급한 저의 글을 보시라고 밖에 말 못하겠네요. 단지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필요하지 않다입니다. 현재 전 전선에 투입된 러군은 70만에 가깝고 그 후방에는 역시 7-80만이 있습니다.
3. 그렇다면 파병수용국의 입장은 어떨까요? 이미 여기에 대해서는 작년 10월, 11월 등에 걸쳐 수용예상국 대통령 푸틴이 국내외적으로 명확하게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아직도 그 말이 이해되지 않는 다면 나로서는 더이상 도울 방법이 없습니다. 푸틴의 말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작년 10월 기준 러시아하원에서 북러조약 비준동의가 되었으니 이제부터 논의해 보자입니다. 이후 북러간 합동군사훈련도 안될게 뭐가 있냐고 말한 적도 있습니다. 이 말은 북러포괄적 동반자 조약이 정식발효되면 그 때 논의해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신조약은 12.6일 정식발효됩니다. 쿠르스크침공은 이 조약이 적용가능한 사안입니다. 그래서 이 조약의 3조에 따른 위협시 협의와 4조 침공시 즉각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의 지원이 적용된다는 말인거죠. 다시 말해 12.6일 조약의 정식발효와 더불어 양자간 협의가 개시되고 파병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 진 뒤, 여기에 부수된 국내절차등 각종 실무적 준비가 완료되면 파병이 됩니다.(12.6일 이전에 나온 파병 ’증거‘는 사실이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조차 베트남 전투병 파병에 걸린 시간이 1년 이상 이니만큼 북한 또한 적지않은 준비기간이 있어야 합니다.
4. 지금까지 제시된 북한군 파병의 소위 ‘증거’에 대해 이 분은 단 한 번이라도 자신의 눈과 귀 그리고 손으로 검증해 보았을까요. 이 증거라는 것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고 우크라 특수작전군의 관련 부서에서 제작하고, 이들이 운영하는 봇이나 극소수만 보는 텔레그램등 매체를 통해 살포됩니다. 그리고 어떤 경로인지 몰라도 이는 예외없이 한국언론에 보도됩니다. 그 목적은 자명합니다. 한국의 무기, 자금 그리고 경우에 따라 우리 군이 참전하라는 것입니다. 이런 증거들이 등장하면 저를 비롯한 ‘우리’ - 저 혼자 작업은 아닙니다 - 는 이를 검증합니다. 지금까지 저 수십종의 우크라군이 제출한 것들은 매우 조잡한 조작에서 아주 짧게 편의대로 편집된 영상, 아주 오래되어 더 이상 효력이 없는 문서 그리고 북에서 쓸 거 같지 않은 표현, 용어, 영어(’서치‘, ’재밍‘ 등)를 사용하는 최근의 포로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하지만 대부분 - 진위를 판단하기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 오염되었거나 증거로서 인정되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한마디로 증거능력이 없는 것이 압도적 다수입니다. 간단합니다. 파병이 ‘사실’이라면 왜 조작할까요? 이 전 중앙위원께서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5. 러시아에 북한인 유입이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언론도 아주 여러차례 보도한 것입니다. 러시아경제가 안고 있는 고질적 문제인 노동력부족과 북한의 외화수요라는 이해가 맞아 특히 북러조약 이후에 이 경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러시아에 유입된 북한인은 병력이 아니라 ‘인력’이고, 또 이는 파병이 아니라 ‘파견’이라고 생각한다고 저 역시 여러차례 밝혀 왔습니다. 심지어 <자유아시아방송>조차도 2024년 4-6월 러시아 입국 북한인이 1,696명이며 이는 1분기 812명보다 2배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방송한 바 있습니다. 이 수치가 24년 6월 북러조약 체결이후 더 가파르게 증가했음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양질의 ’ 북한 노동력이 러시아의 신국가전략인 시베리아 건설현장에 주로 투입되어 왔습니다.
이 사람의 말처럼 ”sns가 발달한 요즘 세상“에 제발 한국언론만 보고 듣지 마시고 세계의 목소리에 귀좀 기울이고 공부좀 하라고 말하고자 합니다. 위에 5개 항목으로 정리한 저의 입장이 ‘상식과 논리’에 비추어 ‘이상’할까요? 저렇게 100% 공개정보(OSINT)에 기초한 저의 생각이 조금이라고 특별한가요? 알아 듣지 못하면 자신이 지적으로 게으르지 않았나를 되살펴봐야 합니다. 의견이 다르면 반박하거나 토론할 일이지, 이렇게 숨어서 고함치거나 삿대질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글을 맺습니다. 북한군 파병설은 참/거짓을 다투는 소재일 뿐입니다. 여기에 혹은 세상의 그렇다는 분들에게 제가 모은 자료와 근거로 맞지 않다고 저는 말합니다. 그러자 이 분은 이를 ‘친북‘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 분의 사고경향에서 80년대 공안검사의 그늘을 봅니다. 그래서 고초를 겪으면서 닮아 갔을까, 의문을 갖게 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사람의 사고경향은 어떤 정향성을 갖고 움직입니다. 북한군 파병관련 ’다른‘ 생각을 친/반북으로 프레이밍하면서 이분의 사고는 더 강한 경향성을 갖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부디 여기까지에서 머물고 더 나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다음은 극우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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