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임대주택을 조성할 예정이었던 덕양구 토당동 858-2번지 일대가 임대주택 대신 공영주차장으로 조성된다. 이재준 전 고양시장이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주택 공급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인 것에 반해, 이동환 현 고양시장은 지역 내 임대주택 비율을 최대한 줄이는 정책을 펼치면서 나타난 변화다.
이재준 시장 재임 때인 지난 2021년 12월, 고양시는 사유지였던 토당동 해당부지 2455㎡(740평)와 교회 포함 2개동 건축물을 시예산 98억원을 들여 사들였다. 이곳의 건축물을 개·보수해 지하2층·지상10층 규모로 106세대의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기 위해서였다. 즉 고양시는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등을 일괄 매입해 개·보수한 뒤 저소득 세입자에게 저렴하게 임대하는 ‘매입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한 것이었다. 토당동 임대주택 106세대는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시세의 50%~80% 수준의 임대료로 공급할 예정이었다.
임대주택을 조성할 예정이었다가 공영주차장으로 변경 추진되는 덕양구 토당동 858-2번지 위치.
앞서 고양시는 임대주택 조성 기본계획 용역을 마친 후 지방재정투자심사, 고양시 공유재산심의위원회 통과 등 일련의 행정 절차를 모두 마쳤다. 그리고 작년 5월에는 향후 조성될 토당동 임대주택에 대해 다양한 주거서비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의 운영·관리를 수행하는 사업자를 공모했다.
하지만 이동환 시장은 작년 7월 취임 후 임대주택 사업계획에 대한 재검토를 담당부서인 녹색도시담당관에 지시했다. 시 녹색도시담당관 담당자는 “토당동 임대주택의 투자비용이 한 세대당 2억원에서 3억5000만원 정도로 과다하다. 또한 임대주택이 계획된 해당부지 주위는 능곡시장과 다세대주택이 있는 곳으로 주차난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해당부지에 임대주택 대신 주차장이 가장 적당하다는 판단을 하게 됐고, 주차면수 80면의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기 위해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재준 시장 재임 때인 지난 2021년 12월, 고양시는 사유지였던 토당동 해당부지 2455㎡(740평)와 교회 포함 2개동 건축물을 시예산 98억원을 들여 사들였다.
토당동 858-2번지 일대에 공영주차장을 조성하기 위한 비용은 철거비용 3억4500만원, 주차장 시설비용 4억8000만원을 합쳐 8억2500만원이다. 이중에서 고양시는 건축물 철거비용 3억4500만원을 제1회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했고, 지난 3일 고양시의회의 승인을 받았다. 나머지 주차장 시설비용 4억8000만원은 오는 9월 제2회 추경에 편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공공임대주택 건립 부지를 돌연 공영주차장 부지로 조성하는 것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당초 계획이었던 106세대 임대주택 건립사업에 대해 고양시는 2021년 말부터 국토부와 협의해왔는데, 그 결과 내시된 국비지원 규모가 약 67억원이었다. 고양시는 67억원 국비에다 시비 180억원(부지·건물 매입비 98억원 포함)을 합쳐 106세대의 임대주택과 주민공동시설이 어우러진 복합주거공간을 토당동 해당부지에 조성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공영주차장 부지로 조성됨으로써 67억원의 국비지원은 ‘없던 일’이 될 공산이 커졌다.
임홍열 시의원은 “이미 계획되고 예산까지 모두 수립된 임대주택 조성사업을 국비까지 거부하며 멈추는 것은 권한남용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 능곡시장 상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소비 여력이 있는 젊은 분들이 주거하면서 소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