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집행된 4명 모두 이중국적자… 신원 비공개
중국, "법대로 처리했을 뿐"… 외교 갈등 깊어지나
캐나다 정부가 최근 중국에서 캐나다 국적자 4명이 사형을 당한 것과 관련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멜라니 졸리 외교부 장관은 19일 성명을 통해 "캐나다 정부는 중국이 캐나다 시민 4명을 사형에 처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이중국적자로, 중국 법원은 마약 관련 혐의로 이들에게 사형을 선고하고 이를 집행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재 유사한 상황에 처한 캐나다 시민들에게도 선처를 요청할 방침이다. 졸리 장관은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와 함께 해당 사건에 직접 개입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으나, 끝내 사형을 막지 못했다고 전했다. 희생자들의 신원은 유가족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글로벌 외교부 대변인 샬럿 맥클라우드는 "캐나다는 모든 경우에 있어 사형을 반대한다"며, "이번 사건으로 유가족들에게 영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의 비판에 대해 주캐나다 중국대사관은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대사관 "중국 법을 위반한 사람은 누구든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번 사건은 법에 따라 처리됐으며, 모든 절차에서 피고인의 권리가 보장됐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는 사형을 집행한 캐나다 국적자들의 이름과 구체적인 범죄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대사관은 "중국은 마약 범죄에 대해 엄격한 처벌 원칙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사건 역시 명확한 증거를 바탕으로 판결이 내려졌다"고 강조했다.
중국 대사관은 캐나다가 중국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으면 양국 관계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캐나다가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면, 중국 사법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무분별한 비난을 멈추고 실질적인 관계 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나다와 중국의 외교 관계는 2018년 캐나다가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 멍완저우를 체포한 이후 급격히 악화됐다. 이후 중국은 캐나다 국적자 마이클 코브릭과 마이클 스페이버를 국가안보 혐의로 체포했고, 캐나다에서는 이를 보복성 조치로 간주했다.
이후 세 사람은 2021년에 모두 석방됐으나, 양국 간 긴장 관계는 계속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현재 중국에서 구금된 약 100명의 캐나다 시민에 대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또한, 무역을 포함한 다양한 협상에서 중국의 인권 문제를 주요 이슈로 삼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