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생활성서 – 소금항아리]
하늘 나라에 희망을 두고, 하느님을 발견하며, 하느님 뜻을 실천하는 하늘 시민으로 사는 것, 그것이 우리의 승천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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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21/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부부의 날·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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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오 복음 28장 16-2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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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희망을 두며
교정 사목을 하다 보니 수형자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많습니다. 대부분의 수형자들은 얼른 출소해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뿐이더군요.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을 하루 빨리 보고 싶은 마음, 교도소 안에서 생긴 꼭 해보고 싶은 일을 하루빨리 밖에서 이루고픈 마음 등 저마다 마음속에 품은 꿈과 계획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가석방 심사에 떨어져 크게 낙심하던 형제님이 기억납니다. 어떤 형제님은 출소 후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낮에는 출력 노동을 하고 밤에는 공부를 하셨습니다. 수형자들은 가끔 교도소의 음식이나 처우로 힘들어 투덜거리곤 했지만 떠날 때에는 미련없이 훌훌 털고 나가더군요. 장기 복역자들은 교도소에서 지낸 세월이 있어 상대적으로 수감 생활에 더 익숙할 듯 싶지만, 그들 역시 끊임없이 담장 밖의 삶을 꿈꾸며 세상을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오늘 미사의 본기도문은 “머리이신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올라가신 하늘 나라에 그 지체인 저희의 희망을 두게 하소서”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하늘을 본향이라고 합니다. 본래의 고향은 다시 돌아갈 곳이며 우리가 가야 할 곳입니다. 주님께서 영광스럽게 올라가셨듯 우리도 그곳으로 가야 하고, 우리 역시 그곳에 희망을 두어야 합니다. 본향인 하늘 나라에서 하느님을 마주뵈올 생각을 하면서 우리가 머물고 있는 이곳에서도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는 연습과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곧 사라질 것들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오늘을 자유롭고 기쁘게 살아가기를 기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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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일 루도비코 신부(서울대교구)
생활성서 2023년 5월호 '소금항아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