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해? 자자?
어느 방을 들여다보노라면
그 옛날 화개장터처럼 사람들이 분주히 들랑거리고
어수선하지만
거기 잘 들여다보면 詩客 畵客 墨客들이 득실대고
젊은 황혼들이 토해내는 유머가 맛깔스러워
과객이라면 며칠 묵어가고 싶기도 한 곳인데
여긴 그래도 시퍼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
나 같이 점잖은 사내는 기웃거리기도 눈치 뵈는지라
왜냐하면 '점잖다' 는 말은 '젊지 않다' 는 말이기도 하다는
어느 농 섞인 학자의 말이 있어서 그리 말하지만
난 원래 '애(艾)' 라고 자칭하는 몸이니 철이 없는지라
그래서 주책없는 말을 한마디 살짝 흘려보더라도
그리 크게 야단을 맞을 리야 없겄다.
어느 과객이 지나가다가 객고를 풀려고
여염집에 들렸다는데
그 집 처녀와 수작을 해보려고
등불아래서 옷을 벗겨보았겄다
그런데...
이 과객, 처녀를 보고 하는 말이
毛深內淵 必過他人(모심내연 필과타인 이라)
깊은 산중 호수를 가로질러 누가 수풀을 헤치고 지나갔군
처녀도 한가락 하는지라 그 과객에게 한다는 말이
後園黃栗 不蜂折 溪邊楊柳 不雨長
(후원황율 불봉절 이요 계변양유 불우장이라)
뒤뜰의 누렇게 익은 밤은 벌이 쏘지 않아도 벌어지고
개울가의 버들은 비가 오지 않아도 자라는 법이지요
이 과객이 딴엔 문자를 한다는 사람인데
보잘 것 없는 처녀에게 한방 얻어맞은 기분이라
그래서 한다는 소리가
“해해(年年)” 하고 웃었겄다
이를 비웃음으로 알아차린 처녀는 과객을 향해
그럼 “자자(者者)” 라고 응수했겄다
결국 과객이 처녀를 보고 “이년!” 하고 소리친 꼴이 되니
처녀도 이에 뒤질세라 “이놈!” 하고 대꾸한 꼴이 되는지라
서로 피장파장이 되었겄다.
여차저차해서 화합주를 하고 나서려는데
처녀가 과객에게 한다는 말이
“절간에 해 뜨면 이튿날에 한 점이요” 하더란다.
이게 무슨 말인지 아직 알 수 없어
그 과객이 어찌 할 바를 모르고 있다는데
누구 도와줄 사람 없는지요?
* * * *
* 이건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원전에 의하면
방랑시인으로 알려진 김병연은 어느 날
단천에 들려 며칠 묵던 중
가련이란 여인의 집에 초대를 받았는데
가서 보니 절세가인이라
시를 한 수 씩 읊고 인연을 맺어 혼인을 한 후
그곳에서 훈장을 하면서 한 삼 년 살았으니
그때 두 사람이 읊은 시는
위의 글에서 淵 자만 闊(넓을 활) 자로 바꾸면 된단다.
더 도와줄 사람의 말을 들어보니
.
.
.
절(寺) 간(間)에 해가 뜨면
그러니까 절(寺)의 동쪽에 날일(日)자가 붙으면 時가 되는데
그런 고로 時間이 되면
이틀은 48 시간이요
한 점은 두 시간이니
이를 합하면 오십시가 되는지라
결국 “時間이 되는대로 오십시오”란 글괘가 나온다나.(ㅎ)
오늘이 한가위 명절 연휴로 드는 첫날이다.
아낙들이야 지지고 볶고 데치고 찌느라 바쁘겠지만
남성들이야 마님들이 시키는 일을 받아 움직이면 그만이니
엄명이 내릴 때까지는 한가한 시간이 무료하기도 할 게다.
하여, 우스갯소리 하나 올렸으니
그리 크게 야단치진 마시길..
첫댓글 難易度 가 좀 上 입니다 ~~
쉽게 가시죠 ^^
알겠습니다.
표의문자 한자에는 뜻풀이가 재미있읍니다.
약관, 이립, 불혹, 지천명, 이순, 고희, 77세는 기쁠희자 희수, 88세는 쌀미자로 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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탹발승에게 시주하며 어느 절에서 오셨오?
스님 답인즉 '이십일전 팔에 입월복기삼 십일촌이오'...어느 절일까요?
내가 알아 냈소이다. 허허허
이십일전 팔이면 누루황黄자요.
입월복기삼이면 용룡龍자이고 십일촌이면 절사寺자이니 이는 필시 황룡사이로구먼....어쪄유, 맞쮸?
@코알라1 네~~멋지십니다.^^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황룡사를 분해하면 그리 되는군요...ㅎ
@석촌 안녕하세요. 명절 잘 쇠고 계시죠?
(이십이면 십이 두개 十十)
이십일전팔 = 十十一田八 = 黄
입월복기삼 = 立月卜己三 = 龍
십일촌 = 十一寸 = 寺
ㅎㅎ 그래서 黄龍寺 입니다.
누가 말을 지어 냈는지 아마 김삿갓(김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아무튼 기발합니다.
늘 건강하십시요.
석촌 선배님 ㅎㅎ
대단 하십니다.
자꾸 옆길로 가지말고 한번 재미있는 샤랑 얘기좀 션허게 해주셩.
네에, 그러겠습니다.ㅎ
명절 잘 쇠시길~
저도 오래전에 우리 카페에
어머님이 보내 주셨던 편지를 소개한 일이 있었어요.
제가 핸드폰으로는 한자를 쓸줄 몰라 저도 한글로 표현 하겠습니다.
"국무성 목입문 하시면 이일 가 이시요" 라는 내용이었는데, 해석 해 주실분 계실까요?
ㅎㅎ
국무성이면 혹시가 되는데
나머지는 코알라 님이 풀어가시지요.ㅎ
네, 그런뜻 입니다.
국무성 목입문 문 문자에 나무 목을 넣으면 한가할 한이 되고
이일가 이시는 이일(48)시간 더할 가 이시(2)시이니 50시가 되는군요.
하여, "국무성 목입문 하시면 이일가 이시요"는 혹시 한가 하면
집에 다녀 가라는 말씀이셨습니다..
@산애 저도 국무성만 기억하는데
이젠 또 잊어버릴겁니다.ㅎ
國無城 ...나라에 성이 없으니 或 혹 혹자입니다.
月入門 또는 木入門이면
문안에 달이 들면 閒한가할 한자요.
또는 문안에 나무 들이면 閑 한가할 한 자가 되고,
二日加二時이면
48시간에 2시간을 더하면 50시.
굳이 해석을 하자면
"혹 한가하면 오십시요."
네에 완전한 풀이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