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한 끼 섭취량'보다 '하루 섭취량'이 중요
글 : 신혜형 / 삼성생명 보험연구소 책임연구원ㆍ영양학 박사
나이가 들면 따로 근육운동을 하지 않는 이상 노화의 한 과정으로 자연스럽게 근육량이 줄어든다. 단백질은 근육뿐만 아니라 장기, 피부, 뼈, 혈액, 머리카락, 손톱, 발톱 등 우리 몸의 신체조직을 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영양소다.
뿐만 아니라 우리 몸속에서 일어나는 각종 화학반응을 담당하는 호르몬과 화학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효소,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항체들도 모두 단백질로 생명유지에 반드시 필요하다. 단백질은 신체 내 수분 조절도 담당해서 몸이 잘 붓는다거나 부종이 생기는 것을 막는 역할도 한다. 따라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필수적이다.
단백질을 섭취하면 이를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신체세포가 자극을 받게 된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단백질 섭취량이 줄어드는데다 단백질로 근육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있어 그 효율이 감소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혼자 하루 일과를 보내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체력과 근육량을 유지해야 한다.
지난 1월, 미국생리학회지에 단백질을 언제, 얼만큼 섭취하는지에 따라 우리 몸에서 단백질을 만들고 사용하는 데 차이가 있는지 살펴본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아칸소대학 연구팀은 52~75세의 건강한 성인 남녀 20명을 네 집단으로 나눈 뒤, 두 집단은 몸무게 1kg당 0.8g의 단백질을 섭취하도록 했다.
다시 이 중 한 집단은 아침, 점심, 저녁 각각 1/3씩 같은 양의 단백질을 먹도록 식단을 제공했다. 또 다른 집단은 아침에 하루 단백질 섭취량의 15%, 점심에 20%, 저녁에 65%를 먹도록 했다. 나머지 두 집단도 마찬가지로 매 끼니별로 단백질 섭취량을 조절했는데, 하루 단백질 섭취량을 몸무게 1kg당 1.5g을 기준으로 계산해 먹도록 했다.
4일간의 실험이 끝난 뒤, 연구팀은 매 끼니별로 단백질을 얼마나 섭취하느냐보다는 하루에 섭취한 단백질의 양이 얼마 만큼인지가 신체의 단백질 균형과 합성에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매일같이 몸무게 1kg당 1.5g의 단백질을 섭취한 집단이 0.8g씩 섭취한 집단보다 근육단백질 합성속도가 빠르게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단백질 균형상태도 더 좋았다.
▲ 육류, 생선, 콩, 두부 등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들. / 조선일보 DB
한국영양학회의 한국인 영양섭취기준에 따르면, 하루 총 섭취에너지의 7~20%를 단백질을 통해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19세~49세 성인 남자의 단백질 권장섭취량은 일일 55g, 50세 이상은 50g이며, 20대 성인 여자는 50g, 30세 이상은 45g이다. 한국인 남성 표준 체위기준치 몸무게가 약 60kg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이는 몸무게 1kg 당 약 0.8g의 단백질에 해당하는 양이다.
육류와 생선은 대표적인 단백질 급원식품이다. 농촌진흥청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 따르면, 손바닥만한 크기(약 100g)의 육류나 생선에는 단백질이 20g정도 들어있다. 닭고기는 껍질을 벗기고 조리하면 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으며 돼지고기, 소고기는 주로 지방이 적은 살코기 부위를 선택하도록 한다. 육류에 포함돼 있는 지방은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포화지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돼지고기는 삼겹살이나 목살보다는 등심이나 안심 부위가 지방이 적다. 생선은 단백질뿐만 아니라 오메가 3 지방산 등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포함돼 있어 영양가가 높은 식품으로 꼽힌다. 계란 한 개에는 약 6g의 단백질이 들어있으며, 콩이나 두부, 견과류, 우유도 좋은 단백질 급원식품이다.
시중에 파는 두부 1/4모(약 100g)와 우유 한 팩(200ml), 아몬드 한 줌에는 6g 정도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콩이나 아몬드, 땅콩과 같은 견과류로는 식이섬유와 비타민을, 유제품은 칼슘과 같은 무기질을 함께 섭취할 수 있어 좋다. 단, 식물성 단백질보다 동물성 단백질의 체내 이용률이 더 좋고, 동물성 단백질에는 우리 몸에서 만들어내지 못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이 들어있기 때문에 식물성 단백질뿐 아니라 고기나 생선을 잘 챙겨먹는 것도 중요하다.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에너지 섭취량 중 약 15%를 단백질에서 얻고 있다. 총 섭취열량 중 단백질이 차지하는 비율은 연령대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20, 30대는 총 단백질 섭취량 중 약 절반을 동물성 단백질로 섭취하는 반면, 65세 이상 성인은 그 양이 1/4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 끼니마다 섭취하는 단백질의 양을 계산하면서 고기반찬을 준비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오늘 하루 동안 생선이나 고기, 두부, 계란, 콩과 같은 단백질 식품들을 먹었는지, 우유나 요거트 등의 유제품은 한 가지씩 챙겨 먹었는지 한번쯤 확인해본다면, 건강을 위해 필요한 단백질 양을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다.
필자 약력 - 신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