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이달 말 신설 대학 선정 발표… 350명 정원 전국 32개대 막판 유치전 치열 "약대 유치 안 되면 사표 각오합시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지난 1월 26일 동국대 총동창회인 동국포럼 조찬 강연에 참석해 한 말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총무원장이)웃으면서 언급했지만 약대를 유치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약학대학 발표가 2월 말로 결정되면서 신청 대학들의 막판 유치 경쟁이 더욱 가열되고 있다. 동국대처럼 종단이 나서는가 하면 일부 대학에서는 총장이 직접 약대추진위원회 단장을 맡아
교육과학기술부와
보건복지가족부 실무자는 물론 정치권에까지 유치 당위성을 읍소하고 있다. 특히 동국대, 홍익대, 단국대 등 지난 2008년
로스쿨 예비인가 대상에서 '탈락'을 경험한 이들 대학은 약대 유치를 통해 자존심 회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교과부에 따르면 약학대학 신설 신청 대학은 총 32개다. 350명이 배정되는 약대는 지역별로 경기 100명, 대구 50명, 인천 50명, 충남 50명, 전남 50명, 경남 50명 등이다. 이 가운데 100명이 배정돼 있는 경기와 50명이 배정돼 있는 충남 지역 대학들 사이에 가장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충남 정원 50명 놓고 8개대 각축전 경기 지역에서는 가톨릭대, 동국대, 차의과대, 한양대, 한북대, 아주대, 을지대, 대진대, 한국외대 등 9개 대학이 정원 100명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대학은 유치 경쟁에서 밀려나지 않기 위해 수백억원에 이르는 투자계획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가톨릭대는 지난해 12월 법인 이사회를 열어 약대 건물 신축 및 기자재 구입비용 등으로 3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의결했다.
9167㎡ 규모의 약학관 신축과 약대 전임교원 규모 20명에 맞추기 위해서다. 동국대는 일산캠퍼스에 9100㎡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300억원을 투입해 지상 8층짜리 약대 건물 신축과 기자재 비용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동국대는 특히 로스쿨에서 탈락한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결의를 다짐한 상태다. 차의과대는 설립이 허가되면 포천캠퍼스의 6500㎡ 부지에 독립 건물을 신축하고 학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 밖의 대학들도 각자 대학 규모에 맞게 투자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충남 지역은 정원 50명을 놓고 단국대를 비롯해
순천향대, 선문대, 호서대, 홍익대, 고려대, 공주대, 중부대 등 8개 대학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배정 정원을 놓고 보면 전국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기도 하다. 단국대는 천안캠퍼스에 1만6529㎡ 규모의 약학대학 부지를 마련하고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또한 약학대학설립추진위원회를 발족해 시민 2만명으로부터 설립 찬성동의를 받고, 천안시 약사회·의사회와 교류협약도 체결했다.
순천향대는 지난해 7월 약학대 설립추진위를 구성하고 아산시 약사회 및 천안·아산·당진·예산·홍성 등 충남 북부 5개 지역 보건소와 교육협력 협약을 맺었다. 선문대는 아산캠퍼스에 약대 등
첨단의료복합단지 부지용으로 10만㎡를 확보하고 3000억원을 투자, 약대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호서대 역시 약학대학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내 20여 개 의약·바이오산업체와 산학협력을 추진한다는 방안이다. 홍익대, 고려대, 공주대, 중부대도 약대 신설을 위해 지지 서명을 받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원 50명을 놓고 경쟁하는 인천 지역은 연세대·인천대·인하대·가천의과학대 등 4곳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연세대는 717억원을 투입해 약대 건물을 비롯한 기숙사와 약초원 신축 및 기자재 구입비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로는 이 지역 내 최고 수준이다. 인천대는 1700㎡ 부지에 약대 건물 신축 및 기자재 구입 등으로 356억원을 투자한다. 인하대도 약대 건물 신축에 370억원을 투입하고 약초원 조성, 기자재 구입으로 60억원을 책정하는 등 총 43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과열 경쟁 속 탈락땐 줄소송 우려 전남 지역은 순천대, 동신대, 초당대, 한려대, 목포대 등 5개 대학이 정원 50명을 놓고 막판 싸움을 벌이고 있다. 순천대는 약대 유치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약대 건물 신축 공사에 들어가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천연물신약개발연구소를 설립하기 위해 순천시와 양해각서(MOU) 체결과 모 기업으로부터 각각 100억원 지원을 약속 받는 등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동신대는 200억원의 재원을 확보해 제약회사 설립 및 연구비용으로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유치가 확정될 경우 기존에 완공한 100억원 규모의 비치센터를 천연물신학연구소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 밖에 대구 지역의 경북대·계명대 등 2개 대학과 경남 지역의 경상대·한국국제대·인제대·창원대 등 4개 대학도 약대유치를 위해 수백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과열 경쟁 속에 대학 간 줄소송이 이어졌던 제2의 로스쿨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유치가 결정되기도 전에 건물을 짓고 교수까지 채용해 놨는데 탈락하면 그 후유증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로스쿨 예비 인가 대상에서 탈락한 동국대, 홍익대, 조선대 등은 "선정 과정이 공정하지 못했다"며 정부를 상대로 줄줄이 소송을 내는 등 교육 당국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단국대는
권기홍 전 총장이 로스쿨 설치 인가를 받지 못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는 등 진통이 예상보다 컸다.
이처럼 대학들이 약대 유치에 목매는 이유는 뭘까. 유치만 하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고, 정부 연구비를 따내는 데 큰 몫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과부가 주관하는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신약개발 부문에만 280억원이 투자됐다. 또 1조6000억원이 투입된 BK21사업에는 서울대 약대 등 전국 13개 약대가 대거 참여할 정도로 약대 비중이 높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우수 인력 확보에 도움이 되고, 연구를 수주하면 연구활동을 활발하게 벌여 학교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해 서울대 통계연보에 따르면 약대 연구 실적이 교수 1인당 6.16건으로 서울대 전체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대 약대는 총 168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교수 1인당 4억2000만원을 연구비에 사용했다. 전체 단과대 가운데 가장 많은 액수를 차지했다. 교과부 관계자는 "약대 신설 발표를 앞두고 대학 간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이는 (약대 유치를 하면)학교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계산도 내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첫댓글 대구한의대는 떨어졌는가
신설보단 증원이 좋은데....나중에 더달라고 떼쓸거같아서..
사표써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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