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색 >> 살구색]
오늘은 숙직이라서 집에 못 들어가고 있습니다.
심심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미국 슈퍼볼의 영웅으로 떠오른 하인즈 워드 이야기가 많네요.
혼혈아로 그와 어머니가 겪었던 이야기가 소개되면서 많은 사람의 가슴을 데우고 있습니다.
피부색이 뭐 그리 중요하기에...
잠도 안 오니,
오늘은 '살색' 이야기나 좀 해 볼게요.
2002년 국가인권위원회는
“기술표준원이 정한 ‘살색’이라는 색명은 황인종이 아닌 인종에 대해 합리적 이유 없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라고 밝히고,
“특정 색깔을 ‘살색’으로 이름붙인 것은 헌법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기술표준원에 한국산업규격(KS)을 개정토록 권고하였습니다.
사실,
1967년 기술표준원이 한국산업규격을 정하면서
일본의 공업규격 색명을 그대로 따라하다 보니,
황인종의 피부색과 유사한 색깔을 ‘살색’으로 이름 붙인 게 그때까지 온 것이었죠.
비록 늦긴 했지만 ‘살색’을 없앤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말과 관련된 규범에,
‘살색’을 쓰지 않도록 따로 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2005년 5월 기술표준원에서는 ‘살색’ 대신 ‘살구색’이란 용어를 쓰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살색'을 전혀 쓰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햇볕에 그을려 살색이 검다.’와 같이
‘살갗의 색깔’이라는 의미로는 ‘살색’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습니다.
보태기)
1. "사람 살가죽의 겉면"은 '살갖'이 아니라 '살갗'입니다.
2. 2000년 11월 외국인 노동자가 ‘살색’은 인종을 차별하는 것이니 바꿔달라는 진정서를 냈고, 2002년 11월 ‘연주황’으로 불러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얼마 있다, 2004년 8월 초등학생 몇 명이 국가인권위원회로 또 진정서를 냅니다.
‘연주황(軟朱黃)은 한자말이라 어려우니 ’살구색‘이나 ’복숭아색‘같은 쉬운 우리말로 다시 고쳐달라고...
이에따라 2005년 5월 17일 ‘살구색’으로 최종 결정이 난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