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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레이스 당일 기온이 49도에 달했고, 토요일 연습 세션과 예선에서 일정하지 못한 날씨를 계속 나타내면서 선수들은 타이어의 선택과 바이크의 셋업을 고심하게 되었다. 그랑 프리 독점 타이어 공급 업체가 된 브리지스톤은 FP에서 평균적으로 가장 뛰어난 성적을 보여주었으나, 미쉐린 타이어를 사용하는 선수들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브리지스톤으로 바뀐 이후 첫 번째 폴 포지션을 기록한 대니 페드로사의 스타트는 타이어 회사가 바뀌었다고 해도 여전히 강력할 것이다. 그의 스타트는 언제나 대단했기 때문에 페드로사는 오랜만의 우승도 노려볼 만하다. 하지만 챔피언십 우승을 확정지은 발렌티노 롯시가 퀄리파잉 세션 전체를 압도하면서(비록 막판에 순위가 역전되었으나 평균적으로 보면 가장 일관되게 빨랐다.) 페드로사를 앞으로 쉽게 보내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반면 현재 챔피언십 포인트 2위를 기록한 케이시 스토너는 세팡에서 전체적으로 다른 서킷보다는 못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퀄리파잉에서도 빠르게 달리지 못해서 만일 이 두카티 라이더가 초반에 선두로 나가지 못한다면 몸싸움과 과감한 라이딩 분야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안드레아 도비지오소와 니키 헤이든에게 가리면서 우승을 노리기가 힘들게 될 것이다.
역시 출발은 페드로사가 가장 좋았다. 그는 다른 선수들과 차이를 넓히면서 과감하게 출발선을 지나며 첫 번째 코너를 가져갔다. 페드로사 다음으로 출발이 좋은 스토너가 앞으로 튀어 나오면서 롯시, 도비지오소 그리고 헤이든의 틈을 노렸다. 하지만 첫 코너에 들어가면서 도비지오소와 롯시에게 밀려났고, 이어지는 두 번째 코너에서는 니키 헤이든의 뒤로 빠졌다.
첫 랩에서 코너들을 돌아나가면서 선수들의 순위는 페드로사, 도비지오소, 롯시, 헤이든 그리고 스토너로 굳혀졌다. 그 외의 선수들 중에서는 신야 나카노의 페이스가 대단히 좋았다. 15위에서 출발해서 호르헤 로렌조의 앞으로 나서면서 6위로 첫 랩의 반을 달려나갔다. 첫 코너에서 스토너의 뒤에 붙었던 로리스 카피로시는 로렌조의 뒤를 이어서 8위로 달리고 있었다.
도비지오소의 뒤를 바짝 따라 붙은 롯시는 세팡의 첫 번째 직선 주로에서 슬립 스트림으로 그를 추월했다. 위성팀 사양의 RC212V는 야마하 팩토리팀의 YZR-M1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고, 최고속에서도 많이 밀렸다. 그러나 그 다음 백스트레이트로(두 번째 직선 주로) 이어지는 타이트한 좌 코너에서 약간 넓게 그리는 실수를 했고, 다시 2순위가 도비지오소에게 돌아갔다.
이어지는 2랩의 첫 코너 입구에서 롯시는 또 다시 도비지오소를 추월했고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그는 앞서 달리고 있는 페드로사의 뒤에 붙었다. 한편 롯시의 뒤를 따라가던 헤이든도 같은 코너에서 실수를 했지만 스토너에게 잡히지는 않았다.
4, 5위의 추격전도 계속 이어졌다. 헤이든을 잡아내야 3위 도비지오소에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에 스토너는 어떻게든 그의 앞으로 나서야 했다. 2랩 마지막에 이어진 연속되는 직선 구간들에서 스토너는 여러 차례 헤이든과 다른 라인을 보이며 두카티 바이크의 속도를 이용한 추월을 시도했지만 혼다의 팩토리 바이크는 다른 팀처럼 만만한 머신은 아니었다. 최근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는 헤이든은 강력한 브레이킹으로 번번이 스토너의 추월을 막아냈다.
2'02.249로 패스티스트 랩을 찍은 롯시는 페드로사와의 갭을 순식간에 줄여버렸다. 3랩에 들면서, 페드로사와 롯시의 차이는 한 뼘 정도로 좁혀졌고 노랑과 파란색의 바이크가 주황색 바이크를 잡아 먹을 듯이 접근해왔다.
3랩에서 토니 엘리아스는 점프 스타트로 피트를 통과해서 지나가야 하는 패널티를 받았다. 이번 엘리아스의 패널티는 카탈루냐에서 점프 스타트 패널티를 보지 못해서 실격을 당한 이후로 두 번째가 된다. 그리고 제임스 토즐랜드는 사고로 경기에서 탈락하게 되었다.
6랩을 지나면서 1, 2위인 페드로사와 롯시는 끈질긴 추격전을 이어나갔고 3위와 나머지 선수들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롯시와 도비지오소의 차이는 2.3초로 벌어졌고 그 차이는 점점 커져갔다. 나머지 선수들의 랩 타임은 롯시와 비교해서 낮은 수준이었고 스토너도 그다지 빠른 랩 타임을 내지 못했다. 오히려 나카노의 페이스가 좋았고 그는 스토너의 뒤를 따라가면서 압박을 가하고 있었다. 비록 첫 코너에서 다시 자리를 내주었지만 나카노는 직선 구간에서 잠깐 스토너를 따라잡을 정도로 대단한 경기를 보여줬다.
10랩을 지나는 동안, 롯시는 계속해서 페드로사에게 압박을 넣었다. 모든 MotoGP의 팬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앞선 선수의 꽁무니에 계속해서 눈치를 주면서 실수하는 틈을 순간적으로 노릴 것이다. 롯시가 계속 틈을 노리는 사이 나머지 선수들도 나름대로 그룹이 만들어졌다. 3위 도비지오소는 헤이든과 계속 경기를 펼쳤고, 5위 싸움을 펼치는 스토너와 나카노의 사이에 페이스를 올린 로렌조가 따라 붙으면서 경기는 삼파전이 되었다.
마침내 롯시는 스페인 횟감의 회를 뜰 준비를 했다. 살짝 사시미를 찔러 넣으면서 싱싱한지 그렇지 않은지 간을 본 것이다. 10번째 랩에서 롯시의 칼은 11번째 코너를 통과하여 12번째 코너로 들어가는 페드로사의 안쪽으로 쑥 들어갔지만, 그것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에 그는 계속 압박을 주기로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두 선수의 랩 타임 차이가 0.1후반에서 0.2 정도로 너무 컸기 때문에 롯시의 추월은 언젠가 나올 것으로 보였다.
결국 바로 다음 랩의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타이트한 9번째 코너에서 추월이 발생했다. 페드로사의 안쪽으로 붙으면서 먼저 진입을 시도했고 이어지는 10번째 우코너에서 승기를 잡았다.
그 다음부터 경기는 완벽한 롯시의 승리로 이어졌다. 스트레이트가 두 개 존재하는 세팡에서 페드로사는 307km/h로 가장 빠른 선수였으나 계속 이어지는 코너들에서 롯시가 그 갭을 확연하게 벌리면서 슬립스트림이고 브레이킹 점령이고 뭐고 할 것도 없었다. 페드로사를 추월한 롯시는 계속해서 쭉쭉 나가 버렸다.
피아트 야마하의 롯시가 좋은 경기를 보이는 사이에, 로렌조는 운나쁘게 넘어졌다. 12랩의 첫 코너에서 프론트의 그립을 잃으면서 사고가 난 것이다. 그의 페이스가 나카노를 추월할 수 있을 정도로 빨랐기 때문에 대단히 아쉬운 상황이었다. 바로 복귀했으나 클러치와 페달 거의 대부분이 부러져서 경기를 계속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는 경기를 포기했다. 레이스가 끝나고 로렌조는 이번 주말동안 타이어와 바이크의 세팅에서 문제가 많았으며 그 때문에 경기 초반에 사고가 염려스러워서 빠르게 달릴 수 없었다고 말했다.
롯시와 페드로사의 갭은 1초 이상 벌어졌다. 두 선수의 랩 타임도 0.3이나 차이가 났고(이후 랩 타임 차이는 0.8초나 차이가 났다.) 이대로 이어진다면 우승은 결정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 두 선수의 타이어는 동일한 하드 리어에 프론트는 페드로사가 미디움, 롯시가 하드를 선택했다.
그동안 도비지오소와 헤이든의 포디움을 향한 마지막 싸움이 벌어졌다. 흥미롭게도 현재 위성팀 바이크를 타고 있는 도비지오소는 내년부터 헤이든의 자리로 가게 될 선수다. 이 두사람의 엇갈린 운명이 레이스에 그대로 이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헤이든은 계속해서 도비지오소의 틈을 노렸고 두 선수의 갭은 0.1 이하로 거의 붙어서 달렸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느린 속도의 07'RC212V로 도비지오소는 선전을 했다.
직선 구간에서 빠른 속도의 팩토리 바이크가 도비지오소의 앞으로 튀어 나왔고 코너의 진입 포인트를 가져가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젊은 이탈리아 루키도 헤이든 만큼이나 브레이킹에 자신감을 보였고 순위는 바뀌지 않았다. 이후 두 번째 직선 구간인 백스트레이트에서도 헤이든의 바이크가 앞으로 나서려고 했으나 마찬가지로 도비지오소가 막아냈다.
작년 롯시와 접전을 펼쳤던 로리스 카피로시는 15랩, 콜린 에드워즈를 9번째 코너에서 추월하면서 죽지 않아!를 외쳤다. 콜린 에드워즈는 노장의 투혼에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에드워즈는 브리지스톤이 독점 타이어 공급 업체가 되면서 위기가 올 수 있는 선수로 현재 거론되고 있다. 최근 들어 에드워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과연 미쉐린 타이어와 야마하 사이의 테스트 역할을 담당했던 그에게 위기가 찾아올 것인가? 에드워즈는 소문대로 MotoGP를 떠나게 될 것인가?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지, 에드워즈는 현재 그리드에서 가장 흥미로운 캐릭터와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선수라고 생각된다. 이번 시즌 초반에 폴 포지션을 획득하고 포디움에도 오르면서 많은 팬들을 감동시킨 에드워즈가 부디 내년에는 좋은 이야기를 낼 수 있길 기원한다.
세팡 경기가 중반을 지나면서 먹구름이 생기고 기온이 내려간다고 해설자들이 설명했는데, 결국 경기가 15랩을 지나면서 흰 깃발이 올라갔다. 세팡 서킷에 열대성 폭우가 쏟아진 것은 아니었지만 비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을 의미했다. 갑작스러운 깃발을 예상한듯, 팀들은 웻 컨디션을 대비하여 세팅된 두 번째 바이크를 준비했고 비가 많이 내리게 된다면 선수들이 피트로 들어와서 바이크를 바꿀 것이다. 하지만 6랩을 남겨두고 선두의 롯시나 페드로사등이 바이크를 바꿀 이유는 없어 보였다. 비도 거의 오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선수들의 라이딩은 끊김없이 계속 이어졌다.
포디움을 향한 도비지오소와 헤이든의 싸움이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그 중간에 나카노가 합류했다. 스토너를 추월한 나카노는 순식간에 헤이든의 뒤로 접근했고 세 선수가 이제 한 덩어리가 되어서 코너를 향해 달려갔다. 나카노에게 자리를 내준 스토너는 페이스가 떨어졌고 전 랩에서 에드워즈를 추월한 카피로시가 붙었다.
4랩을 남겨두고, 헤이든과 도비지오소는 굉장한 배틀을 펼쳤다. 18랩 백스트레이트에서 헤이든이 안쪽으로 파고 들면서 첫 번째 코너 앞으로 먼저 나섰지만,
첫 번째 코너를 넓게 그리면서 도비지오소가 자리를 되찾았다.
하지만 헤이든은 이어지는 두 번째 코너에서 다시 도비지오소를 추월하면서 세 번째 코너로 먼저 들어갔다.
추월과 재추월은 계속 이어졌다. 4번째 코너로 들어가면서 도비지오소가 헤이든의 안쪽으로 붙으면서 다시 한 번 더 자리를 빼았았다. 그 다음 이어지는 다섯 번째 코너로 헤이든은 또 다시 안쪽을 노렸고, 도비지오소는 바깥으로 돌아나가면서 가속해서 추월을 막아냈다.
이후 세팡의 또 다른 유명한 추월 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9번째 좌코너에서 헤이든이 도비지오소의 틈을 노렸으나, 오히려 자신이 너무 깊게 파고 들면서 탈출을 넓게 그리는 실수를 했고 나카노에게 자리를 빼앗길뻔 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은 그 순간에 신야 나카노 선수가 좀 더 과감하게 파고 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헤이든과 도비지오소의 배틀이 너무 치열했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면서 파고들 수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헤이든의 그 실수로 도비지오소와의 차이는 이전보다 많이 벌어지고 말았다. 마지막 랩에서 두 선수의 차이가 좁혀졌고 헤이든은 브레이킹으로 마지막 기회를 노렸지만 도비지오소가 또다시 이를 막았다.(마지막에는 거의 타이어가 붙을 정도로 치열했다.)
크리스 버뮬렌과 랜디 드 푸니엣도 마지막에 자리 싸움을 했다. 14번째 코너에서 버뮬렌이 푸니엣의 앞으로 나왔다.
마침내 롯시가 체커기를 가장 먼저 받으면서 스스로가 말한대로 챔피언 확정 이후에도 우승을 계속 이어나갔다. 페드로사는 롯시에게 랩 타임과 코너링 모두에서 밀리면서 2위로 경기를 마감했다. 그러나 이번 성적은 브리지스톤으로 기록한 가장 좋은 성적이었고, FP에서의 기록이 워낙 저조했기 때문에 작년에 놀라운 우승을 기록한 고향 발렌시아의 마지막 경기를 기대해도 될 것이다.
도비지오소는 MotoGP 데뷔 이후 자신의 첫 번째 포디움을 하게 되었고 선배 롯시의 축하를 받았다. 앞으로 HRC로 이적하는 그의 미래가 매우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1. Valentino Rossi ITA Fiat Yamaha Team (B) 43m 06.007
2. Dani Pedrosa SPA Repsol Honda Team (B) 43m 10.015
3. Andrea Dovizioso ITA JiR Team Scot MotoGP (M) 43m 14.543
4. Nicky Hayden USA Repsol Honda Team (M) 43m 14.865
5. Shinya Nakano JPN San Carlo Honda Gresini (B) 43m 16.590
6. Casey Stoner AUS Ducati Marlboro Team (B) 43m 19.647
7. Loris Capirossi ITA Rizla Suzuki MotoGP (B) 43m 21.943
8. Colin Edwards USA Tech 3 Yamaha (M) 43m 24.809
9. Chris Vermeulen AUS Rizla Suzuki MotoGP (B) 43m 29.181
10. Randy de Puniet FRA LCR Honda MotoGP (M) 43m 31.523
11. John Hopkins USA Kawasaki Racing Team (B) 43m 33.616
12. Anthony West AUS Kawasaki Racing Team (B) 43m 47.406
13. Sylvain Guintoli FRA Alice Team (B) 43m 51.624
14. Alex de Angelis RSM San Carlo Honda Gresini (B) 43m 55.100
15. Toni Elias SPA Alice Team (B) 44m 05.146
16. Marco Melandri ITA Ducati Marlboro Team (B) 44m 09.335
17. Nobuatsu Aoki JPN Rizla Suzuki MotoGP (B) 44m 54.370
DNF:
James Toseland GBR Tech 3 Yamaha (M) 4m 19.122
Jorge Lorenzo SPA Fiat Yamaha Team (M) 25m 38.557
랩 타임 출처:Crash.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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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V 롯시!! 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