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따뜻한 날씨와 푸르름을 즐기겠지만,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꽃가루 날리는 봄이 고역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꽃가루에 대한 알레르기 비염에 비해 집먼지 진드기가 원인인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알레르기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원인 물질을 회피하는 것만으로도 여러 증상의 경감이 많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알레르기 비염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 알레르기 비염이란?
알레르기란 말은 그리스어인 ‘allos’에서 유래된 말로 이는 ‘변형된 것’을 의미합니다. 외부물질이 인체 내로 들어오면 우리 몸은 정상적인 면역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러한 면역 반응이 지나쳐서 일어나는 현상을 알레르기라고 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외부의 여러 물질(항원)에 대해 코 점막이 과도하게 반응하여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을 유발하는 질환을 말합니다.
최근 환경오염, 공해의 증가 등에 따라 알레르기 비염이 세계적으로 증가되는 추세이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전 세계 인구의 5-20%정도가 이 병을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병이며, 우리나라는 전체 성인의 10~15%, 소아들은 약 절반이 알레르기 비염을 가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 알레르기 비염의 원인
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겐(항원)이라 불리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에 의해 유발되는 비염입니다. 알레르겐은 집 안과 밖에 모두 존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실내의 원인 물질로는 한국인에서 가장 흔히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집먼지 진드기를 들 수 있습니다.
애완동물의 털, 비듬, 집안의 곰팡이, 바퀴벌레 등 실내에 존재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알레르겐에 의해서도 유발됩니다. 이 때는 알레르기 증상이 일년 내내 지속되므로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이 나무, 목초, 잡초의 꽃가루에 의해 발병하게 되었을 때, 이것을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 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상당히 심한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을 일으키는 꽃은 풍매화로 꽃가루가 바람에 날려 수십 수백 Km 씩 날라 다니므로 바로 근처에 나무, 목초 혹은 잡초가 없다고 하여 꽃가루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꽃가루는 크기가 아주 작아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흔히 봄철에 날아다니는 흰 솜털 같은 것을 꽃가루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으나 이는 꽃씨이며 직접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은 아닙니다. 각종의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와 기간은 계절별로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나무 꽃가루는 봄철에 주로 날리고, 여름철에는 목초 꽃가루, 가을철에는 잡초 꽃가루가 주로 날리게 됩니다. 환자들마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원인물질이 다르므로 어떤 사람은 1년 내내 증상이 있고 어떤 사람은 한 계절에만 증상이 있는 것입니다.
◆ 알레르기 비염의 진단
우선 특징적인 세 가지 증상 즉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의 증상이 있으면 알레르기비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가족 중에 알레르기비염 환자가 있는지,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염같은 다른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지.
증상이 가끔 생기는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있는지, 언제 증상이 심해지는지(예를 들어 양탄자나 이부자리를 청소할 때 증상이 심하다면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등에 대해 물어보게 됩니다.
콧속을 검사해보면 콧살이 창백하고 부어있는 경우가 많고 콧물이 맑은 편입니다. 누런 콧물이 나온다면 축농증이 동반된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하여야 합니다. 확실한 진단을 위해서는 피부반응검사를 하거나 혈액검사로 특정항원에 대한 IgE를 확인하게 됩니다. 이런 검사를 통해서만이 원인항원을 알 수 있고 앞으로의 치료방침이 정해지며 혹시 알레르기비염이 아닌 다른 병이 아닌지 확인할 수 있으므로 알레르기비염의 진단에서 꼭 필요한 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
회피요법은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으로 알레르기 비염 치료의 첫 단계입니다. 집먼지 진드기가 원인이라면 그 노출 정도를 줄이기 위해 유효한 방법을 동원해야 하며, 개, 고양이 등 애완동물이 원인이라면 동물을 실내에서 없애야 합니다.
꽃가루가 원인인 경우는 이에 대한 노출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가능하지는 않으나 특히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시기에는 외출을 삼가는 등의 생활의 변화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물질인 집먼지 진드기와 꽃가루에 대한 환경조절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집먼지 진드기가 원인인 경우집먼지 진드기는 우리나라 전체 알레르기 비염 원인의 60~70%를 차지합니다. 때문에 집먼지 진드기를 잘 제거하는 것이 알레르기 비염 예방의 핵심이다.1. 실내 온도를 집먼지 진드기가 살기 힘든 25℃ 이하, 습도를 45% 이하로 맞춘다.2. 먼지가 많은 천으로 된 소파나 커튼, 카페트의 사용은 피하는 것이 좋고, 이불이나 베게 등 침구류는 자주 햇빛에 말려 일광 소독한다.3. 알레르기 방지용 침대 커버, 베개를 사용한다.4. 일주일에 한 번 이상, 55~60℃ 이상의 온수로 침구류를 세탁한다.5. 고성능 필터(HEPA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공기 중에 떠도는 집먼지 진드기를 제거할 수 있다. 6. 집안의 천으로 된 제품에 진드기 구충제를 주기적으로 뿌린다.7. 오래된 인형, 가구, 베개 등은 버린다.
◆ 꽃가루가 원인인 경우
꽃가루가 항원인 사람들은 계절적으로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꽃가루는 공기 중에 날아다니므로 예방이 쉽지는 않지만, 집안에까지 꽃가루가 들어오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1.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에는 되도록 창문을 닫는다.
2. 집안에서 공기청정기를 사용한다.
3.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사용한다.
4. 집에 들어와서는 반드시 손을 씻고 세수 한다.
회피요법으로도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을 경우 완치보다는 증상완화를 목적으로 약제를 사용하는 대증적 약물 치료가 알레르기비염에 대한 일차 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히스타민제의 복용 혹은 비강 내 분무, 국소용 스테로이드제의 비강 내 분무 등 다양한 약물 요법이 있습니다.
면역요법은 과민체질 개선을 목적으로 원인항원을 지속적으로 피하 주사하는 방법으로 일부 적응이 되는 환자에서 완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부에서 알레르기비염의 증상이 괴롭고 오래가며 잘 낫지 않는 점을 강조하면서 마치 체질을 바꿀 수 있는 비방인 것처럼 과대선전하는 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적용할 때는 매우 신중하여야 합니다.
울산광역시 공중보건의사 이비인후과 전문의 하남욱
건강길라잡이 '건강매거진'
첫댓글 건강은 건강할때 지켜야겠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