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정규 3집 <LOVE YOURSELF 轉 'Tear'>로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으로 전국을 뜨겁게 달군게 엊그제. 빌보드 차트 양대 산맥이 '빌보드200'과 '핫100' 두 가지라니 이제 남은건 개별 싱글곡에 상을 준다는 '핫100'이다. 이건 어떻게 될까. 서른 중반인 아들도 별관심 없는데 정작 60중반인 내가 더 관심이 갔다. 현지시간 29일 발표한다기에 은근히 1위 등극을 기다렸다.
오늘 아침 다음 포털을 보니 <LOVE YOURSELF 轉 'Tear'>의 타이틀 곡인 <FAKE LOVE>가 10위에 랭크 됐다고. 과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3주간 2위한 적이 있어 좀 아쉽긴했지만 뭐 톱 10에 들었으니 이것으로도 충분하다.
어젯밤 유튜브를 통해 BTS의 뮤비를 주욱 들어봤다. 장기인 칼춤 군무를 비롯, 해외 팬들의 반응도 일일히 살펴봤다. 놀라워라~ 팬클럽 '아미'를 향한 관심이 이렇게 열광적이었다니~ 역시 음주가무를 즐긴 민족의 후예답다. 폭발적인 팬덤 현상을 그동안 어깨넘어 소식으로만 알았는데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비로소 실감이 간다.
"운명인 줄 알았던 사랑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내용" 을 담은 신곡 <FAKE LOVE>는 60중반인 나 역시도 괜찮게 들렸다. 노래도 노래지만 볼거리가 촘촘하게 구성된 5분 가량의 뮤비가 더욱 일품이다. 오늘 아침 다시 들어봤는데 <강남스타일>처럼 은근한 중독성이랄까 끌어대는 마력이 있다. 특히 후반부 페이크 러브~ 페이크 러브~ 후렴구는 나도 따라할 수 있을정도...솔직히 내 나이에 아이돌그룹을 소화한다는게 쉽지는 않다. 그런데 이미 사전 면역 주사를 맞은 탓인지 그리 낯설지 않았다.
며칠전 남북평화협력 기원 <봄이 온다>의 일환으로 남측 대중가수들이 평양공연을 한바 있다. 당시 출연했던 가수 중 '레드벨벳'에 대해 나는 녹화 공연을 시청하기 전까지 전혀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윽고 레드벨벳이 무대에 나서자 반신 반의하면서도 과연 어떤 노래를 할까 궁금했다. YB까지는 그럭저럭 소화되는데, 레드벨벳은 아무래도....노래가 시작되자 정작 무대의 가수보다 객석의 북한 사람들 표정이 궁금했다.
<빨간맛>과 <배드 보이>가 울려퍼지자 짐작대로 객석의 표정은 얼음짱처럼 굳었다. 나도 마찬가지...그런데 희안하게도 두 번, 세 번 거듭 보고 들으니 슬슬 재밌어졌다. 특히 <빨간맛>의 빠른 속도로 바뀌는 현란한 무대배경, 춤, 상큼 발랄한 노래 등 보면 볼수록 재미까지 더했다. 이렇게 사전 면역이 된탓인지 막상 방탄의 노래가 그리 어색하지 않았던거다.
건 그렇고, 나는 평생을 서양클래식만 즐기고 들어왔다. 전형적인 클래식음악 팬이다. 그것도 말랑말랑한 리스트, 파가니니, 쇼팽 등 낭만주의만이 아니라 근엄하기까지 한 바하, 헨델로부터 고전파까지 지속적으로 들어온.......기껏 나가봐야 최희준의 <하숙생>,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아니면 설운도의 <누이>로 오랫동안 단련된 내 귀가 아닌가. 그런데 왜 레드벨벳과 BTS의 노래가 거북하게 들리지 않았을까? 그걸 밝혀보려는게 이 글을 쓰는 이유다.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