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산 그림책으로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길래 얼른 리뷰 써버렸습니다. (알라딘)^^
여기는 오리 공장, 움직이는 라인(물건을 나르는 기계)에 의해 오리 알들이 기계 안으로 들어가서 오리로 부화되어 나오면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보내어진다. 그것을 감독하는 것은 악어들. 그런데 부화되지 않은 알이 하나 공장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오리가 태어나 공장을 돌아다니다 한 악어의 눈에 띄고, 도시락 통에 숨겨져 공장을 빠져 나온다. 악어는 오리를 통통하게 키워 잡아 먹을 생각으로 집에 데려와 친절하게 대해주지만 오리는 낮에 악어를 기다리느라 혼자 있어 외로웠던 탓에 악어가 집에 돌아오면 열광적으로 춤을 추며 반가워 한다. 그 둘은 점점 친해지는데 이 때까지의 줄거리를 보다보니 문득 <몬스터 주식회사>라는 에니메이션영화에 나오는 설리(괴물)와 부(어린아이)가 생각났다. 이 책에서 악어에게 오리는 잡아먹는 존재였지만 둘이 친구가 되었듯이 설리에게 부는 에너지를 얻는 도구였으나 둘은 친구가 되지 않던가..
아이들은 악어가 출퇴근 도장을 찍어주는 시계 달린 기계를 처음 보는지라 그게 무엇인지 궁금해 하기도 했는데 에니메이션 풍으로 그려진 오리도 귀엽고, 덩달아 춤을 추는 모습의 악어도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모습이다. 그리고 악어네 집에 걸려 있는. 악어가 섹시한 포즈로 길게 누워 있는 그림은 어떤 화가의 유명한 그림을 연상시킨다.^^ 길을 잃은 오리가 어느 식당에서 다른 악어에게 잡아먹히게 된 상황의 그림을 보면서 잠시 웃기도 했는데, <톰과 제리>에서 친구가 되기로 한 제리가 다른 고양이에게 잡아 먹힐 순간에 톰이 구해주는 장면이 연상되었기 때문이다. 그 때 제리의 입에도 쟁반에 놓인 오리처럼 사과가 물려 있었다.
마침내 악어가 오리에게 오리공장의 진실-오리들을 살찌워서 날지 못하게 하고는 결국 잡아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오리는 곰곰히 생각을 해보더니 그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한다. 자유로운 남쪽 나라로 날아가기 위해 <날지 못하면 죽는다!> 이런 표어를 붙여 두고 다양한 방법으로 살 빼는 작전에 돌입한 오리들... 제목에 왜 <치킨 런>을 언급했는지 아시리라~. 줄넘기도 뛰고, 사우나 기계에도 들어가고, 에어로빅, 역기 들기, 달리기, 윗몸 일으키기, 런닝 머신 등등 오리들은 온갖 방법으로 살을 뺀다. 그리하여 마침내 악어에게는 맛있는 음식재료가 될 오리들이 하늘을 날아 간다. 이를 본 악어들이 씩씩~거리며 화를 낼 때 슬퍼하는 한 마리의 악어가 있었으나, 그 악어에게는 오리 친구와의 이별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리는 친구를 두고 떠날 수 없어 비행기표 두 장을 가지고 와 악어와 함께 남쪽 나라로 떠난다. 아하! 이 장면에서 작은 아이는 속아버렸다. 비행기 바깥에 날고 있는 오리가 친구 오리인 줄 알았던 것이다. 웬지 이상해 보이는 악어가 비행기 안에 타고 있으니 잘 살펴보자~. ^^ 따뜻한 섬에 도착한 오리들이 정말 멋진 한 때를 보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부럽기만 하다. 아, 근사한 바닷가에 놀러 가봤으면... 살까말까 망설이다 접어두었던 책인데 이번에 결국 구입해버렸다. 이 책을 재미있게 보는 아이들을 보니 잘 샀다는 생각이 드는데, 덕분에 나도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책만 사주는 멋진 엄마이지 않느냐고 큰소리를 뻥뻥~ 쳤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