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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망초를 생각하며
외국에서 들어온 식물을 식물학에서는 외래식물 혹은 귀화식물이라 하는데, 국경을 넘나드는 사람이나 물류가 늘어남에 따라 거기에 섞여 이동하는 식물도 많아지고 있다. 그 가운데는 인간의 요구에 따라 강제로 거처를 옮겨야 했던 식물도 있다. 원예용으로 들어온 진귀한 식물이 그 한 예인데, 그 가운데는 쉽게 싫증을 내는 변덕스런 인간의 심리에 따라 얼마 뒤 인간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것도 있다. 또는 인간의 지나친 관리 아래에 있어야 하는 꽃밭이 싫어서 스스로 인간으로부터 도망을 쳐서 잡초가 된 것도 있다. 소위 이스케이프 잡초 Escape Weef라 불리는 잡초가 그 것이다.
개망초도 그런 이스케이프 잡초 가운데 하나로 지난날 원예용식물로서 아메리카에서 들여온 풀이다. ‘핑크 플리베인’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일본에 소개가 됐을 때는 개망초도 꽃집에서 원예용 꽃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던 풀이었다. 그러나 그런 화려한 생활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꽃집에 새로운 꽃들이 자꾸 밀려들면서 개망초는 언제부터인가 사람의 눈길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꽃집에서 쫓겨난 개망초에 붙은 별명은 놀랍게도 가난뱅이 풀이었다. 몰락한 집 정원에 돋아나는 풀이라는 말이 퍼지며 사람은 개망초를 꺼리기 시작했다. 또한 우리나라에는 일본에게 부산과 인천이 강제로 개항이 되면서 그리고, 경의선과 경부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부둣가와 철도주변에 이 꽃이 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대로 나라가 망하면서 망국초 또는 철도꽃이라 불렸다고도 전해진다.
이런 험담과는 정반대로 6월말 한창 꽃이 만개할 지음에 TV에서는 개망초 꽃을 계절의 아름다운 풍물로 자주 소개하곤 한다. 개망초의 학명은 ‘Erigeronannuus’. 개망초는 본래 북미, 필라델피아의 대지에 피는 들꽃이었다. 기구한 운명에 농락당하며 길고 고달팠던 시기를 넘어 이제 개망초는 동아시아의 들판에서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밭으로 자꾸 세력을 넓혀가는 개망초를 사람들은 미워하기 시작했다. 해로운 잡초로 여기고 박해를 가하기 시작했다. 제초제에 의한 구축이 시작된 것이다. 그래도 개망초는 이에 지지 않았다. 제초제와 싸움을 계속하는 사이에 제초제를 맞고도 살아 남을 수 있는 돌연변이 개망초가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다가 개망초는 미세종자를 아주 많이 생산할 수 있고, 종자에 관모가 있어 어디든 날아 갈 수 있으며,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때문에 급속히 퍼져가게 된 것이다.
외국에서 들어온 곤충은 그나라의 생태 질서를 파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점은 식물도 마찬가지다. 외래식물 또한 그땅의 자연 질서를 파괴한다는 점에서는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외래 식물은 꺼름칙한 식물로 취급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적어도 개망초에게는 죄가 없을 것 같다. 그들은 인간한테 강제로 붙들려 와 낮선 땅에서 열심히 살 길을 찾고 있는 데 지나지 않는다. 생태 질서를 파괴하는 자는 결코 그들이 아니다. 진짜 범인은 피해자인 양하고 있는 우리 인간이다. 개망초의 성공 스토리를 어느 누가 비난할 수 있으랴
덧붙여 전남에는 학교마다 다문화 가정의 자녀가 늘고 있습니다. 개망초를 돌아보면서 이들이 한국사회의 당당한 주인으로서 살 수 있도록 충분한 배려와 도움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함께 떠올려 보는 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참고 : 풀들의 전략(2006)과 다음 블로그(난향처럼향기로운방) |
첫댓글 개망초가 피면서 나라에 망쪼가 들었다고, 개망초라는 이름이 붙혀졌다네요...
군락으로 흐드러지게 피는 유월엔 서양의 안개꽃을 연상하게 하는 이쁜꽃인데 말이죠..
도시로 떠난 시골 빈집에 제일 먼저 피는 잡초가 개망초인건 확실한것 같아요..
서울 근교엔 서양등골나물 이라는 외래종 꽃이 생태교란을 시킨다고 제초제 등살에 혹사당하고 있습니다.
국화과에 속하는 서양등골나물은 가을에 피는 개망초같은 존재예요..번식력 강하고.
생존력 짱짱하고..그야말로 다문화 가정의 주역이 된듯한 풀인데..희고 깨끗한 이꽃은 음지에서도 잘자라는
끈질긴 꽃이랍니다..순수 우리 토종식물들의 생태가 위험하다는것이 제거하자는 이유인데..
토종과 외래종의 도입시기와 차이점이 조금 애매하긴합니다.
여수에 있는 외딴섬에 개망초가 가득피어 있고 주변의 파란 하늘과바다가 너무 어울려
매년 아는 선생님과 들꽃 구경을 갔던 생각이 나서 실었습니다.
그리고 해빈님은 저 보다 훨씬 개망초에 대해서는 깊이있게 아시는 군요. 감사합니다. 새해 더욱 건강하세요
이고개 저고개 개망초꽃 피었대
밥풀같이 방울방울 피었대
낮이나 밤이나 무섭지도 않은지
지지배들 얼굴마냥 아무렇게나
아무렇게나 살드래
누가 데려가 주지 않아도
왜정때 큰고모 밥풀주워먹다
들키었다는 그 눈망울
얼크러지듯 얼크러지듯
그냥 그렇게 피었대 양순님이 올린 개망초 꽃 노래가사 입니다. 함께 보듬어주는 세상이 되길 바라면서
보통 본디 식물보다 못한 다른 식물에 '개-'를 붙이고, 비슷하게 생긴 식물에 '너도-'를 붙인다고 하니
열심히 사는 그린을 배우기 위해 ‘개그린’이나 ‘너도그린’으로 필명을 바꾸어 볼까. ㅎㅎ
개그린이 어울리겠찌? ㅎ
악~ 그린님, 그건 너무 심해요!
'나도그린'이면 몰라두요.
문희옥 샘은 걍 '나는블루'로 하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