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느지막히 길을 나서서 동선이 가까운 곳인 오목천 차량이 쏙 들어가는 자리로 갔더니
공사차량이 왔다갔다 하여 금호강으로 방향을 선회한다.
더븐데 오늘도 땀꾀나 흘리겠네.
고생보따리를 둘러메고 양손 가득 짐발이를 하니 맥이 탁 풀리지만 의지의 낚수꾼은 전을 펼친다.
좀 긴대로 8대를 펼려고 마음 먹었는데 받침틀을 설치하고 나니 바람이 불기 시작하여
청태가 이리저리 떠다니고 원줄이 바람에 흩날려 6대만 거총한다.
낚시에는 해롭지만 시원해서 좋다.
구름에 살짝 숨어 지나가는 비행기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배웅하는 초승달
잘 다녀오시게~
찌불을 밝히고 컵라면 한사발에 커피 한잔
이젠 짬낚의 루틴이 되어버린 조촐한 식단(?)이다.
어스름할 무렵에 좌측 두번째 찌가 쓰윽 오르더니 마치 누군가를 찾는 듯이 수면위를
두리번 거리는 찌의 모션을 포착하여 챔질~
초릿대를 이리저리 휘저어서 모델급은 될 줄 알았는데 쬐끔 모자랄 듯
찌불은 빛나고 강물은 어둠속에서도 쉼없이 흘러가는데 문득 행운유수(行雲流水)란 말이 떠오른다.
떠도는 구름과 흐르는 물처럼 자유롭고 유유자적하게
말로는 쉽지만 결코 쉽지 않는
어쩌면 허상같은
구름이 버지자 초승달과 태백성이 가로등 켜진 안심교를 내려다 보고 있다.
초저녁에 몇 차례 입질이 들어와 오늘은 손맛을 많이 보려니 생각했건만
밤이 깊어가도 바람은 자질 않고 입질은 끊기고
바람이 많이 불어 모기가 덤비지 않아 좋았다.
자정무렵에 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