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야기-
준서의 부모님은 준서와 은서 사이를 끝까지 반대하고.....병원에서 혼자
쓸슬히 있던 은서....곁에서 병간호를 하던 태석은 아버지가 위중하다는 말
을 듣고 잠시 갔다 온다며 서울로 올라간다.
이제 마지막이란 걸 느낀 은서는 혼자 추억의 바닷가로 향한다.
그 바닷가에서 있었던 추억들을 회상한다.
은서가 있던 병실을 찾은 준서...은서가 없어진걸 알고 바닷가로 향한다.
바닷가 저 멀리서 혼자 앉아 석양이 진 바다를 바라보는 은서..... 그 모습
을 바라보고 있던 준서.... 은서에게로 다가간다.
인기척을 느낌 은서....준서인줄 직감한다.
은서: 으휴...얘가 아픈데 몸 생각은 안하고 이 추운 바닷가를 왔냐....이
생각했지?
은서: 나랑 같이 오자구 하지...이 생각했지?
은서는 뒤에 서있는 준서를 보며 미소를 짓는다.
준서: 너... 여기 있을줄 알았어....
은서: 여기....... 이...바닷가 잊어버릴까봐...오빠하고 있었던 추억이 담
긴 곳이잖아....
준서: (애처럽게 바라본다)....오랫만에 오빠가 그림 그려 줄까....?
은서: ..............
준서는 나무 막대기로 모래 사장에 그림을 그린다.
[빽 뮤직# 가을동화]
준서: 다그렸다...
은서: 이게 모야?
준서: 모긴 너지....
은서: 이게 나야?
준서: 왜? 이상해?
은서: ...(대답대신 미소로...)
준서: (미소를 지으며)역시 이상한 건가....
모래사장 위에는 커다란 나무 한 그루가 그려져 있다.
한참 바다를 바라다보는 사이에 해가 저물어 주위가 캄캄해 진다.
준서: 춥지 않아?
은서: 응...괜찮아....
준서: (몸을 낮춰 앉으며) 자!
은서: (피식 웃으며 준서에게 업힌다.)
준서: 이제는 잘 업히네....
은서: .....마지막....일지도 모르니까.....
준서: .....(애써 참는 눈물)
은서를 업고 모래사장을 걷는 준서...
준서: 은서야...너는 내가 첫 번째라고 했지....
은서: .....응....
준서: 지금도...아직 첫 번째야?
은서: (아무말 없이 고개만 끄덕인다.)바보 당현한걸 물어봐...
준서: 나 원래 바보잖아.....
은서: 치....
준서: 은서야?
은서: 응? 오빠?
준서: ..............나도...나도 너가 첫 번째야.....오래전부터....그랬
어....
은서: .........(준서에게 기댄다)
어두어진 밤.....
은서를 업고 등대에 도착한 준서...
등대 계단에 나란히 앉은 은서 준서....
준서는 추워하는 은서에게 옷을 벗어준다.
은서: 오빠?
준서: 응?
은서: 오빠는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 싶어?
준서: 나? 나는...(한참을 생각하는 준서)....나무....
은서: 치..모야.....(웃는다)
준서: 아냐....진짜 나무가 될꺼야.....
은서: 따라하지마아....
준서: (미소를 짓는다)
은서: (밤하늘을 보며) 아...별 참 아름답다..그치 오빠...?
준서: 그러네....
은서: 오빠 그거 알아?
준서: 뭐?
은서: 저기 저렇게 반짝이는 별이 우리 눈에 저렇게 아름답게 보이는 별이
말야.....이미 우리가 보기도 전에 이미 사라졌을 수도 있데....
준서: 정말?...그럼 저 별 두 사라지면 어떻하지.....(별을 바라보며 웃는
다)
은서: (준서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숙이며 마음속으로...) 오빠...나두 이
제 오빠에게 사랑을 줄려고 하는데 ...사랑이 오빠에게 가려고 하는데 오빠
에게 가기도 전에 별처럼 먼저 사라져 버리면 어쩌지? 응? 어떻해 오빠...
(은서의 눈물이 뺨으로 흐른다.)
준서: (은서의 마음을 모르는 준서) 음...은서야...우리 오랜만에 고해나
해볼까?
은서: (서서히 준서에게 기댄다)
준서: 음..제가 은서에게 잘 못한건..................우리....은서를 혼
자 두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미국으로 떠날 때........ 은서가 아파할때......은서를 혼자 두었다
는 것입니다.(서서히 힘이 빠지는 은서를 느끼며 눈물을 흘리는 준서) 그
런 은서는 저에게 힘들다는 내색 없이 잘 살아 주었습니다.....(울먹이는
준서) 그런 은서를...그런 우리 은서를.....이제 다시 떠나 보내 야 합니
다...(준서에게 완전히 기댄 은서....준서 눈물이 흐른다) 하지만...용서같
은 건 빌지 않겠습니다...왜냐하면....이제는... 이제 다시는 은서 혼자 외
롭게 하지 안을 거니까요...항상 제가 곁에서 지켜 주겠습니다.......영원
히....
차가운 겨울 바닷가 모래사장에 커다란 나무 두 그루의 그림이 비춰 진다.
다음날...서울에서 돌아온 태석....은서가 없어진 것을 알고 준서의 집을
찾아 간다.
준서의방...그러나 안에는 아무도 없다....창가로 다가가던 태석....준서
와 은서의 컵을 만진다.
그러다가 그만 은서와 준서의 컵이 떨어져 깨진다.
불길한 예감을 느낀 태석.....주서와 은서가 온 바닷가로 향한다.....
한참을 찾던 태석....저 멀리 등대에 서로 기대인채 잠든 은서와 준
서......아름다운 모습.....그러나 그들은 다시 깨어 나지 않았다.
아무말 못하는 태석.....태석의 눈에 눈물이 맺혀 떨어진다.
그렇게 잠든 은서와 준서를 상자에 담아온 태석....
바닷가에 뿌린다....
태석: 야! 윤준서...너 참 나쁘다...나뻐...너 혼자만 보려고 데려 간거
야...그런거야...은서야.....다음에...다음에 다시 태어나면.....내가...
너 오빠하면 않될까?..그러면 않될까?..응? 은서야....그러자...그렇게 하
자.(태석의 눈에 다시 눈물이...)
태석이 뼈가루를 뿌릴 때 마다 은서와 준서의 지난 추억들이 한컷 한컷 지
나간다.
점점 멀어지는 카메라....멀리서 백사장에 그려진 나무 그림과 태석을 배경
으로 막을 내리는 가을동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