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의 생계 현실분석과 대안- 추교회목사(아산교회)

[유정호]

농어촌교회 목회자들의 생계 현실분석과 대안
추교화(아산교회 목사)


한국 농촌 진단
이 땅에 목회자로 살아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짐은 무겁다. 여기에 생계의 위협까지 받아야 한다면 더욱 고통스럽다. 부름받아 신학교를 가서 열심히 공부하고 나니 오갈 곳이 없어 농촌에 있음이 아닌데도 그렇다. 나름대로 소명감을 가지고 젊었을 때는 의욕도 넘쳐서 이것저것도 해 보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당장 눈앞에 있는 생계의 위협을 어떻해야 하나? 이제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고민해 보려 한다.
한국 민족의 뿌리는 농어촌이다. 그 뿌리가 한국의 근대화의 경제 성장을 가져왔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이 근대 산업사회의 발전은 저곡가, 저임금 정책으로 농촌 인구의 도시 유입으로 이루어졌다. 50년대 80%였던 농촌 인구가 현재(2003년)는 15%일 정도로 도시로 이주를 하였다. 농사를 지어봤자 수지타산이 맡지 않기 때문이다. 농촌에는 아이들이 끊어진 곳이 많고, 현재 젊은이들이 거의 없다. 50대면 젊은이로 불려진다. 이제 힘없는 노인들과 여성, 병든 사람들이 농촌을 지키고 있다.
지금 한국의 농촌은 고사 직전에 놓여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농촌 인구의 고령화, 여성화, 병약화로 당연한 일일 것이다. 농사지을 의욕을 상실한 이들만 남았다. 조금 의욕과 힘(지식, 근력)이라도 있으면 지금이라도 도회지로 나가려 한다. 지나친 노동량과 최악의 노동환경과 노력의 댓가는 고사하고 본전도 못 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농약중독과 여러 가지 사고 또한 비일비재하다. 82년도 보건원 보고에 따르면 82%가 농약중독자이고, 이 중에서 30.8%는 당장 요양치료를 받아야 할 형편이라고 한다. 농촌 인구의 감소로 식량 자급률이 30%대에 이르고 있다. 결국 하루에 한 끼를 빼면 수입 먹거리로 해결하는 셈이다. 현재 다른 나라들은 식량을 무기화하는 조짐마져 보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농업이 무너지면 국민 경제의 기초산업이 무너지게 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어려워지고, 정신문화 전통의 뿌리가 뽑히고, 식량 안보가 문제가 된다. 식량이 모자라면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약점이 되는 것이다. 식량을 외국에 의존하면 운송과정 중에 부패를 막기 위해 또, 눈에 보기 좋게 하려고 우리 몸에 해로운 방부제와 채색제를 많이 첨가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국민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것들은 먹고 나서 당장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애석하게도 무섭게 오염되고 농약 절임을 한 농축수산물을 먹어도 건강상의 문제가 10년, 20년, 30년 아니면 후손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그 심각함을 피부로 느끼지를 못한다. 그런데도 지난 2월 16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의 조약이 국회를 통과 하였다. 칠레는 포도수출 세계 1위, 자두 2위, 사과·배·키위 3위 등 과실 수출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나라이다. 과일 재배 농가의 파산은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다. 과일의 한 부분이 도태되면 다른 과일로 재배가 몰려 결국 함께 도산한 과거의 도미노 현상을 보는 듯하여 가슴이 미어지다 못해 찢어진다.
이제 우리나라 농촌은 농민은 없고 농촌 노동자만 남게 될 것이다.

한국 농촌 교회의 현실 진단
이 농촌에 뿌리를 두고 있는 교회는 농촌인구의 감소로 문을 닫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또한 농촌의 목회는 노인 목회, 여성목회, 장애자목회, 병약자 목회, 노동자 목회가 되어 가고 있다. 이것은 결국 경제력이 떨어지는 교인들로 재정적 빈곤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1989년에 한국 교회 수가 35,000교회이고 그 중 10,000여교회가 농촌에 있었다. 이 중에 60% 정도가 미자립 교회라는 것이다(참고 김근영, “한국 농어촌 미자립교회에 관한 연구”, 월간목회 1989, 11월호). 예장 통합의 경우 전국 교회 6,928개 교회에 농어촌에 2,973교회, 이 중 년 예산이 2,000만원 미만이 교회가 1367개 교회에 이른다(2002년 현재) 이 2,000만원 미만이 교회의 생계비 지원이 91억이 지원됐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3,000만원이 되어야 겨우 자립을 할 수 있다. 예장 통합 충남 노회를 보면 세례 교인 1인당 년 100만원의 헌금을 한다고 보고, 30명 미만이 교회가 전체 178개 교회 중 56개 교회나 된다. 약 30% 가까이 된다.

현 한국교회가 지향하는 것의 문제점
그런데도 대형 교회를 추구해야 하는가? 아니 긁어모으면 지금보다는 더 모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성장 컴풀렉스에 걸려서 교회다운 교회가 불가능하게 된다. 여기서 교회다운 교회란 하나님의 임재와 그 분이 베푸시는 은혜를 경험하며 삶으로 고백하면서 영광을 돌리며, 그러기 위해서 모이고 파송을 받아 세상으로 나가게 하는 곳을 말한다. 오늘날 교회가 믿음을 빙자하여 힘을 가지고자 몸부림 치고 있다. 즉 더 큰 교회를 못 만들어서 혈안이 되어 있다. 여기에 무슨 나눔과 섬김이 있겠는가? 아니 겉으로는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것도 자기 과시의 한 방편으로 삼고 있으니까. 교회가 잘 되어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줄 안다. 그래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많은 사람들을 교회로 끌어 들인다. 다른 교회를 다니더라도 상관없이 내 교회로 오면 전도했다고 한다. 큰 것은 좋다(?). 큰 것이 진리이다(?)를 외치고 있다. 생명의 본질은 성장이다(?). 이것을 못하면 무능력자라 한다. 초대교회는 외형적 성장보다는 복음으로 사람이 자유를 얻고 생명이 풍성해 지도록 하는데 힘썼다. 관심이 교회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복음과 사람에게 있었다. 예수 믿는 것이 고난과 박해, 순교이기에 일상의 축복과는 별개로 마음의 평안과 축복을 찾아 카타쿰을 찾아 예배를 드리며 살았다. 숫자에 의지하는 성장은 육의 권세를 지향함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의지하는 것이므로 물질주의이다. 하나님의 은혜를 상대화 하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재벌의 원리와 대형교회의 원리가 매우 비슷함이 이를 말해 준다. 한국 교회는 그 동안 근대화 과정에서 한국형 자본주의의 특수를 타고 물신주의와 기복신앙을 기반으로 세계 기독교 역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성장의 신화를 이룩했다. 한국 교회가 외형적 성장을 경하할 일이다. 그러나 교회가 많아지고, 복음이 전파되면 될 수록, 사회가 건강하고 맑아져야 정상일 것인데 반대로 교회가 많아지고 교인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도 사회가 악해지고 모순과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이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다.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고백한다면 우리는 지체로서 충실히 살아야 한다. 그런데 오늘의 교회들은 서로 분열하다 못해 못 죽여서 안달하고 싸우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최근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기독교의 현상을 보면, 언론의 단골로 등장하는 복지시설, 기도원, 등에서 벌어졌던 폭력과 비리를 넘어 목회자의 윤리 문제-교인과의 성적 문제, 교회 재정 유용 문제등-가 제기된다. 이제 기독교는 사회의 공신력의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교회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한은 나눔과 섬김은 뒷전으로 밀려나는 것이 당연한 모르겠다. 교회의 본질인 선교가 바로 섬김과 나눔인데 말이다.
여기에 아사 직진의 농촌에 위치한 목회자들의 생활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장에 한계가 있는데다 예수님 오실 때까지 자립할 수 없는 교회도 많다. 어는 서울 대형교회 목사가 이런 말을 했다. “양평에 가면 해장국집이 있는데 식사 때면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린다. 서울에서도 가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목회를 한다고 왜 사람이 안 모이나? 설교를 못하기 때문이다. 설교를 잘해봐라. 맛좋은 해장국 먹으러 양평까지 차타고 가는데 좋은 설교 들으러 시골로 안가겠는가?” 참으로 한심하고 화나게 하는 말이다. 그럼 자기가 설교를 잘 하기 때문에 대형 교회가 되었다는 말인가? 그렇게 키웠으니 어떻겠는가? 또 “목회 못한 것들이 큰 교회를 비판한다. 그러면서도 “꿈을 크게 가져라. 목회하면서 지지리 궁상을 떠는 목사들 보면 어딘가 문제가 있다. 그런 목사들이 꼭 큰 교회 욕하면서 뒤에서는 큰 교회 찾아가서 손 벌린다. 그게 뭐하는 짓이냐?”(기상 2004, 02 42쪽, 박영철의 글에서 인용).

농촌 미자립 교회의 생계 문제 대안 찾기
이제는 함께 사는 공동의 목회로 도시와 농촌 교회가 형제로 사는 원칙적인 것이 돼야 한다. 농촌의 한 교회 목회자의 생계와 자녀 교육을 책임지는 모습이 되어야 한다. 이것만이 아니다. 목사가 수입을 위해 직업을 갖는 것이 합법화 되어 교인들도 받아들여야 한다. 교회에서 생계를 책임지지 않는데 목회자라고 물먹고 이쑤시며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지금은 부분적으로 농사짓는 목회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목사의 농사가 거부당하지 않는 제도가 필요하다.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농사나 다른 부업을 통해서 생계를 꾸리면서도 얼마든지 주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지 않은가? 목회자의 부업을 합법화하고 이를 지원하여야 할 것이다. 신학교에서 자비량 목회 교육을 실시함이 바람직할 것이다. 열심히 생활 전선에서 일하며, 주의 말씀과 목회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도 은혜를 받고 은혜를 갚는 길은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