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말 다양한 야채가 많이 나오잖아요..."라는 시민(interviewee)의 말을
"야채는 일본말이죠, 채소라고 고치겠습니다. 예 채소가... " 라고 기자(interviewer)가 고친다. 방송에서 종종 듣는 대화다.
생각보다 '야채'라는 말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을 일상에서 자주 만나게 된다.
도대체
---야채: 일본말
---채소: 우리말
이런 공식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나물 채(菜)+나물 소(蔬)=우리말?
---들 야(野)+나물 채(菜)=일본말?
'野菜'가 일본에서 만든 일본한자라면
몰라도 분명 野菜는
중국에서 만들어진 중국 한자다.
그러니 야채는 중국 기원 한자어다.
우리말이다.
애석하게도 세종대왕께서 15세기에
"어린백성"을 위해 훈민정음을 창제하시기 전까지 우리 민족의 기록문자는 漢字에
의지한 한문이었다.
《직지(直指)》를 비롯한 《삼국유사》나 《삼국사기》 《승정원일기》 《조선왕조실록》... 헤아릴 수 없는 자랑스런 기록유산들이 한문으로 쓰여있다.
심지어 "훈민정음"이라는 말마저도
한자어로 구성된 낱말이다.
어차피 동아시아역사에서 漢字를 배제, 배격, 거부, 부정하고서는 기록유산은 차치하고, 말도 글도 어렵다. 아무리 우리말로 '채소'라고 쓴들 한자어 연원이 어딜 가겠는가?
외솔 최현배선생의 주장처럼
'이화여자대학교'를 "배꽃계집큰배움터"라고 일일이 풀어서 사회적 소통을 무시할 것인가?
다시말해, '야채'는 일본말이 아니고 그 뿌리는 중국이다. 그러니까 우리말 가운데 대분분 (약70~80%, 학자들마다 달리 주장)을 차지하고 있는 한자어의 하나일 뿐이다.
반일, 항일정신도 좋지만 애먼 야채를
무조건 노재팬 딱지 붙여 일본말로 오인 사격하는 것은 유감이다.
일본말 야채(野菜、やさい)도 엄연히
중국에서 들어간 한자어이기 때문이다.
'채소'의 순우리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나물, 푸성귀, 남새...라는 순우리말로 쓰면 될 일이지 굳이 "일본어라서"라는 낙인을 찍어 채소로 고치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