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쑤 우리 고장 축제 한마당 - 충북 제천시
청풍호반과 월악산을 품고 있는 제천은 강원·충북·경북 등 3도의 접경지로, 자생약초의 집산지이자 일조량이 풍부하고 석회암 토양까지 갖추고 있어 고품질 약초 생산지 알려져 예로부터 3대 약령시장의 한 곳으로 손꼽히고 있는 도시다.
‘한방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지난 9월 16일부터 31일 동안 열리는 제천국제한방바이오엑스포는 단순히 눈으로 보는 박람회가 아니라 한방의 효과를 오감으로 느끼고 체험하면서 무병장수의 꿈을 실현시켜준다.
미래한방관에 들어서면 환경 오염, 패스트푸드, 스트레스 등 건강을 해치는 여러 문제점을 짚어 보고 암, 아토피, 비만 등 현대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며 치료의 근본 원리와 접근 방법을 배우게 된다. 얼굴 사진을 찍어 컴퓨터가 체질 분석을 해주고, 피부영상분석기를 통해 신체 건강 나이를 측정할 수 있으며, 자신의 얼굴 사진을 입력시키면 미래의 자녀 얼굴까지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약초탐구관에서는 산과 들, 물가에 흔히 볼 수 있는 약초는 물론 아프리카, 아마존에서 공수해 온 400여종의 약초를 비교하며 그 효능을 터득하게 된다. 약초의 특징과 실물 사진, 실물 표본뿐 아니라 대나무통에 약재가 담겨 있어 촉감을 느끼고 향기까지 맡을 수 있어 약초 공부에 도움이 된다. 특히 제천 특산 약초인 황기를 온몸으로 느끼는 건강샤워부스 체험을 마치면 머리가 상쾌해진다.
조선시대 한의원의 모습을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전통 한의원은 약재 제조 과정, 의약 기구까지 전통 의학을 볼 수 있고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추천한 명의가 진료는 물론 약재까지 처방해 준다. 중풍, 관절, 한방내과, 부인과, 사상체질 등 현대판 허준의 명쾌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진료를 기다리면서 족욕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체험장을 갖추고 관람객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너른 평상과 수세미 터널까지 조성해 놓았다.
세계전통의학관에서는 아마존 전통 치료법·희귀 치료법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외국의 대체 의학법을 체험해 볼 수 있으며, 특히 아마존 건축물인 ‘말로까’에 들어가 남미의 전통주택을 구석구석 살펴볼 수 있다.
한방생명과학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테마관은 4D영상관으로 입체안경을 쓰고 마이크로 비행선을 타고 인체 속으로 들어가 우리 몸의 구조와 기능을 살피면서 한의학의 신비를 체험을 하게 된다. 스토리에 따라 좌석이 움직여 영화를 보고 나면 온몸이 개운해진다.
2층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애니메이션과 인형, 퀴즈와 놀이식으로 꾸며져 있어 신나게 놀다 보면 자연스레 한방 상식을 터득하게 된다.
엑스포 기간 동안 특별전인 ‘꼬질꼬질 엽기과학 체험전’까지 볼 수 있다.
국제발효박물관은 막걸리, 과실주, 식혜 등 발효식품의 우수성을 배우고 유리 부스에 들어가 일본의 쿠사야, 중국의 취두부, 한국의 삭힌 홍어 등 독특한 냄새를 맡으며 발효 음식 체험을 하게 된다. 지하에는 세계 각국의 맥주와 건강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술이 전시돼 있다.
어린이한방놀이터는 오감으로 약재를 즐기면서 노는 공간이고, 한방미로공원은 향나무 미로를 헤매면서 약초와 친숙하게 된다. 20m 높이의 전망대는 한방엑스포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포인트다.
한방음식관에서는 제천에서 개발된 황기잎과 오가피잎 등 4가지의 약초가 들어간 약초비빔밥 약채락(7000원)은 물론 황기순대, 약초도토리묵무침, 약선오삼불고기 등 제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약선요리를 접하게 된다.
엑스포극장에서는 악극 <울고 넘는 박달재>와 뮤지컬 <허준>, 한방패션쇼, 콘서트 등 다채로운 문화 공연을 만날 수 있다.
의림지·배론성지 등 주면 명소도 둘러볼 만
의림지는 삼한시대에 축조된 김제 벽골제, 밀양 수산제와 함께 현재까지 남아 있는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저수지다. 충청도를 가리키는 호서(湖西)라는 말도 여기서 비롯된 이름이다. 축조된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구전에는 신라 진흥왕(540~575년) 때 악성 우륵이 용두산에 서서 흘러내리는 개울물을 막아 둑을 만든 것이 이 못의 시초로, 지금은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했던 우륵정이 복원돼 있다.
의림지 제방에는 수백 년 묵은 소나무 군락과 버드나무 숲인 제림을 배경으로 주변에 영호정과 경호루와 같은 정자와 누각이 서있고 제비바위·용바위·홍류정지 등이 호수와 어우러진다.
겨울철에 잡히는 공어(빙어)는 담백한 맛의 횟감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순채는 임금의 수라상에 올릴 만큼 유명한 별미다.
첩첩산중 계곡에 숨어 있는 배론성지(043-651-4527, www.baeron.or.kr)는 그 산세가 마치 배 밑바닥 같다고 해 불린 이름이다. 1801년 신유박해 때 많은 천주교인들이 배론 산골로 숨어들어 옹기 장사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했다. 황사영은 당시 박해 상황과 천주교도의 구원을 요청하는 백서를 토굴에서 집필했으며, 1855년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 배출을 위한 성요셉 신학교를 이곳에 세웠다.
현재 토굴과 신학교가 복원돼 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유학생이자 두 번째 신부가 된 최양업 신부의 묘소가 성지로 조성돼 있다. 굳이 천주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조용한 산책길을 거닐면서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봄직하다. 산자락을 붉게 물들인 가을 단풍이 좋고 단풍철이 지나면 수북이 쌓인 낙엽을 밟는 호사도 누릴 만하다. 배 밑바닥 모양을 하고 있는 최양업 신부 기념 대성당의 천정도 이채롭다.
배론성지 초입에서 신림 쪽으로 가다 보면 깎아지는 절벽 위에 탁사정 정자가 아스라이 서 있다. 암반을 적신 물이 반원을 그리며 하얀 모래사장과 송림을 만들어 내고 있다. 도보 3분이면 탁사정 정자에 오를 수 있으며 이곳에서 내려다본 장쾌한 풍경도 볼 만하다.
<식당 정보>
- 개미식당: 약초순대전골/ 043-643-5093
- 대보명가: 제천약초밥상/ 043-643-3050
- 묵마을: 채묵밥/ 043-647-5989
- 박달재손두부: 두부 전문/ 043-652-3488
- 청풍호청정한우: 한우/ 043-647-9485
자료 제공: 한국관광공사(www.visitkorea.or.kr)
글·사진: 여행작가 이종원·제천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