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를 제대로 여행하기 위해선 최대한 길게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비싼 교통비를 생각해서라도 2·3일의 일정으로 머물다 가기엔 아쉬움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유람선 일주와 4륜 택시를 타고 일주도로를 한바퀴 둘러본 후 여유시간을 이용해 도동항 좌우 산책로를 거니는 것으로 마치 울릉도를 다 둘러본 것으로 여긴다면 이는 울릉도의 반의 반도 보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일년 중 맑은 날이 50일에 불과한 울릉도에서 탁 트인 망망대해와 해안절벽, 그리고 주변 섬들이 그려내는 절경과 형언할 수 없이 맑은 바다색을 감상하고 싶다면 넉넉한 일정을 잡아두는 편이 좋다.
울릉도는 출발 전 일정 계획을 세우고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성수기에는 배편 예약이 우선이며 기간이 정해지면 세부 일정 및 여행 형태에 따라 숙박까지 미리 확보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도동항 주변은 어촌 마을의 활기를 보여주며 다양한 먹거리, 여행의 편리 등을 제공하는 한편 단체 여행객이 많고 교통 수단의 출발지인 만큼 다소 번잡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면 도동항을 벗어나면 그림 같은 해안 절경을 품에 안은 숙소도 찾을 수 있으며 나리분지처럼 깊은 산속에서 무수히 많은 별과 함께 밤을 지새울 수도 있다.
울릉도에서 천혜의 비경으로 아직 숨겨둔 곳이 있다면 아마도 내수전 일출 전망대에서 섬목으로 이어지는 트레킹 코스와 섬목에서 천부까지 이어지는 해안 일대일 것이다. 내수전 전망대로 이어지는 오르막 입구에 내수전 해수욕장이 위치하고 있는데 울릉도에서 수심이 낮고 파도가 약해 안전한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울릉도에 위치한 해수욕장은 모두 몽돌 해수욕장이며 백사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대부분의 해수욕장이 계곡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야영이 가능하고 스노클링 장비가 있다면 맑은 물 속 물고기 떼를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르막 도로로 접어들어 7백m 지점에 내수전 약수터가 있는데 탄산 맛이 나는 약수로 목을 축이고 계속 오르면 도로가 끝나는 지점이 나온다. 우측 산길을 따라 10분 정도 올라가면 내수전 일출 전망대에 도착하고 좌측 널찍한 산길로 접어들면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내수전 일출 전망대에 올라서면 우로는 저동항, 정면에는 죽도, 좌로는 관음도와 섬목(선창포) 일대가 그림처럼 펼쳐지는데 특히 맑은 날 독도를 관측하기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전망대를 내려와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하면 울릉도 원시림 산림욕의 독특함을 맛보게 된다. 트레킹 코스는 완만한 내리막으로 시작해서 다시 완만한 오르막으로 끝이 난다.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중간 지점에 약수터와 계곡이 있으니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가지는 것이 좋을 것이다.
트레킹이 끝나는 지점에서 시멘트 포장이 된 죽암으로 향하는 아랫길과 선포마을과 섬목으로 이어지는 윗길이 나온다. 어느 길을 택하든 해안일주 도로까지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되도록이면 해안일주 도로가 끝나는 섬목으로 내려가는 쪽이 나을 것이다. 오르막길을 잠시 오르면 선포 마을에 도착하게 되는데 오래된 집들이 하나같이 텃밭을 품고 듬성듬성 앉아있는 모습이 정겹다.
선포마을에 들어서서 시멘트 도로를 따라 걷다가 처음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향하면 해안일주도로 선포마을 정류장에 도착하게 되고 우측으로 향하여 5분 정도 걷다보면 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정면 너와집 우측 비포장 길은 선창으로 연결되는 산길로 연결되며 오른쪽으로 향하면 해안도로 정류장으로 향하는 윗 갈림길과 다시 만나게 된다. 특히 윗 갈림길과 만나는 지점에서 1백m 정도 내려 가다보면 반대편에 시멘트 포장길이 나오는데 이 길을 따라 20분 정도 오르막을 오르면 숨겨진 전망대가 나온다. 예전 헬기 착륙장으로 울릉도 주민들도 잘 모르는 절경을 만날 수 있다.
다시 걸음을 돌려 섬목 방향 비포장 내리막 산길을 내려오면 내수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았던 끊어진 일주도로에 도착하게 된다. 끊어진 일주도로 위에는 작은 매점 하나와 험준한 해안 절벽을 배경으로 수만의 갈매기 떼를 감상 할 수 있다. 여기서부터 천부마을까지 일주도로는 관광객을 태운 4륜 택시만이 가끔 다녀갈 뿐 인적이 드물어 울릉도 내 그 어느 바다보다 투명한 에메랄드 빛 바다를 감상할 수 있으며 연이어 드러나는 관음도, 삼선도, 딴바위의 절경은 한없이 머무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관음도를 지나면 바로 딴바위와 함께 죽암 해수욕장을 감상 할 수 있다. 죽암 해수욕장을 지나 다시 두개의 섬 근처로 가면 세 개로 나뉘어 지는 삼선암을 만나게 되고 송곳산을 배경으로 천부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천부마을에서 버스를 타고 울릉도 일주도로를 지나 도동으로 돌아 올 수도 있으며 서둘러 나리분지로 향하여 다음날 성인봉 등산을 계획 할 수도 있다. 물론 송곳산 뒤에 위치한 추산마을에서 여장을 풀고 끝없는 망망대해와 송곳산 절경을 배경으로 울릉도의 밤을 보낸다면 힘들여 울릉도에 온 보람을 백배 더 충족시켜 줄 것이다.
|
첫댓글 잘둘러 보고 갑니다...
잘봣어요~~ 빨리 가고픈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