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간의 다이빙을 무사히 마치고
하루 더 여유를 두었다.
보수적으로 안전을 위해서 비행기 오를 시간을 하루 더 뒤로 한 것이다.
덤으로 얻은 이 하루
맘 것 바다수영을 즐기려고 예정된 여행일정이기도 하지만
늘 들렀던 알로나비치를 피하고
한적하지만 바다 속 아름다운을 간직한 돌호비치로 납셨다.
바로 코 앞의 바다로 들어만 가면 공짜로
체력이 허락하는 한 얼마든지 그 기쁨을 누릴 수 있다.
덜 아니면 불허된 해변인지는 모르겠지만
관광객들이 없고
해상투어 배들도 없고
다이빙용 배도 1척밖에 안 보였다.
그저
이 해변을 잘 아는
이곳에서 장기간 머무는 외국인들, 한국인들
소수들만이 즐겨 찾는 곳인 듯 싶다.
백사장위로 코코넛야자나무 숲에는
바로 근처에 사는 가족들이 모여 도란도란 거리고
주위엔
양인지 염소인지 여러 마리가 쭈글뜨리고 앉아 쉬고 있다.
그 앞으론 암탉과 병아리들이 먹이를 찾아 다라 안으로 모여들고...
그냥
특별한 아름다움도 없는 평범한 바닷가
사람의 손길이나 정성도 없는 무심한 자연의 바닷가이다.
오토바이는 수영하면서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세워놓았고
옷 보따리는 어디에???
바로 옆 유럽인 같은 백인과 그 아이들의 짐을 풀어놓은 그 옆 자리에
슬그머니 배낭과 옷가지를 두었다.
첫 입수차 들어가면서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유럽인이지만 이곳에 정착한 초로의 수영객
아들 딸 모두 함께 스노클링을 즐기고 있었다.
오늘이 일요일로구나...
나에게 친절하게 알려주신다.
저 앞 부이가 경계선이라고
그 앞은 절벽으로 깊은 바다가 열려있단다.
그곳까지 가야 바다 속 멋진 산호를 볼 수 있다고...
아이들의 스노클링 마스크도 벗겨서 보여준다.
얼굴전체를 가린 가면 같은 마스크
정말 안전한 스노클링 장비로고...‘
그런데 마스크 벗은 딸아이의 얼굴은 유럽인도 필리핀사람도 아니었다.
혼혈이 저렇구나....
우리 집도
큰 아들네의 집안도 그런 그림을
이제 세상은 활짝 열리고 인종도 개방되고 있나 보다.
이제 나도 바다 속 구경을 해봐?
허술한 준비 탓에
제대로 즐기긴 어렵고
수중촬영도 힘들게 되었다.
그래도
체력이 허용하는 한
안전하게 바다 속 세상을 들여다보자...
물때가 썰물이다.
서서히 물이 빠지니 그나마 다행
두 차례나 들락거리며 드넓은 바닷가를 홀로 탐닉했다.
점심때가 되었다.
하늘은 더 뜨겁게 내리 쬐고
속이 비니 맥을 쓸 수가 없다.
이 근방 필리핀식당에서 요기를 할까?
겨우 일주일 지났는데 된장찌개가 생각난다.
이번엔 한 번도 한식이나 외식을 한 적이 없다.
까지 것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원더라군 한국식당이 있다.
음식맛도 솜씨도 괜찮다.
다만 현지식이 아닌 우리 한식은 유난히 비싸다.
한국에서라면 당연한 값인데
그 가격에도 여기서는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래도 한 끼만큼은 우리식 된장찌개를 묵자~
역시 우리 맛은 속이지 않았다.
된장찌개 하나만 달랑 주문해서
맛나게 먹고 사실 요즈음 이것도 양이 넘친다.
위장이 쫄아들었나?
입맛이 사라졌나?
언제부터인가 여하튼 식사량이 많이 줄었다.
다시 스쿠터를 내달려 돌호비치로 돌아왔다.
해변엔 아무도 없다.
아까 유럽인 가족들도 가버렸고
저 앞에 몇 현지 아이들 물놀이
더 멀리 고기 잡는 필리핀 해남들이 보인다.
필리핀 해남?
뾰족한 송곳 같은 것
달랑 하나에 다라와 부이
팡글라오섬의 어부는 이렇게 고기를 잡고 있다.
다른 것은 하나도 채취하지 않고
물고기만 잡았다.
내가 봐도 성게나 다른 물질거리도 보인데...
저렇게 잡아서 밥벌이가 될까?
가족들 부양할 수 있을까?
지레 걱정되지만
보홀섬의 해남은 환하게 웃어주었다.
사실 나는 바닥의 산호들
조금이라도 망가질까봐 발을 바닥에 디딛지도 못하고
스노클링 장비도 안 갖춘지라 엎드려 오래 버티지 못했다.
허기사 수영만 즐기려면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도
그 순간에는 우째 바다 속 풍경에만 집착했는지 모르겠다.
요즈음 이런 현상이 잦아서 근심이 깊어만 간다.
사고나 판단의 영역이 단순해지고
미련하고 답답한 행동하기 일수이다.
행여
보홀에 다시 오면
꼬옥
다시 한 번 찾아서
바로 조 앞 부표로 경계선을 그어놓은 곳
바다절벽까지 가 보아야한다.
수영이나 스쿠버다이빙이 아닌 스노클링으로...
모래사장으로 나와 잠시 쉬었다.
구름과자도 즐기고
목도 축이고...
홀로 앉아 잠시 휴식 겸 생각에 젖는다.
다들 뭔가 좇아서 열심히 살아간다.
누가 봐도 이룰 만큼 이뤘는데도 즐길 생각도 즐길 줄도 모르고
오로지 그 한 길에 매달린다.
생각의 틀을 바꾸면 남은 인생이 더 풍요로울 수 있지만
다들 자신들이 엮어 놓은 울타리를 벗어나질 못한다.
나는 참말로 팔자 좋다.
어찌 보면
이 순간 순간 한 순간이 내겐 가장 소중한 시간일 수도 있지...
멈출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시간
체력은 방전됐지만
내일을 기약할 수 없으니
한 번 더 들어가 들여다보자~~~~
누가 보장하겠는가?
이 땅을 이 바다를 다시 찾을 수 있다고...
첫댓글 여행에는 관광하는사람
사진만 댑다찍는사람
인증샷만 찍는사람
사색하는사람
직접여행지를 몸소체험하는사람
오죽님의 화이팅넘치는 여행이 부럽고 다소 욕심도 납니다
체력 정말 대단하십니다
한계를 넘어섰습니다. 당분간 건강 체력관리에 집중합니다. 아무래도 체력이 떨어지면 체중이라도 줄어야 하지요. 이제 2키로 줄였는데 2키로 더 줄여서 배타고 먹고 자고 스쿠버 다이빙 즐기는 여정을 준비중입니다. 술도 그리 즐기던 반주도 딱 끝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