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세우고 9일동안 집단휴가
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1위 신문용지 제조기업 전주페이퍼가 경기불황 여파로 여름휴가 기간에 맞춰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전주페이퍼는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7일까지 약2주간 전주,청원 두 곳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과거에도 전주페이퍼가 시장 수급 요인에 따라 일시적으로 조업을 중단한 적은 있지남 집단 후가와 연계해 영업일 기준으로 9일이나 공장 문을 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정도 가동 중단이면 사실상 감산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전주페이퍼의 이번 조치는 수요 감소와 용지 가격 하락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신문용지 시장은 정체된 반면 제조업체들의 생산성은 향상되고 있어 고질적인 공급과잉에 시달려 왔다"며 "단가도 지난해에 비해 ㅍㅇ균적으로 12~15% 떨어져 주요 기업들은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주페이퍼의 실적은 2013년 매출 7392억원, 당기순이익은 126억원으로 비교적 양호했으나 지난해에는 매출이 6543억원으로 급감하고 순손익 역시 167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감산과 함께 전주페이퍼는 200명을 목표로 희망퇴직도 추진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회사 관계자는 "수요는 줄고 가격도 떨어져 지난해 수익이 적자로 전환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장 가격 인상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1차적으로 고정비 절감을 위해 가동중단과 희망퇴직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주페이퍼는 과거 외환위기 직후와 2006년 한 차례씩 총 두번의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국내 신문용지 시장은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전주페이퍼는 이 중 52%를 점유하며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대한제지(21%) 보워커코리아(15%) 페이퍼코리아(12%)가 뒤를 잇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5년을 정점으로 신문용지 수요가 정체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전주페이퍼는 신문용지 사업의 한계를 내다보고 약 5년 전부터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열병합발전소1호기가 가동 중이며 2호기도 내년 완공을 목표로 설립 중이다. 당초 전주페이퍼가 2010년 열병합발전소 1호기를 만들 때만 해도 돈을 벌기보다 내부적으로 발생하는 폐열을 재활용하려는 취지가 강했다.
하지만 온실가스 감축정책이 강화되면서 바이오매스로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에 팔아 연간 200억원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거두는 등 돈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2기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며 "계획대로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있어 향후 회사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전력 26만MW 규모로 지어지는 2호기는 완공되면 500억원가량의 EBITDA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