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조지 오웰, 민음사, 2003.
3대 디스토피아 소설은 헉슬리<멋진 신세계>, 예브계니 자먀찐의 <우리들>, 조지 오웰 <1984>이다. 디스토피아는 유토피아의 반의어이다. 디스토피아는 부정적인 암흑세계의 픽션을 그려냄으로 현실세계를 날카롭게 비판하는 사상을 가리킨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의 <1984>(1949)는 1948년에 완성되고 1949년에 발표했다. 이 작품은 전체주의에 대한 깊은 혐오와 비판정신을 담고 있는 문학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조지 오웰은 필명이다.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er Blair)로 스코틀랜드계 영국인이다. 스코틀랜드계였던 그는 이튼칼리지에 들어갔으나 차별을 겪는다. 영국의 통치하에 있었던 버마(미얀마)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하며 식민지의 상황을 그대로 보고 경험한다. 핍박받는 사람들을 보면서 깊은 회의를 느낀 조지 오웰은 5년간의 경찰생활을 접고 영국으로 돌아와 부랑아 생활을 시작하며 글을 쓴다. 대표작으론 <1984>,<동물농장>이 있다. 그는 정치 이데올로기의 환멸을 끊임없이 작품 안에 증언했다.
조지 오웰은 1999년 BBC조사에서 지난 천 년간 최고의 작가 3위 안에 들었고 2009년 뉴스위크지 선정 <1984>는 최고의 명저 2위 안에 들었다. <1984>는 정치적으로 후세에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원제목은 ‘유럽의 마지막 사람’이었으니 출판사가 밋밋하다고 생각해 책을 완성하는 단계에서 <1984>로 숫자를 바꿨다고 한다.
소설의 무대는 1984년 영국이다. 세계는 오세아니아, 유라시아, 동아시아라는 3대 전체주의 국가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 세 나라는 끊임없이 전쟁을 벌인다. 당은 영국사회주의로 줄여 영사라고 부른다. 영원불멸한 존재 ‘빅 브라더’를 내세워 당원들을 감찰한다. 당원들을 제압하기 위해 사상결찰, 마이크로폰, 헬리콥터 같은 것을 등장시킨다.
주인공은 윈스턴 스미스로 39살이다. 승리맨션 7층에 거주하며 과거엔 아내도 있었다. 오른쪽 발목에 정맥류성궤양을 앓고 있고 진리부 건물에서 일을 한다. 어느 날 고물상에서 노트 한 권을 구입하고 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곳에서 일기를 쓰는 일은 위험한 일이다. 발각되면 사형이거나 25년형을 받는다.개인의 생각을 표현할 권리가 없다. 그러나 오브라이언은 27살쯤 된 검은 머리 여자를 만나고 난 후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진리부에서 그가 맡은 일은 과거를 지우고 바꾸는 일이다. 윈스터는 각종 문서를 교체하는 일을 한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해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p.53)가 당의 슬로건이다. 당은 현실을 제어한다. 신어로 그것을 ‘이중사고’라고 한다.
‘이중사고’는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것, 진실을 훤히 알면서도 교묘하게 꾸민 거짓말을 하는 것, 철회된 두 가지 견해를 동시에 지지하고 서로 모순되는 줄 알면서 그 두 가지를 동시에 믿는 것. 논리를 사용하여 논리에 맞서는 것. (...) 잊어버려야 할 것은 무엇이든 잊어버리고 필요한 순간에만 기억에 떠올렸다가 다시 곧바로 잊어버리는 것.(p.53)이다. 예를 들어 비행기를 당이 발명했다고 적혀있는데 스미스는 예전에 비행기를 봤다. 그러나 이런 사실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당이 발명했다면 철저하게 그렇다고 믿어야 한다. 윈스터는 믿을 수가 없다. 자신의 생각 안에는 분명 어릴 때 본 비행기에 대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당은 모든 것을 통제한다.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이라는 구호아래 주도면밀하게 권력을 유지한다. 이중사고로 역사를 날조하며 구술기록기, 이분간 증오. 구어를 신어로 바꾸고 표정죄를 적용시킨다. 24시간 텔레스크린에 감시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텔레스크린은 수신과 송신을 동시에 하며 작은 소리도 낱낱이 포착한다. 텔레스크린이 존재하는 한 어디에도 숨을 길이 없으며 사생활은 불가능하다. 조금만 이상행동을 보여도 곧 처벌받는다.
전체주의가 어떻게 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고 말살하는지 조지 오웰은 윈스터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전체주의에서 개인은 부속품이며 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서만 존재한다. 여기에 복종하지 않는 개인은 극심한 고문 후에 아무도 모르게 증발시켜 버린다.
인간의 속마음...진실까지 조정당할 수 있을까. 전체주의는 모든 걸 통제함을 보여준다. 사람의 정신과 마음까지도 통제한다.
<서평-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