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가다-강원 인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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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배조건 최적… 주산지 급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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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 강원인삼농협의 인삼매장에서 여직원이 인삼을 포장하고 있다. 홍천/박원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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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사북 지촌마을에서 인삼을 재배하고 있는 유모씨(56)는 지난 6월 인삼을 수매하고 평당 19만8천원의 높은 소득을 거뒀다. 이는 전국평균 수입(7만1천원)의 2.78배로 거의 3배를 육박하는 고소득이다. 지난 여름 춘천 사북 지내마을의 인삼 재배농 평균소득도 평당 16만5천원을 넘어섰고, 춘천 서면 방동마을의 평균소득도 평당 15만5천원을 기록했다. KT&G(구 강원인삼공사)가 생산하는 인삼가공 건강식품인 '정관장'의 원료 20%는 강원산 인삼이다. 인삼하면 금산인삼과 강화인삼을 최고로 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금산은 이제 인삼 생산지 보다는 인삼시장으로 더 유명하고, 강화도 그 유명세가 옛날같지 않다. 반면 지력을 바탕으로 인삼산지가 북상하며 강원도가 인삼 주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6년근 인삼은 전국적으로 도내가 유일하다. 대부분의 지역이 4년, 5년근을 생산하고 있으나 도내산은 6년근이 대부분이다. 춘천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대구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홍천 분기점에 못미쳐 도로변에 '6년근 홍천인삼'을 알리는 대형 홍보판이 눈에 들어온다. 바야흐로 강원인삼이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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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소·위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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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군 홍천읍 상오안리 박제혁씨의 인삼재배지. 그는 이 곳에서 모두 3천500평 규모의 인삼농사를 짓고 있다. 홍천/박원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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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9년 설립된 강원인삼농협(조합장 김운영)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도내 인삼 재배지는 약 2천700여개소로 2천900여명의 인삼 재배농들이 9만3천230ha에서 강원인삼을 재배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홍천이 최대 산지로 1천여명의 농민들이 930여개소 2만7천588ha에서 인삼을 재배중이고 이어 횡성(1만4천434ha), 원주(1만2천485ha), 춘천(9천545ha), 철원(9천425ha), 영월(8천595ha), 화천(3천385ha), 양구(3천189ha), 정선(2천359ha), 평창(2천221ha) 등 10개 시군에서 인삼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는 홍천 127개 농가를 비롯 철원, 횡성, 춘천, 영월 등 모두 405개 농가의 107.7ha에서 53만3천458kg의 인삼을 생산해 이 가운데 52만2천687kg을 수매해 모두 191억6천여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전국적으로 주요 인삼산지는 충북, 전북, 강원도 등의 순이다. 전통적으로 인삼 주산지로 손꼽히던 강화, 금산, 풍기지역 등은 해가 갈수록 인삼경작이 줄어들고 있다. 반면, 도내는 경작면적과 경작인구 등을 기준으로 볼때 전국에서 10%를 웃돌며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6년근 인삼의 경우는 전국에서 최고, 최대의 산지로 KT&G 수매물량의 20%를 충당할 정도로 그 비중이 중요해지고 있다. 강원인삼농협 이철호 전무는 도내가 인삼산지로 부상하는 것과 관련, "인삼은 산지의 지력(地力)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작물"이라고 전제하고 "전통적인 인삼 주산지의 지력은 해가 갈수록 약해지는 반면 도내는 그동안 인삼재배가 많이 이뤄지지 않아 새로운 인삼 주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도내는 오염되지 않은 최고의 청정지역으로서 화학비료 대신 유기농 재배법으로 인삼을 경작하고 있어 다른 지역의 인삼과 차별화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강원인삼은 더구나 대부분의 식재 면적이 계약재배여서 농가에게 안정적인 고소득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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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안·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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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은 세계 최고의 우리나라 대표 농산물 가운데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최근들어 웰빙(well-being)의 붐을 타고 고급 건강식품과 한약재, 의약품 등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며 인삼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인삼은 더구나 한정된 농지에서 노령자와 부녀자 등의 노동력을 활용하면서도 고부가가치의 전통 농산물로 자리매김하며 중요한 농가 수입원이 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인삼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우선 원료 생산기반이 붕괴되고 있고, 내수시장과 유통에서 후진성을 아직까지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게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인삼의 의학적, 건강학적 효능에 대한 연구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육종연구 역시 미흡한 실정이다. 또한 중국, 캐나다, 호주산 인삼이 국내외 시장을 잠식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나 우리 인삼에 대한 수출과 홍보전략도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중국의 경우 지린성(吉林省)에서 국내와 같은 방식으로 인삼을 생산해 가공까지 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의 인삼 산업은 숙련된 노동력이 부족한 가운데 농촌의 임금마저 상승하며 재배농가의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강원인삼농협을 비롯한 생산자들은 이같은 대내외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마련 등을 중앙과 지방정부 등에 촉구하고 있다. 인삼 농가들은 우선 인삼의 효능 등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국가 주도의 체계적인 공익 연구기관 설립을 건의하고 있다. 특히 구 담배인삼공사가 민영화된후 대부분의 연구진이 개인기업의 연구소에서 그 명맥만을 이어갈 뿐이다. 경작연구에 대한 지원도 시급한 실정이다. 일례로 그동안 인삼연초연구원에서 사용하던 시험연구용 토지도 그 활용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국가가 직접 나서 고려인삼을 한국의 문화유산으로 해외에 홍보하고 기록유지와 보존도 병행할 경우 우리의 인삼은 국내외 시장에서 그 위상을 지킬 수 있다는 여론이다. 강원인삼농협 김운영 조합장은 "강원인삼을 비롯 우리의 인삼은 역사적으로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귀중한 자원이지만 이를 지켜 나갈 수 있는 국가차원의 지원이나 홍보가 미흡하다"며 "체계적인 연구와 홍보 등 인삼산업 진흥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남궁창성 cometsp@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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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운영 조합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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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9년 설립된 강원인삼농협을 이끌고 있는 김운영 조합장과 이철호 전무는 강원인삼이 전국시장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평당 소득이 전국 최고를 기록하는가 하면, 홍삼 상품인 '정관장' 원료삼인 6년근 인삼의 20% 이상이 도내산이라고 자랑한다. 김운영 조합장은 "지난 6월 인삼수매 당시 도내산 인삼의 평당 소득이 전국 평균의 3배 정도를 육박했다"며 "강원인삼이 전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산 인삼은 특히 청정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유기농법에 의해 재배되면서 시장에서 인기다. 이철호 전무는 "전국적인 인삼 주산지들은 지력이 약해진 반면 도내산 인삼 재배지는 아직 좋은 토양을 자랑하고 있어 우수한 자연환경과 함께 인삼 재배지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이에따라 인삼을 재배하겠다는 농민들과 외지에서 인삼재배를 위해 도내를 찾는 농민들도 많다"고 소개했다. 강원인삼농협은 올해 불발에 그쳤지만 도와 홍천군 등의 지원을 받아 대규모 인삼축제를 준비했다 수해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했다. 인삼농협은 청정한 자연환경과 4계절이 뚜렷한 최적의 자연조건에서 자라난 강원인삼이 축제 등을 통해 전국 시장에 홍보될 경우 현재의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원인삼농협은 지난달 15일 이미 ISO 9001 인증을 획득하고, 인삼 가공식품의 다양화 등 경쟁력 제고를 서두르고 있다. 현재 '홍삼', '활력홍삼', '인삼제리' 등을 상품화한데 이어 가공식품을 20여가지로 확대할 계획이다. 최근들어 전국적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선식 시장에도 인삼 가공식품을 활용해 도전할 방침이고 다양한 인삼 환(丸)제품과 팩(pack) 제품을 상품화하기로 하고 현재 관련설비를 도입중에 있다. 김운영 강원인삼농협 조합장은 "외국산 인삼마저 우리의 인삼시장을 잠식하고 있지만 강원인삼은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위기의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줄 수 있는 대체작물로 인삼에 대한 도를 비롯 일선 시군의 관심과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궁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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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일 : 2003-12-23 1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