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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하는 부자경매(in부산)
 
 
 
카페 게시글
남연님의 길따라가기 스크랩 개꿈 - 장산 계곡 야생화 산책
남연(이술헌) 추천 0 조회 67 15.06.13 21:06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장산 계곡에 피어있는 야생화들을 구경하러 산책을 나가봅니다

새벽이 영영 돌아올 것 같지 않은 지난밤의 지독한 안개를 지나고

아직 안개는 남아 있지만 내 누님같고 내 이모님처럼 푸근한 접시꽃이 춘천의 아침을 열고 

색고운 씀바귀가 새초롬하게 인사를 합니다

풀섭에는 토끼풀과

져가는 영산홍과 

망초가 객을 맞이합니다

망초는 경술국치 이후에 보인다고 해서 망초라고 하기도하고

군왕이 이 꽃만 보다가 국사를 등한시해서 나라가 망했다고 하기도 하지만

꽃의 자태에 비해 이름은 많이 폄하되어 있습니다   

개미도 불러 들이는 것을 보니 메꽃도 꿀을 제법 생산하는 모양입니다

망초와 금계국 군락지 사이에는 

붉은 토끼풀도 보입니다

금계국

춘천에는 심한 가뭄 속에서도 물이 제법 흐릅니다

잘가꾼 산책로를 따라

달개비도 구경하고

  흰색 루드베키아도 구경하고

금계국 군락지 지나고    

철이른 쑥부쟁이도 구경하고 

 패랭이 꽃을 지나

 

대천 호수공원에 도착합니다. 잉어가 많아 먹이를 던지면 우르르 몰려오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산책로 주변에 예쁜 장미꽃을 심어 두어 걷기가 제법입니다 ^^ 

 

한참동안 구경하다 계곡으로 들어섭니다

이 계곡은 장산의 억새밭 부근의 샘터에서 발원되어

목장터를 지나면서 본격적으로 계곡이 되는 데 윗편의 장원폭포쪽은

지형 자체도 제법 신비한 느낌이 듭니다. 

아래서 부터 계곡만 따라 올라가면 대천공원 입구에서 장원폭포까지 50분쯤 소요됩니다 

오랫동안 군부대 때문에 개방되지 않아 깨끗함이 유지되어 왔고 

계곡자체도 제법 수려해 근교에서는 제법 괜찮은 계곡으로 통합니다

계곡 주변으로 산책로를 잘 정비해 두었기 때문에 노약자들도

계곡을 구경하며 신록을 즐기기에는 그저 그만입니다^^  

  

 

  정비를 해서 보기는 깔끔해졌지만 환경적으로는 별로인 것 같습니다.

전에는 그리도 많던 야생화가 지금은 거의 사라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인공적으로 물놀이를 위해 보를 만들고 바닥을 평평하게 만든 것들이

인간에게는 좋을 지 몰라도 자연 생태계에게는 별로인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만나는 구시폭포입니다. 이름의 어원을 찾아보았지만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산책로가 정비되기전에는 이 곳은 숨어있었기 때문에 모르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조금 윗쪽편에 있는 장산의 대표 선수인 양운폭포입니다.

길가에 있고 예쁘기 때문에 장산하면 양운폭포를 떠올릴 만큼 대표선수가 되었지요

한참 놀다가 체육공원쪽에서 장원폭포쪽으로 갈까말까 망설이다 그냥 내려갑니다. 

기린초도 구경하고

산수국도 구경하고

이쪽편에서 양운폭포 한번 더 구경하고

처마에 달린 풍경 한장 찍어봅니다. 전에는 물고기였는 데 바뀌었군요

제법 규모가 큰 폭포사 입니다

백합

초롱꽃

포대화상

까치수영

작은 것을 보고 큰 것을 능히 헤아림이 현자이니

작은 물을 보며 현자 흉내도 내보고   

생태공원으로 와서 연꽃 구경도 합니다

왼쪽은 노랑가시연인 것 같은 데 멀리 있고 다 피지도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

  

창포도 보고 불두화도 구경하고 

오랫만에 나비도 구경합니다.

어릴 때는 나비가 참 많았는 데

요즘은 나비 보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괭이밥과 여름 코스모스

약모밀과 석류도 바라보고 

담벼락에 떨어진 장미 꽃잎을 바라보며 산책을 마칩니다 

동백만 처연한 줄 알았는 데 장미꽃잎도 처연한 느낌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개꿈

 

 

문득 주변을 돌아 보니 탁한 잿빛의 바다위를 지나는 배를 타고 있었다.

배는 곧 어릴 때 자주 왔던 영도 다리 뒷편인 듯한 곳에 도착했다.

 

널판지로 된 발판을 건너 부두위로 내리니 찬 바람이 불어

을씨년스럽고 사람도 한명 보이지 않았다. 

내려서 주변을 돌아보니 거리는 영화에서나 보았던

핵전쟁으로 파괴된 음산한 건물들이 줄지어 있었다

 

멀리 배낭을 맨 여자처럼 보이는 사람이 보여 발걸음을 빨리해서 따라갔지만  

부서진 계단처럼 보이는 건물의 잔해 부근에서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잔해 부근을 올라서 보면 멀리 보일 것 같아 올라보니

앞으로 작은 담장이 있었고 그 담장을 지나면

그 너머 바다가 보일 것 같은 영도 이송도의 축대위 집 같이 느껴졌다. 

 

집들의 벽 사이로 난 골목길로 뒷모습만 보이는 무속인 느낌의 아저씨 한분이 지나간다. 

무작정 따라가다 보니 나무로 된 발처럼 생긴 문이 보여 

젖히고 지나가니 길은 점점 좁아지며 나중에는 몸이 끼어 지나갈 수도 없어 

돌아 나오니 담위에 나이 마흔정도의 도인 차림의 남자가 말을 걸어온다 

"그 화장실에는 왜 들어 가셨나요?"   

"..."

"..."

어떤 말이 오갔는 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보다 몇년은 더 수련을 하셨으니 선배님으로 모시겠습니다"라는 말은 기억난다

 

안내를 하는 70년대의 좁고 지저분하고 미로처럼 꼬불꼬불하게 느껴지는 길가에는 

술집 작부 느낌의 여자가 말을 걸어 오지만 기억 나지는 않는다.

어느새 주변이 트이는 공터 부근에 도착을 했다.

끝까지 안내하겠다는 도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혼자 길을 걷다 보니

앞쪽으로 해무가 굼실거리는 바다가 몽롱하게 보이는 절벽위에 서 있었다.

 

이송도의 축대위의 느낌이 들었다 

경치를 찍기 위해 사진기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사진기를 꺼낸 기억은 없지만 도인이 있던 곳에서 두고온 것 같아 

다시 돌아가다 보니 길위의 평상에 카메라가 보였다 

내것일까? 하고 집어 들어 보니 비슷하지만 내 것이 아닌 고급카메라였다.

제자리에 그냥 두고 젊은 도인이 있던 그 집부근에 도착하니

그 젊은 도인이 카메라를 들고 전해주려고 막 나서는 참이였다.

그 집에 있었지만 누군지 모르는 어떤 여자와 많은 말을 나누었는 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길 끝까지 가면 뭐가 있지요?" "흰 등대가 있어요!" 

불현듯 그 곳에 왠지 모를 서글픔을 비추는 흰 등대가 있었다는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곳을 가기 위해서는 험한 절벽을 클라이밍했던 기억이 살아난다.

무명암의 마지막 송곳바위 같기도 하고, 천화대 릿지의 왕관봉 느낌도 드는,

오래전에도 몇번이나 가슴 졸이며 올랐던 기억이 되살아 난다

그 때와 마찬가지로 친구들과 함께 와야겠다는 생각도 나지만 

한번도 실행에 옮긴 적도 없다는 기억도 함께 떠오른다 

 

오줌을 누다보니 화장실 벽에 붙은 시계가 새벽 5시를 지난다.

 

평소에 꿈을 꾸지 않는다.

아니 기억하지를 못한다 

여태껏 기억나는 꿈은 없어서 

뭔가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닌 지 하고

곰곰 기억을 되돌려 보았지만  

아무른 의미를 찾지 못하겠다. 

꿈이 기억 나는 이유를 모르겠다

 

https://youtu.be/nnd1mwH5a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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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5.06.14 11:18

    첫댓글 시인이십니다... 새벽이영영돌아올것같지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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