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더운 여름날 서울 전철을 탔다.
약냉방 칸이 있었다.
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처음에 '약냉방'이라고 해서, "아, 그럼 강냉방 칸은 또 따로 있나보다.."
요래 생각하고.. 나중에 강냉방 칸을 찾아보리라.. 마음먹었는데.. 나중에 아무리 뒤져봐도 강냉방 칸은 없었다.
내가 어리석었지.. ㅋㅋ..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냥 약한 냉방이라고 설명해놓은 거였겠지.. 에구..
우리는 왜 '약' 어쩌구 하면 반사적으로 '강' 어쩌구 하는 대목을 떠올릴까?
하지만 전적으로 내 잘못만은 아닌 듯도 싶다.
<이 칸은 냉방을 약하게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럼 뭐냐?
다른 칸은 냉방을 강하게 가동하고 있다..? 즉 강한 냉방 칸도 있다..고, 일단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나 같이 더위 많이 타는 넘은 더더구나.. ㅋㅋ.. 그야말로 얼씨구..인데.. ㅎㅎ
<냉방을 안 하는 칸도 있습니다> <-- 이런 생각은 도무지 떠오를 리가 없을 듯하다.
오로지 '강 아니면 약'으로 구분해서 생각할 게 뻔하다.
왜냐하면.. 더운 여름에 냉방을 서비스해주는데.. 더위를 비교적 안 타는 또는 덜 타는 사람을 위해서
냉방 서비스 해주는 공공 전철이니.. 안 해줄 리는 절대로 없을 테고.. 해서 일부러 생각해서 '이 방은 약냉방입니다'고
친절히도 안내하였으니 당연히 저 방은 '강냉방입니다'라고 상정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를까나..(맞나? 아님 말고..) ㅋㅋㅋ
* * *
그 후..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얼마 전에 또 서울 전철을 탔는데..
옆에 중년의 남녀가 대화를 나누는데..
지방 방언을 쓰면서 나누는 말이.. '저쪽에 보니 약냉방이라고 써 있던데.. 몸에 좋은 약을 쓰는가보다.. 어쩌구,,'
하는 말이 들렸다.
허....ㄹ... '약'을 藥으로 생각했구나.. ㅎㅎ.. 이 사람들 어디 아픈 사람인가? 아니면 건강을 무척 챙기는 사람들인가?
아니면 그냥 약과 가까운 환경의(직업 등) 사람들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혼자 실소를 금치 못했다. ㅎㅎㅎ
그렇다고 내가 일부러 좇아가서 설명까지 해줄 상황도 아니었으니.. 혼자 웃을 수 밖에.. ㅎㅎㅎㅎㅎ
(오로지 한글만을 사랑하겠다는 점에도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弱' 이라는 한자를 어디 감히 공공장소에서 쓸 용기를..융통성을..여유로운 발상을......? 언감생심..?)
(괄호 치고 병횽해서 넣어주면 큰일나나..?!)
..
(전에 자동차 타고 울산으로 올라가는데.. '서울산;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어라.. 서울 山이 여기에 왜 있지?...)
(그것도 '서 울산' 이라고 띄어 써주었으면 금방 알았을 텐데.. '서울산' 이라고 붙여써놓았으니 나 같은 멍텅구리가..)
(우찌 대번에 알아묵을 수가 있었을까.. ㅎㅎㅎ.. 이래서 또 한번 실소를 금치 못했다는...ㅋㅋㅋ)
얼마 전 최근에..
서울 전철을 또 탔는데.. 승객이 많았다.
마침 양보석이 눈에 띄었다.
ㄹㄹㄹㄹㄹ
분명히 노약자에게 '양보해주세요' 라고 써 있었디.
내가 일부러 그 앞에 가 서 있었다. 어찌 하나 보려고.. ㅋㅋ.. 늙으면 심뽀가 고약해지는 건가..? ㅋㅋㅋ
근데 이 '후레'(?)자식들이 못본 척.. 일곱 넘이 하나 같이 못본 척.. 휴대폰만 딜다보고 있다.
'내 짐작이100% 맞았구나..' '틀림없네..' .. '내 자식도 이럴까..?'.. '헐... 자신 없네... 허.....ㄹㄹㄹㄹㄹ'
나의 짐작이.. 나의 예상이 정확하였음을 확인만 하고 그냥 돌아서서 맞은 편 저쪽으로 물러나주었다.
주었다..가 아니라.. 패배하여 패퇴를 당하였다.. ㅎㅎㅎ
뭐 일부러 저 넘들 보라고 저 윗사진(이곳의 일곱개 좌석은...... 권고문 찍은 사진) 바로 앞에까지 바짝 다가서서
촬영을 하는데도.. 이것들이 대가리를 아래로 계속 처박고 있다, 폰 딜다보는 듯이.. 뭐 실제로 보고 있기도 했을 것이다.
한번 딜다보면 빠져드는 것이 IT 기기 아니겠는가..? 누굴 탓하랴..? ㅎㅎㅎ 현대과학문명을 탓해야 하겠지..? ㅎㅎㅎㅎㅎ
고개를 아래로처박고 있는 모습도 사진 찍어두었는데(찍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더만..ㅉ).. 나중에 삭제해버렸다.. 꼴보기 싫어서.. ㅎㅎ.. 보기 좋은 사진도 많은데 그런 거 두고 보면 정신건강에도 안 좋겠지요? ㅋㅎㅎ ^^*
스마트폰 열풍의 현장입니다.
양보석에 앉아서..
위에 그리고 옆에 박혀있는 글귀가 부끄럽습니다.
저걸 왜 써붙였는지......? 아새끼들 지키지도 않을 걸......?!
첫댓글 국민의 건강을 끔직히 생각해주는 나라 아닌감? 내년 3월부터 버스정거장에서 담배를 피우면 과태료 10만원이라는 광고뒤에 "우리 모두 건강을 위하여 흡연을 삼갑시다"라고 하는 걸 보면 간접흡연으로 남의 건강을 해치면 괴태료를 내는게 아니라 제 건강을 해치면 과태료를 내라 는 거 아닌가? (버스안에서 글을 올리는
ㅎㅎㅎ.. 맞는 말씀이여.. 제 건강 위해 안 피워야 하는데 피우면 과태료 10만원.. 그런 식이라면 자살하는 넘은 죽은 다음에 최소 벌금 1억원은 내야 되겠소이.. ㅎㅎㅎ
제대로 광고를 하려면 "디른 사람들이 간접흡연으로 해를 당하지 않도록 합시다" 정도라야 왜 과태료를 물리는지 그 이유가 그나마 알려질 텐데, "건강을 위하여 흡연을 삼갑시다"라니 정부가 국민 건강을 끔찍히도 생각해주는 것 아닌가 착각하게 만드는 폭.
또 한가지는, 지금까지 몇달 동안 그 광고를 들으면서 꼭 한 번 "2012년 3월 1일부터"라는 말을 들었는데, 내가 꽤나 귀가 어두워서가 아니라 느닷없이 "...년 3월 1일부터"하고 나오니 알아들을 방법이 없다오. 정거장 안내도 잘 들으라고 "딩동댕"하고 주의를 집중시킨 후에 알리는데 말이요.
'느닷없이' 란 말을 들으니 생각나는 건데.. 우리말의 맹점(?)이 누가 언제 어디서 어쩌구...한참 시부리다가...특히 뉴스에서.. 어쩌구저쩌구..하다가.. 느닷없이... <죽었습니다>..... 듣는 나는.. 엥? 누가? 언제? .. 하지만.. 이미 그 뉴스는 지나갔고..ㅋㅋㅋ... 뭐시.. 다음은 사망사고 뉴습니다.. 또는 누가 죽었습니다. 어제 즉 몇 일 몇 시 어디서..운운.. 하면 귀를 쫑긋하고 들을 텐데.. 동사가 맨 뒤에 나오니... 우리말은, 듣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동사가 나올 때까지 계속 긴장하고 들어야 한다는 말씀... 6하 원칙에 따라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 어떻게...하는데.. 우리 같은 성질 급한 넘은, 듣는 도중에..
듣는 도중에.. 그래서 뭐시 어찌 됐다는 거야.. 에구 답답해.. 결론부터 빨리 말하지? 요런 적이 한두번이 아니라는 말씀..ㅎㅎㅎ,, ...년 3월 1일부터.. 와 똑같은 경우.. <..년 12월 31일부로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됩니다.> 뭐시라? 언제 끝난다고? 하면 이미 광고는 끝나버렸고.. 그 세리프를 결국 몇번인가를 놓치고.. 한참 후에 겨우.. 그것도 우연히 다른 간접 소식을 통해 2012년에 끝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자초지종인데.. 우리 같으면... 예를 들어,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를 고하게 됩니다. 즉 내년인 2012년 12월..어쩌구..> 요래 문안을 작성하여.. 유식한 말로 레이아웃을 고로코롬 하여 내보내라고 지시할 텐데.. 하여튼..
하여튼 방송 아나운서든 엠씨든 뉴스 라이터든 극작가든.. 우리말에 대해 별 생각이 없는 듯.. 무신경한 건지 무식한 건지.. 의식이 아예 없는 건지.. 한심해요. 내 절친 낚시 후배가 KBS 라디오 파트 부장인데.. 그 친구는 뉴스 나가기 전에 제목과 내용을 검토해서 사인을 해주더만(놀러가서 옆에서 봤어요).. 요런 점에 주의 좀 하라고 충고해줘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넹..ㅎ.. 그 녀석은 한 시간에 한 번씩 그 일만 하고 나머지 시간은 내내 놀아요(내가 보기에..ㅋㅋ).. 낚시방송이나 틀어놓고 보고 있고.. 아니면 전화질이나 하고,, ㅋ.. 3년후 정년하면 통영 바닷가로 이사가겠다고 아까 전화가 왔드랬어요..그야말로 느닷없이..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