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Luke)
성경 기록자로서의 누가: 여러 정황을 미루어 볼 때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은 동일 인물에 의해 쓰여졌으며(눅 1:1-4; 행 1:1), 그는 바울의 전도 여행에 함께 참여했던 동역자 누가였음이 분명하다(몬 24). 초대교회와 교부들(이레니우스, 순교자 저스틴, 클레멘트, 오리겐, 터툴리안 등)도 골로새서 4:14과 디모데후서 4:11 및 빌레몬서 24절에 나오는 의사 누가가 이 두 책의 저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한편 성경 기록자 누가는 이방인이었다. 그 근거로는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서 인용된 구약의 본문들은 모두 히브리 원문에서가 아니라 70인역에서 인용된 것이며, 또한 누가복음서에서 주님(Lord)이라는 말이 ‘랍비’로 되어 있지 않고 헬라어 명칭인 ‘디다스칼로스’(didaskalos; 선생)와 ‘에피스타테스’(epistates; 主, Master)로 되어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마태나 마가와는 달리 예수님이 하신 말씀 가운데 아람어를 사용하신 것을 기록하고 있지 않으며, 특히 유대인들에게서 흔히 발견하게 되는 배타주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골로새서 4:10-14에서 바울은 그의 동역자 가운데 아리스다고, 바나바의 생질 마가, 유스도라 하는 예수만이 유대인이었다고 말하고 난 후에 누가의 문안을 전함으로써 누가가 이방인 신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는 신약성경의 저자들 가운데 유일한 이방인 저자인 셈이다.
의사로서의 누가: 누가가 의사였다는 것은 사도 바울이 골로새 성도들에게 문안하는 편지에서 ‘사랑을 받는 의원 누가’라고 표현한 것에서 알 수 있으며(골 4:14),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 나타난 의학 용어들을 살펴볼 때 그의 직업을 짐작할 수 있다(눅 4:48; 8:55; 행 28:8-9 등). 또한 바울의 편지들을 볼 때 누가가 골로새 교회와 안면이 있었고, 빌레몬이나 디모데와도 친분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딤후 4:11).
누가는 바울이 두 번에 걸쳐 로마 감옥에 투옥되었을 때도 빠짐없이 동행했는데(딤후 4:11),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점은 누가가 사도 바울에게 ‘사랑을 받는 의사’였다는 것이다(골 4:14). [비전성경사전]
사도행전(Acts)
‘사도들의 행적’이란 뜻을 지닌 신약 성경의 다섯 번째 성경이다. 어떤 사본에는 단순히 ‘행적’이라고 적혀 있으며 어떻게 해서 책 제목을 ‘사도들의 행적’, 사도행전으로 채택했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사도행전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사도들과 사람들에 의해 예루살렘(행 1:1-7:60)에서부터 시작하여 유대와 사마리아(행 8:1-12:25)를 거쳐 이방 세계인 로마, 땅 끝까지(행 13:1-28:31) 전파되는 선교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그래서 사도행전은 선교행전이라고도 불린다. 또한 복음은 사도들과 성도들에 의해 전파되었지만 이를 추진하는 원동력이 성령이라는 사실로써 사도행전은 성령행전이라고도 불린다(행 2:1-13; 4:23-31; 5:1-11; 8:14-17; 10:44-48; 16:6-7; 19:1-6; 20:22-23, 28).
저자: 전통적으로 사도행전을 기록한 사람은 바울과 함께 동역한 의사 누가라고 본다(골 4:14; 딤후 4:11; 몬 1:24). 그렇지만 이런 전통적인 견해에 반대하는 학자들도 있다.
첫째는 바울 사도의 서신에서 직접 증언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과 잘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특별히 바울이 예루살렘 교회를 방문한 횟수가 다르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그러나 바울이 갈라디아서 1장과 2장에서 예루살렘 여행의 모든 경우를 낱낱이 보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고 사도들과의 교제와 사역상 방문한 일만을 한정시켜 언급한 것으로 보면(갈 1:18; 2:1) 사도행전과 그리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둘째는 바울 서신에 나타나 있는 바울의 신학과 사도행전에서 보여 주고 있는 그것과 모순되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도 바울 신학 사상의 일부만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에서 기인된 것이다. 이신칭의 사상이 바울 사상의 핵심이라고 보는 경향은 바울 신학을 편협되게 보는 시각인 것이다.
사도행전의 저자가 누가라는 사실은 사도행전의 내적 증거와 외적 증거를 통해 충분한 근거를 가진다. 내적 증거로는 첫째 사도행전 16:8-10, 20:5-15, 21:1-18, 27:1-28:16에서 보이는 ‘우리’라는 표현(We-Section)이다. ‘우리’라는 표현은 사건에 참여한 당사자가 아니면 표현할 수 없는 것으로 결코 편집자의 문학적인 표현으로 볼 수 없는 것이다. 바울과 함께 신실하게 동역한 사람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만 이름이 직접 언급되지 않은 인물은 누가와 디도뿐이다. 바울과 함께 중요한 사역을 한 디도(고후 2:13; 12:18; 갈 2:1; 딤후 4:10)가 언급되지 않은 이유는 그가 누가의 형제였기 때문이라고 본다(고후 8:18; 12:18).
둘째는 사도행전에 나오는 많은 의학 용어는 의사만이 서술할 수 있는 점에서 볼 때(행 3:7; 4:22; 9:18; 12:23; 13:11; 28:8) 사도행전은 바울의 동역자였던 의사 누가가 쓴 것임을 확인하게 된다.
셋째는 누가복음과의 비교를 통해 그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다. 누가복음의 서문(눅 1:1-3)과 사도행전의 서문(행 1:1-2)을 비교해 볼 때 두 책은 모두 같은 수신자에게 쓴 전·후편의 글임을 알게 된다. 원래는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이 두 권으로 된 한 책이었으나 2세기 이후에 각 책들의 독특성으로 인해 분리되었다는 것이다.
넷째는 누가복음의 결문과 사도행전의 서문의 연관성이다. 누가복음 24:49의 “볼지어다 내가 내 아버지의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리니 너희는 위로부터 능력을 입히울 때까지 이 성에 유하라”는 말씀이 사도행전 1:4에 반복해서 기록되어 있는 점이다. 그리고 제자들은 예수님의 분부에 따라 예루살렘에 머물다 성령을 받은 것이 사도행전의 출발로 나온다는 점이다.
다섯째는 누가복음과 사도행전 간의 신학 사상과 문체, 용어에 공통점이 많다는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면 기도(눅 11:5-13; 18:1-5, 9-14; 22:39-46; 행 1:24-25; 2:42; 4:31; 6:6; 10:2; 12:12; 13:3; 16:25; 21:5)와 성령의 역사에 대한 강조(눅 1:15; 2:25-27; 3:22; 4:1; 10:21; 24:49; 행 1:2; 2:1-4; 8:14-17; 10:44-47; 13:2; 15:28; 16:7; 19:1-7), 가난한 사람에 대한 동정(눅 3:11; 4:18; 6:20; 16:22; 행 2:44-45; 4:34-35; 9:36) 등등 두 책에는 공통된 사상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두 성경에 나오는 의학 용어의 사용(눅 4:38; 8:43-44; 22:44; 행 3:7; 4:22; 9:18; 12:23; 13:11; 28:8)은 의사인 누가가 썼다는 것을 증거한다.
외적인 증거로는 로마의 클레멘트, 폴리갑, 저스틴, 이레니우스,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트, 유세비우스 등이 사도행전의 저자가 누가임을 밝히고 있다. → 누가에 대해서는 누가를 참고하라.
기록 연대: 사도행전의 기록 시기는 일반적으로 예루살렘이 함락되기 이전, 바울이 순교하기 이전인 AD 60-63년 사이로 본다. 그 이유는 AD 70년에 일어난 예루살렘 함락 사건이 기록되지 않았다는 점과 AD 64년에 있었던 네로의 박해 사실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바울의 로마 도착과 2년간의 옥중 생활로 본서가 끝났을 뿐 바울의 순교 사건이 기록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전승에 의하면 바울은 AD 66-68년 사이에 순교했다고 한다.
어떤 학자들은 사도행전의 저작 시기를 예루살렘 함락(70년) 이후라고 주장한다. 누가복음 19:43-44; 21:20-24 등의 기사가 예루살렘 함락 이후에 쓴 것이라고 보고 누가복음 이후에 쓰인 사도행전은 그보다 더 뒤에 기록되었다고 보는 것이다.
기록 장소: 기록한 장소는 로마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사도행전이 로마에 도착한 것으로 끝나고 있다는 것과 바울이 로마에 도착한 지 오래지 않아 본서를 기록했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기록 장소를 안디옥, 가이사랴, 에베소, 고린도, 알렉산드리아 등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그러나 바울이 로마 감옥에서 석방되기 직전이나 석방된 이후에 로마에서 썼을 것이라는 견해가 가장 일반적이다.
기록 목적: 첫째는 신자와 교회의 신앙을 강화하고 전해진 복음을 확증하기 위해 기록한 것이다.
둘째는 복음이 유대인과 동일하게 이방인을 위한 것임을 보여 주기 위한 것이다. 특히 구약의 예언 성취(눅 24:47; 행 15:15-18)를 따라 유대인과 이방인이 함께 믿음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이루는 모습을 전하기 위한 것이다.
셋째는 성령의 능력으로 복음이 전파되고 교회가 세워지며 신자와 교회의 풍성한 축복과 성장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예수님의 행적을 적은 누가복음(행 1:1)을 쓴 누가는 예수님이 부활 승천하신 후에도 그분이 보내신 성령을 받은 제자들을 통해 계속적으로 행하시는 사역을 역사적으로 기록하기를 원하였던 것이다.
넷째는 종교적으로 유대인의 도전과 박해, 정치적으로 로마인의 압제와 문화적으로 헬라 사상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복음을 변증하기 위한 것이었다. 사도행전은 이러한 여러 공격으로부터 기독교를 변증하고 교회를 보호하기 위해서 쓴 것이었다(행 2:35-36; 3:18; 4:26; 8:32-35; 13:27-29; 17:16-32; 24:14-15; 28:23-28).
사도행전의 특징: 첫째, 신약성경 중 유일하게 역사서로 분류된다. 그래서 사도행전은 예루살렘, 유다, 사마리아, 로마 등으로 퍼져나가는 초대교회사를 기록하였다(행 1:8).
둘째, 성령의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오순절의 성령 강림에서 시작하여(행 2장) 사도행전 곳곳에 성령이 역사하는 사건들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행 4:23-31; 5:1-11; 8:14-17, 29; 10:44-48; 13:1-4; 15:28; 16:6-7; 19:1-6; 20:22-23, 28; 21:11).
셋째, 바울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해 주고 있다. 사도행전은 바울의 회심에서부터 3차에 걸친 전도 여행에 대한 기록, 예루살렘에서의 체포 때부터 로마에 이르는 기간 동안의 기록들, 바울의 예루살렘 방문 등 바울에 대한 여러 자료들을 제공받을 수 있는 책이다.
넷째, 여러 사람의 설교 내용이 많이 나온다. 베드로(행 1:16-22; 2:14-36; 3:11-26 ; 4:8-12; 5:29-32; 8:20-25; 10:34-43; 11:5-17; 15:7-11), 스데반(행 7:2-53), 바울(행 13:16-41; 14:15-17; 17:22-31; 20:18-35; 22:1-21), 야고보(행 15:15-21)의 설교 등 여러 편의 설교가 실려 있다.
[비전성경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