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소서치성 태을도인 도훈
단주의 마음과 방향성에 온전히 나를 맞추라
2026. 7. 7. (음 5.23)
오늘이 소서입니다. 올 병오년은 하늘도 땅도 불인데, 하지가 지나서 소서로 접어들었으니, 이제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될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오늘 비가 오는데도 정말 끈적거리더라고요. 이전에는 비가 오면 서늘했는데, 오늘은 비가 오니 더 끈적거려서 좀 힘들었습니다. ‘아, 정말 소서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까 종장님께서 인간꽃 중에서 태을도인이 피워내는 꽃이 가장 아름답다고 하셨는데, 우리의 이번 생이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정말 선후천 십만 년이라는 그 긴 시간, 정말 우리 백 년 인생으로는 가늠도 되지 않는 그 시간 중에 선후천이 바뀌는 딱 그 지점에 우리 백 년 인생이 걸쳐져서 우리가 태을도인으로서 지금 이 일을 해내고 있다는 것이 생각할수록 신기하다, 기적같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20대 초반때 얘기에요. 그때 한창 겨울 지리산에 빠져 있어서 갑자기 가고 싶은 거예요. 초등 임용 첫 학교에서 맞이한 겨울방학 초였는데, 그냥 눈에 띄는 것 이것저것 싸서 무작정 기차 타고 내려갔어요. 그새 대설주의보가 내린 것도 모르고 노고단으로 올라가 잠깐 숨 돌리고, 오는 사람은 있는데 가는 사람은 없는, 눈이 하염없이 내리는 능선을 걷다가 길을 잃었습니다. 한 시간 정도 헤매다 길을 도저히 찾을 수 없어 돌아가야겠다 생각하고 노고단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또다시 길을 잃고 30분 정도 헤매다가 비박해야 할 상황임을 알았습니다. 가진 장비는 얇은 은박매트에 그나마 오리털 침낭이 최고의 장비였고, 능선 중간 큰 바위 옆에 자리를 잡긴 잡았는데, 다음날 아침에 제가 눈을 뜰 수 있을까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런데 그때 저는 죽음이 두려운 게 아니라, 분명히 이 세상에 태어난 목적이 있을 텐데 그걸 아직 못 찾은 게 너무 한스러웠어요. 그렇다고 제가 특별한 사명을 갖고 태어났다는 게 아니라, 세상의 모든 사람이 다 저마다의 역할을 가지고 태어났을 거라 믿었고, 저는 제 역할을 꼭 알고 싶었거든요. 근데 제 역할을 찾지 못하고 죽는 게 너무 억울한 거예요. 저는 진짜 억울해서 그날 못 죽고, 덕분에 살아서 지리산에서 내려왔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아주 특별하고 완벽한 사람이냐? 절대 그렇지 않거든요. 살아오면서 지금까지도 부족한 게 많고, 철은 또 왜 이렇게 늦게 드는 건지, 아직도 인간관계나 일 처리에서 헤매는 부분이 많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태을도 종장님 옆에 앉아 있잖아요. 무려 30년 가까이 함께 태을도를 해오면서, 그러면 정음정양을 완벽하게 이루고 있는가? 여러분 보시기에는 우리 종장님도 그렇지만 우리 종부님 대단하시다 이렇게 좋게 봐주시지만, 제 스스로는 많이 부족하다는 걸 알아요.
며칠 전 종장님과 무슨 얘기 끝에 제가 물어봤어요, 당신과 정음정양을 이루는 것에 냉정하게 한 몇 점 정도 되겠는지. 그랬더니 종장님이 ‘한 90점 정도?’ 그래서 우리 도인들은 당신과 한마음을 이루는 것에 몇 점 정도일지 물었더니 ‘한 70점 정도?’ 그런데 여러분 성적이 훨씬 좋은 거예요. 전 지금 태을도만 30년 가까이, 천명을 받고서는 31년을 함께해 왔잖아요. 이렇게 가까이 붙어서 30년을 함께해 왔는데 아직도 90점인 거예요. 그렇게 사지에서 살아 돌아온, 어찌 보면 대단한 능력자일 것 같은데, 알고 보면 허당이고 미련한 사람이라서 저를 하늘에서 미리 종장님께 붙여놓은 것 같다는 생각을 정말 진심으로 자주 합니다.
여러분은 저만큼 가까이 생의 동반자로 종장님과 함께하는 것도 아니면서 순전히 자신의 힘으로 지금 여기 모여계신다고 하는 건, 사실 제가 100점이어야 여러분과 겨우 균형을 이루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이 70점을 100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고, 저는 90점을 100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거지요.
그래서 저는 여러분께 제갈공명 같은 사람이 되어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제갈공명이 원래는 출사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 스승도 제갈공명에게 그리 얘기했지만, 워낙 뛰어난 인재이나 때를 잘못 타고났기에 성공하지 못할 거라는 걸 미리 안 거지요. 명분을 갖고 있는 유비는 성공할 수 없었고, 장차 성공할 조조는 대의명분을 갖고 있지 않았어요. 그 결말을 이미 알고 있던 스승과 제자는 일찌감치 출사를 포기했던 거예요. 유비한테 가면 실패할 것이고, 조조한테 가면 명분이 없기에, 초야에 묻혀 나올 생각이 없었는데, 피하고 또 피해도 대의명분을 가진 유비가 정성을 다해 삼고초려를 하니, 또 사내대장부가 대의명분에 가담해 뭔가 해보고 싶은 꿈은 심중에 다 있잖아요? 그래서 마침내 제갈공명이 유비의 청을 받아들여 출사하지요.
사실 누가 봐도 유비보다 제갈공명이 더 역량이 뛰어나 보일 거예요. 그런 유비가 신야에 머물 때 조조의 대군이 쳐들어와서 급히 신야를 빠져나가려는데, 백성들이 유비의 인품에 반해 모두 다 따라나서는 거예요. 백성을 데리고 움직이면 전세는 엄청 불리해 지지요. 원래는 버리고 가야 유비 세력이 사는 거예요. 그래서 제갈공명이 유비에게 간언합니다. “백성들을 데리고 가면 다 죽습니다. 백성들은 먹고 살 식량 등을 나눠주고 다른 곳으로 적절히 소개시키고, 우리는 가뿐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그랬더니 유비가 하는 말이 “나를 믿고 저리 따라나섰는데, 내가 어찌 저 백성들을 버리고 가나. 백성들이 나를 버려도 나는 백성들을 버리지 못한다. 하물며 백성들이 나를 믿고 저리 따라나선 것을, 나 하나 살겠다고 어찌 버리고 가겠는가.” 그러는 주군의 말을 듣고 제갈공명이 역시 성군이구나, 내심 탄복하고는 거기에 맞춰 방책을 세워요. 주군의 판단을 잘못됐다고 반박하지 않았어요.
지금 저도, 우리 종장님도 완벽하지 않아요. 그런데 왜 그때 종장님이 천명을 받으셨을까요? 그건 천지부모님의 마음과 가장 비슷했기 때문에, 그래서 그 순간에 접점을 이뤘기 때문에 천명을 받으신 거예요. 오심즉여심의 천명을 받았는데, 오직 그 마음만을 가지고 이렇게 지금까지 30년 넘게 오면서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당연히 있었지요. 그럼 그 시행착오가 하늘에서 보시기에 용납하지 못할 부분이었나? 그렇지 않다는 거예요. 평범한 인간이 오직 성심의 힘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에, 즉 완벽하게 전지전능한 상태로 가는 길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의 시행착오는 태을도를 키우기 위한, 또한 동심인성을 통해 성숙해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걸 하느님께서 다 감안해서 천지도수를 짜셨겠지요?
저나 여러분이나, 종장님과 달리 생각하거나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종장님께서 방향을 정하면 그 방향에 맞춰서 성사를 해내는 게 우리의 몫인 거예요. 종장님이 천지부모님의 그 마음을 붙들고 불비한 여건 속에서 태을도를 이만큼 끌어오셨듯이, 지금 종장님 옆에 있는 우리는 종장님의 그 방향성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왜냐? 천지부모님이 동의하고 합의하신 방향성이기 때문에. 그러면 그 방향성과 내가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면 나를 돌이켜봐서 나를 바꿔야 하는 것이지, 종장님을 바꾸는 건 아니라는 거지요. 건의할 수는 있어요. 그랬을 때, 그 건의는 종장님이 참고하시는 정도이지, 종장님이 원칙을 가지고 방향을 고수하신다 하면, 우리는 그 방향성에 맞춰서 계획하고 활동하는 게 맞는 겁니다. 그걸 우리 도인들께서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비유가 적절할진 모르겠습니다만, 저도 예전에는 박정희 대통령에게 유일한 야당으로서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던 육영수 여사처럼, 종장님 옆에서 비판적인 역할을 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보니 우리 일은 상수심법의 도이고 이게 진리인 까닭에, 결국 그 마음을 붙들고 가는 사람에게 우리 마음을 얼마나 합일시키냐에 따라 중심이 형성되고, 중심이 형성되면서 중심의 힘, 즉 구심력에 의해 외연이 확장돼 나가는 형태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그래서 우리는 선천식으로 외연 확장을 생각하면 안 되고, 지금 진리의 주도권, 진리의 중심을 누가 붙들고 가는가를 봐서, 그 사람에게 맞춰야 한다는 거예요. 그 사람이 성사재인의 주인이기 때문이지요.
다시 말해 하늘에서 종장님 마음을 인가했고 종장님이 그 마음을 붙들고 가는 거라, 우리는 어떻게든 그 마음에 맞춰서 ‘될 일도 안 되게, 안될 일도 되게’ 하며 앞으로 나가야 하는 거예요. 그러려면 우리가 일심동체로 합일을 이루는 마음가짐,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해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면에서는 제가 정음정양을 100% 못 이뤘기 때문에 중심이 온전히 형성되지 못해서 우리 일이 이리 더딘가, 요즘 그런 생각도 합니다.
앞으로 만들어질 세상은 지심대도술, 정말 마음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이잖아요? 그래서 증산상제님 고수부님이 그 마음의 기준을 주신 게 단주예요. ‘단주가 그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너희는 거기에 네 마음을 똑같이 맞춰라. 그러면 우리가 하나된 마음으로 하나된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그 기준을 우리한테 현실로 보여주시는 거예요. 그럼 우리는 당연히 그걸 따라가야 하지 않겠어요? 그 점을 명심해서, 우리가 제갈공명 같은 사람이 돼서, 어떻게든 종장님 마음에 내 마음을 합하고 종장님의 방향성에 맞춰서 전략을 구사하는 도인들이 되어야 한다,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대서날, 소서치성 도훈을 올립니다.
많이 늦어졌습니다. 양해바랍니다.
방향성을 온마음을 다해 맞추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