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징검다리] 30대 아들 간호하는 연자씨..
뇌종양 수술 아들 빨리 깨어나길
남편 폭력 피해 식당일
월세 못내 쫓겨 나기도
세상의 가난은 쉽게 사라지지 않겠지만 그 가난을 바라보는 따뜻한 눈길조차 거두어 버리는 겨울은 더욱 춥습니다. 장성한 아들 강헌수(가명·32)씨의 기저귀 값이라도 벌어 보겠다며 이른 아침 이연자(가명·56)씨는 식당에 나갈 준비를 합니다.
처자식보다 술을 더 좋아하다 알콜중독자로 전락한 남편의 폭력과 폭언을 견디다 못해 몇 년 전 혼자서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던 이씨.
얼마 전 아들 헌수씨가 뇌종양으로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들이 입원한 중환자실을 찾았지만 의식이 없는 아들은 눈만 깜빡일 뿐 엄마를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헌수씨는 지난 1999년 뇌에 종양이 생겨 종양제거수술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자꾸 재발해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종양이 번질 때마다 입·퇴원을 반복했습니다.
일을 하지 않았던 아버지를 대신해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몸이 아파도 일을 그만 둘 수가 없었던 헌수씨는 10년 가까운 생활을 참고 견디다가 결국 지난해 10월 갑작스레 증세가 악화돼 중환자실에 입원을 하게 된 것입니다.
알콜중독으로 제 몸도 가누지 못하는 아버지가 헌수씨를 간병한다는 걸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기에, 어머니인 이씨가 병원에서 숙식하며 아들을 돌보게 되었습니다.
이씨가 젖은 손이 마를 틈도 없이 식당일을 해도 한 달에 버는 돈은 고작 60만원. 한 달 생활비도 빠듯한 소득으로 500만원이 넘는 병원비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부의 의료보호 혜택과 공동모금회의 긴급지원을 받아서 병원비의 일부를 해결했지만, 언제 퇴원을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늘어나는 병원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보증금 300만원에 월 20만원씩 주며 거주하던 집도 수개월째 월세를 내지 못해 쫓겨나다시피 집을 비워주어야만 했습니다. 헌수씨는 앞으로도 꾸준히 약물복용과 종양이 번질 때마다 제거수술을 받아야만 합니다.
요즘은 계속되는 건강 악화에 뇌종양 합병증인 간질 증세와 요추간판탈출증까지 겹쳐 초점 없는 눈으로 바라보기만 할 뿐 사람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2009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주위에 여전히 어려움은 가득하지만 이씨는 그래도 아들이 곁에 있어 희망을 가져 봅니다.
△이민정·부산 해운대구청 행복나눔과 051-749-4316.
△지난 29일자 백준하씨 이야기 72명의 후원자 388만7천원.
↓ 이렇게 됐습니다 - 지난해 12월 15일자 순미씨 이야기
가스폭발 사고로 인해 화상치료를 받고 있는 차순미씨에게는 62명의 후원자들이 262만원의 성금을 보내주셨습니다. 후원받은 성금은 전액 화상치료비로 병원측으로 입금되었습니다.
다행히 좋은 소식이 전해진 때문인지 차씨는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습니다. 현재는 화상 부위의 재활 물리 치료 및 흉터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앞으로 패혈증 등 합병증만 심해지지 않는다면 한 달 뒤에는 퇴원을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사하구 자활후견센터와 연계해 간병인을 신청, 일반병실에서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차씨는 이제 휠체어를 타고 가끔 외출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