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난다. 마음과 마음이 닿는다. 나아가 세상과 소통한다. 부드러운 핸드드립커피에서부터 앙증맞은 하트 무늬의 카페라테, 달달한 캐러멜 마끼아또, 짙은 향의 에스프레소…, 이들 커피 한 잔이 이뤄내는 '대박' 효과다. 게다가 이 효과를 성당 안에서 누린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터.
서울 흑석동본당 카페 '하랑'을 찾는 이들은 이러한 여유와 소통의 기회를 한껏 누릴 수 있다.
흑석동성당에 들어서면 향긋한 커피 향에 먼저 미소 짓게 된다. 덕분에 본당 납골당인 '평화의 쉼터'를 찾는 유가족들이나 지역 주민들도 성당을 찾을 때마다 품고 있던 왠지 모를 긴장감을 털어낸다.
하랑.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모된 이 이름은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너와 나, 우리 모두가 친교를 이루는 곳'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문을 연 지는 꼭 1년이 지났다. 그동안 카페에 대한 입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이젠 본당 신자들의 '참새방앗간' 역할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어엿한 '사랑방'으로 자리 잡았다.
카페가 인기몰이를 시작하게 된 일등공신은 본당 주임인 이경훈 신부다. 사제가 환한 웃음과 뛰어난 실력으로 뽑아주는 커피 한 잔은 누구에게든 반가웠다.
특히 가족을 잃은 슬픔을 안고 납골당을 찾는 유가족들과 비신자들은 카페에서 잠시 쉬며 커피를 마시는 동안 자연스럽게 사제와 대화하고 상담하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기일이나 돼야 얼굴을 마주할 수 있어 못다 누린 가족애도 카페에서 나눌 수 있었다. 이 신부가 직접 만들어 내민 커피 한 잔에 마음이 열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업적 공간이 아니기에 봉헌금으로 운영,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커피를 즐길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이 수익금은 전액 주일학교 운영기금과 장학금,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쓰여 일석삼조의 장점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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