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딸리야 경(M54)
Potaliya-sutta
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한 때 세존께서는 앙굿따라빠에서 아빠나라는 앙굿따라빠들의 성읍에 머무셨다.
2. 그때 세존께서는 아침에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발우와 가사를 수하시고
아빠나로 탁발을 가셨다. 아빠나에서 탁발하여 공양을 마치시고 탁발에서 돌아와
낮 동안의 머무심을 위해 어떤 숲으로 가셨다. 그 숲에 도착해 어떤 나무 아래 앉으셨다.
3. 그때 뽀딸리야 장자가 정장을 갖추고 일산을 들고 신발을 착용하고 산책을 나와
이리저리 포행하다가 그 숲으로 들어갔다. 그 숲에 들어가서 세존께 다가갔다.
가서는 세존과 함께 환담을 나누었다.
유쾌하고 기억할만한 이야기로 서로 담소를 하고서 한 곁에 섰다.
한 곁에 선 뽀딸리야 장자에게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장자여, 자리가 있으니 그대가 원한다면 앉으시오."
이렇게 말씀하셨을 때 뽀딸리야 장자는
'사문 고따마는 나를 장자라고 부르는구나.'라고 화가 나고 심기가 불편해서 침묵하고 있었다.
두 번째에도 세존께서는 뽀딸리야 장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장자여, 자리가 있으니 그대가 원한다면 앉으시오."
두 번째에도 뽀딸리야 장자는 '사문 고따마는 나를 장자라고 부르는구나.'라고
화가 나고 심기가 불편해서 침묵하고 있었다.
세 번째에도 세존께서는 뽀딸리야 장자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장자여, 자리가 있으니 그대가 원한다면 앉으시오."
이 말을 듣자 뽀딸리야 장자는 '사문 고따마는 나를 장자라고 부르는구나.'라고
화가 나고 심기가 불편해서 세존께 이렇게 대답했다.
"고따마 존자시여, 당신이 나를 장자라고 부르는 것은
어울리지도 않고 적당하지도 않습니다."
"장자여, 그대는 장자의 모습과 특징과 인상을 가졌소."
"고따마 존자시여, 그럴지도 모르나
나는 모든 생업을 중단했고 모든 세간의 일을 놓아버렸습니다."
"장자여, 어떻게 그대는 모든 생업을 중단했고 모든 세간의 일을 놓아버렸소?"
"고따마 존자시여, 여기 저는 모든 재산, 곡물, 은과 금을 모두 자식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었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훈계나 충고를 하지 않고(*1) 최소한의 음식과 옷으로 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저는 모든 생업을 중단했고 모든 세간의 일을 놓아버렸습니다."
(*1) “‘훈계나 충고를 하지 않고(anovādī anupavādī)’라고 했다.
‘아들아, 밭을 갈아라, 씨앗을 뿌려라, 상거래를 하라.’와 같은 훈계(ovādī)를 하지 않고,
‘너희들은 밭을 갈지도 않고, 씨앗을 뿌리지도 않고, 상거래를 하지도 않으니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처자식은 어떻게 부양할 것인가?’라고 충고(upavādī)를 하지도 않는다는 말이다.”(MA.ⅲ.38)
"장자여, 그런데 그대가 말한 모든 세간의 일을 놓아버림과
성자의 율에서 세간의 일을 놓아버림은 다르오."
"세존이시여, 그러면 성자의 율에서는 어떻게 세간의 일을 놓아버립니까?
세존이시여, 성자의 율에서는 어떻게 세간의 일을 놓아버리는지,
그것에 관해 세존께서 법을 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자여, 그렇다면 듣고 마음에 잘 잡도리 하라. 나는 설하리라."
"그러겠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뽀딸리야 장자는 세존께 대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4. "장자여, 이러한 여덟 가지 법은 성자의 율에서 세간의 일을 놓아버림으로 인도한다.
무엇이 여덟인가?
생명을 죽이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생명을 죽이는 것을 버려야 한다.
주는 것만을 가지는 것을 의지하여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을 버려야 한다.
진실한 말을 의지하여 거짓말을 버려야 한다.
중상모략하지 않는 말을 의지하여 중상모략하는 말을 버려야 한다.
탐욕과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탐욕과 욕심을 버려야 한다.
비난하지 않고 성내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비난하고 성냄을 버려야 한다.(*2)
분노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분노와 절망함을 버려야 한다.
교만하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교만을 버려야 한다.
장자여, 상세한 설명 없이 간략히 설한 이 여덟 가지 법이
성자의 율에서 세간의 일을 놓아버림으로 인도한다."
(*2) “여기서 ‘탐욕과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agiddhi-lobha)’과
‘비난하지 않고 성내지 않는 것(anindā-dosa)’은 각각 서로 다른 뜻이 아니고,
탐욕이 바로 욕심(gedha-bhūta lobha)이고,
비난하지 않음이 바로 성내지 않음(anindā-bhūta aghaṭṭhana)이다.”(MA.ⅲ.39)
5.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성자의 율에서 세간의 일을 놓아버림으로 인도하는
여덟 가지 법을 상세한 설명 없이 간략히 말씀해주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연민의 마음을 내시어
제게 이 여덟 가지 법을 상세하게 설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장자여, 그렇다면 들어라. 듣고 잘 마음에 잡도리하라. 나는 설하리라."
"그러겠습니다, 세존이시여."라고 뽀딸리야 장자는 세존께 대답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6. "'생명을 죽이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생명을 죽이는 것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무엇을 반연하여 말한 것인가? 장자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이렇게 숙고해야 한다.
'[생명을 죽이는] 족쇄들로 인해 내가 생명을 죽일 수 있으므로
나는 그 족쇄들을 버리고 끊기 위해 도를 닦는다.(*3)
내가 만약 생명을 죽이면
생명을 죽인 이유로 나 자신을 책망하게 될 것이며,
현자들이 조사하여 생명을 죽인 이유로 나를 비난할 것이다.
이 몸이 무너져 죽은 다음 생명을 죽인 이유로 악도에 떨어질 것이다.
생명을 죽이는 것은 족쇄이고 장애이다.
생명을 죽이는 것을 조건으로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나고,
생명을 죽이는 것을 삼가는 자에게 그런 슬픔과 괴로움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생명을 죽이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생명을 죽이는 것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한 것은
이것을 반연하여 말한 것이다."
(*3) 생명을 죽이는 것 등이 ‘족쇄(saṃyijana)’이고, 그 족쇄를 원인(hetu)으로 하고,
그 족쇄를 조건(paccaya)으로 내가 생명을 죽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생명을 죽이는 속박들(pāṇātipāta-bandhanā)을,
생명을 죽이지 않음이라는 몸으로 짓는 계행의 단속(kāyika-sīla-saṃyara)을 통해
버리고(pahāna) 끊기(samucchedana) 위해 도를 닦는 다는 말이다."(MA.ⅲ.39-40)
7. "'주는 것만을 가지는 것을 의지하여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무엇을 반연하여 말한 것인가?
장자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이렇게 숙고해야 한다.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족쇄들로 인해 내가 주지 않은 것을 가질 수 있으므로
나는 그 족쇄들을 버리고 끊기 위해 도를 닦는다.
내가 만약 주지 않은 것을 가지면
주지 않은 것을 가진 이유로 나 자신을 책망하게 될 것이며,
현자들이 조사하여 주지 않은 것을 가진 이유로 나를 비난할 것이다.
이 몸이 무너져 죽은 다음 주지 않은 것을 가진 이유로 악도에 떨어질 것이다.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은 족쇄이고 장애이다.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을 조건으로 속상함과 열병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나고,
주지 않은 것을 가지는 것을 삼가는 자에게 그런 슬픔과 괴로움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장자여, '주는 것만 가지는 것을 의지하여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것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한 것은
이것을 반연하여 말한 것이다."
8. "'진실한 말을 의지하여 거짓말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무엇을 반연하여 말한 것인가?
장자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이렇게 숙고해야 한다.
'거짓말 하는 족쇄들로 인해 내가 거짓말을 할 수 있으므로
나는 그 족쇄들을 버리고 끊기 위해 도를 닦는다.
내가 만약 거짓말을 하면
거짓말을 한 이유로 나 자신을 책망하게 될 것이며,
현자들이 조사하여 거짓말을 한 이유로 나를 비난할 것이다.
이 몸이 무너져 죽은 다음 주지 않은 것을 가진 이유로 악도에 떨어질 것이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족쇄이고 장애이다.
거짓말을 하는 것을 조건으로 슬픔과 괴로움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나고,
거짓말을 하는 것을 삼가는 자에게 그런 슬픔과 번민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장자여, '진실한 말을 의지하여 거짓말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한 것은
이것을 반연하여 말한 것이다.”
9. "'중상모략하지 않는 말을 의지하여 중상모략하는 말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무엇을 반연하여 말한 것인가?
장자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이렇게 숙고해야 한다.
'[중상모략하는 말을 하는] 족쇄들로 인해 내가 중상모략하는 말을 할 수 있으므로
나는 그 족쇄들을 버리고 끊기 위해 도를 닦는다.
내가 만약 중상모략하는 말을 하면
중상모략하는 말을 한 이유로 나 자신을 책망하게 될 것이며,
현자들이 조사하여 중상모략하는 말을 한 이유로 나를 비난할 것이다.
이 몸이 무너져 죽은 다음 중상모략하는 말을 한 이유로 악도에 떨어질 것이다.
중상모략하는 말을 하는 것은 족쇄이고 장애이다.
중상모략하는 말을 하는 것을 조건으로 슬픔과 괴로움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나고,
중상모략하는 말을 하는 것을 삼가는 자에게 그런 슬픔과 괴로움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장자여, '중상모략하지 않는 말을 의지하여 중상모략하는 말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한 것은
이것을 반연하여 말한 것이다."
10. "'탐욕과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탐욕과 욕심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무엇을 반연하여 말한 것인가?
장자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이렇게 숙고해야 한다.
'[탐욕과 욕심을 부리는] 족쇄들로 인해 내가 탐욕과 욕심을 부릴 수 있으므로
나는 그 족쇄들을 버리고 끊기 위해 도를 닦는다.
내가 만약 탐욕과 욕심을 부리면
탐욕과 욕심을 부린 이유로 나 자신을 책망하게 될 것이며,
현자들이 조사하여 탐욕과 욕심을 부린 이유로 나를 비난할 것이다.
이 몸이 무너져 죽은 다음 탐욕과 욕심을 부린 이유로 악도에 떨어질 것이다.
탐욕과 욕심을 부리는 것은 족쇄이고 장애이다.
탐욕과 욕심을 부리는 것을 조건으로 슬픔과 괴로움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나고,
탐욕과 욕심을 부리는 것을 삼가는 자에게 그런 슬픔과 괴로움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장자여, '탐욕과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탐욕과 욕심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한 것은
이것을 반연하여 말한 것이다."
11. "'비난하지 않고 성내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비난하고 성냄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무엇을 반연하여 말한 것인가?
장자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이렇게 숙고해야 한다.
'[비난하고 성내는] 족쇄들로 인해 내가 비난하고 성을 낼 수 있으므로
나는 그 족쇄들을 버리고 끊기 위해 도를 닦는다.
내가 만약 비난하고 성내면
비난하고 성을 낸 이유로 나 자신을 책망하게 될 것이며,
현자들이 조사하여 비난하고 성을 낸 이유로 나를 비난할 것이다.
이 몸이 무너져 죽은 다음 비난하고 성을 낸 이유로 악도에 떨어질 것이다.
비난하고 성을 내는 것은 족쇄이고 장애이다.
비난하고 성을 내는 것을 조건으로 슬픔과 괴로움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나고,
비난하고 성을 내는 것을 삼가는 자에게 그런 슬픔과 괴로움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장자여, '비난하지 않고 성내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비난하고 성냄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한 것은 이것을 반연하여 말한 것이다."
12. "'분노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분노하고 절망함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무엇을 반연하여 말한 것인가?
장자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이렇게 숙고해야 한다.
'[분노하고 절망하는] 족쇄들로 인해 내가 분노하고 절망할 수 있으므로
나는 그 족쇄들을 버리고 끊기 위해 도를 닦는다.
내가 만약 분노하고 절망하면
분노하고 절망한 이유로 나 자신을 책망하게 될 것이며,
현자들이 조사하여 분노하고 절망한 이유로 나를 비난할 것이다.
이 몸이 무너져 죽은 다음 분노하고 절망한 이유로 악도에 떨어질 것이다.
분노하고 절망하는 것은 족쇄이고 장애이다.
분노하고 절망하는 것을 조건으로 슬픔과 괴로움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나고,
분노하고 절망하는 것을 삼가는 자에게 그런 슬픔과 괴로움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장자여, '분노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분노하고 절망함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한 것은
이것을 반연하여 말한 것이다."
13. "'교만하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교만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것은 무엇을 반연하여 말한 것인가?
장자여, 여기 성스러운 제자는 이렇게 숙고해야 한다.
'[교만의] 족쇄들로 인해 내가 교만해질 수 있으므로
나는 그 족쇄들을 버리고 끊기 위해 도를 닦는다.
내가 만일 교만하면
교만을 떤 이유로 나 자신을 책망하게 될 것이며,
현자들이 조사하여 교만을 떤 이유로 나를 비난할 것이다.
이 몸이 무너져 죽은 다음 교만을 떤 이유로 악도에 떨어질 것이다.
교만은 족쇄이고 장애이다.
교만을 조건으로 슬픔과 괴로움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일어나고,
교만을 삼가는 자에게 그런 슬픔과 괴로움을 초래하는 번뇌들이 없다.‘
장자여, '교만하지 않는 것을 의지하여 교만을 버려야 한다.'라고 말한 것은
이것을 반연하여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