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예수의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12월은 가슴 설렌다. 해마다 그 설렘으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헨델의 ‘메시아’를 선곡하게 된다. 그러나 올해는 12월 6일 저녁 7시부산 망미 삼위일체성당이 주최하는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연주에 아내와 함께 관람했다. 부산교구에서는 올해를 '문화 복음화의 해'로 정하고 본당별로 크고 작은 행사가 이어졌다. 오랜만에 찾은 망미성당에서 정영한 루도비꼬 신부님을 뵙고 시몬 데레사부부 가족을 비롯한 그리운 교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성당 마당에서는 봉사자들이 입장권과 백설기 떡을 일일이 나누어 주며 안내를 맡았다. 공연 30분 전 망미삼위일체 성당 성전에는 빈자리에 보조의자가 놓이기 시작했다. 망미성당을 비롯한 안락, 화명, 온천성당의 성가대원을 비롯한 연산, 사하, 석포 등 20여 개 성당에서 메시아의 이름으로 자발적으로 참여한 성사대원과 야누스데이 합창단 등으로 구성된 80여 명의 메시아합창단원이 입장하고 그 앞에는 30여 명의 부산 M챔버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자리 잡은데 이어 눈에 익은 지휘자 전희정과 솔리스트로 소프라노 장은영, 알토 백선경, 테너 양승엽, 베이스 정승화가 상기된 얼굴로 입장했다.
헨델의 ‘메시아’는 주님에 대한 묵상곡이다. 열 달 전 한글로 번역한 전곡을 공연하기로 결정한 뒤 마련된 첫무대였다. 3부 15장 53곡으로 구성된 헨델의 오라토리오 ‘메시아’는 그리스도, 곧 ‘메시아’이신 예수님의 탄생과 수난, 부활과 영광, 그리고 복음 선포와 구원을 아름다운 노래로 표현한 감동적인 신앙고백과 장엄한 찬양시를 들을 수 있었다. 2시간 30분 동안 구약성경의 에언서, 특히 이사야서와 시편, 그리고 복음서와 서간 등을 바탕으로 제1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예언과 탄생, 제2부 수난과 부활 승천과 복음의 전파, 제3부 영원한 생명과 심판으로 이어져 나갔다.
헨델의 ‘메시아’는 서곡(신포니아)에 이어 아리아의 앙상블, 합창에 간주곡(파스토랄)이 이어졌다. 무대장치와 출연자들이 연기만 곁들인다면 오페라 못지않았다. 제1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예언과 탄생은 구약의 선지자들이 예언한대로 메시아의 오심과 동정녀에 의한 탄생으로 천사들이 양을 치던 목자에게 나타나 기쁜 소식을 전했다. 제2부 수난과 부활 승천과 복음의 전파는 그 유명한 할렐루야의 웅장한 합창으로 집약했다. 제3부 영원한 생명과 심판은 영원한 생명의 약속으로 시작하여 심판의 날과 죄의 멸망에 이어 그리스도를 향한 대찬미로 마무리 되었다. 이번 공연의 흠이라면 너무 잦은 박수로 공연의 흐름을 끊는 일이었다.
나는 부산의 한 성당에서 마련한 감동적인 ‘메시아’ 공연을 통해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님의 삶을 노래로 듣고 묵상하며 구원받은 우리가 그분의 영광을 드러내고 감사를 드리는 복음화의 길이 마땅한 삶임을 다짐하는 계기도 되었다. 그리스도를 선포한다는 것은 사람들에게 생명과 구원을 선포하는 계기라는 사실을 다시 깨닫는 감동의 순간이었다. 오히려 곡이 이어질 때마다 긴 박수가 공연의 흐름을 방해하는 것 같았다. 이번 공연을 뒤에서 도우신 루도비꼬 신부님과 긴장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 모든 연주자들에게 감사와 함께 이웃과 더불어 성탄의 기쁨을 나누었다. 할렐루야!
첫댓글 국장님 내외분의 건강하신 모습을 뵙고 반가웠습니다. 헨델의 메시아 공연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공연을 놓쳤네요. 요즘 감동이 필요한 시기인데요. 다운받아 들어야겠습니다.^^
상상만 해도 멋진 공연이네요. 달려가 보고싶은 공연이네요.^^
대림시기에 부산교구에서 멋진 공연을 준비했군요. 함께 하지 못함이 참 아쉽네요.
'메시아'를 너무 좋아해서 악보집을 구해 음악을 듣던 젊은 시절이 생각납니다...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우와, 멋져요. 2년전 부산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단이 정명훈씨 아들의 지휘로 우리 본당에서 연주를
한적이 있었는데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아, 부산이 참 멋지네요.
비록 공연이 있는 자리에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마음으로 충분히 느껴집니다.
많은 이들의 준비와 노력이 있었기에,
나머지는 덩달아 오는 감동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좋은 글로 알려주시는 나눔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