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상장 경기방식의 대회를 마치고나서
안 종 문
파크골프 대회에 참여한 선수의 기량을 가리는 방식에는 두 가지가 있다. 가장 흔한 타수 경기와
매우 드문 홀 매치 경기이다.
통상적으로 한 번의 대회 즉 짧은 기간 안에 입상자를 가리는 것이 타수 경기요. 긴 시간이 필요한 경기 방식이 홀 매치 경기이다.
홀 매치 방식의 장점은 타수 경기보다 재밌는 반면에 빠른 결과를 산출하지 못하고 시일이 걸린다. 비록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정신력이 누가 강한가?’를 덤으로 알아볼 수 있기에 나는 타수 경기보다 홀 매치 경기를 선호한다.(경주시 파크골프협회 경기이사 직분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
제1회 대통령기 대회 요강이 발표되었다. 이어서 시도 대표선수 선발 요강이 발표되자 경주시 파크골프협회에서도 경북 대표선수 선발전에 출전시킬 대회가 필요했다. 시간은 20일이 남아 있었다. 익숙한 방법인 하루의 대회로 선발할 것인가? 아니면 보다 우수한 성적을 낼 수 있을 선수들을 뽑을 수 있는 홀 매치 경기를 전국 최초로 선택해볼까? 고심 끝에 후자의 방법을 선택했다.
구정 설 연휴가 포함되어 있어서 홀 매치 예선 경기를 치루는데 열흘은 걸릴 것으로 예상되었고, 바로 본선 대회를 가져서 타수 경기로 출전 순위를 정하면 된다고 판단했다. 시 협회 공식 밴드에 대회요강을 발표하면서 각 클럽 대표 이메일로 참가 신청서를 보냈다. 출전 희망 선수를 모두 받는데 4일을 주었다. 2월 4일 밤에 시니어 남과 여, 일반 남과 여 4개부 350명 신청 선수를 당일 밤에 대진표를 짜서 이튿날 오후 2시에 발표하였다. 4명의 조원들이 서로 경기하기 좋은 날을 합의 선정해서 평소 운동하듯 자율적으로 경기를 하는 방식이었다.
네 명이 어떻게 27홀 운동의 경기방식으로 1위 2위를 가릴 수 있는가?는 교학상장 경기 방식의 앞선 게시글에서 이미 설명되었으므로 생략하겠다.
생소한 경기 방식이라 시니어부 선수들이 처음에는 비난이 많았으나 차츰 어떻게 하는 지를 알고 나서부터는 재밌다는 반응에 한시름을 덜었다.
2월 15일 오전에 모든 조별 기록지 결과가 회수되었고, 그날 저녁에 조 편성을 해서 이튿날 오전에 2월 17일 타수경기 조편성 결과를 공지하였다. 애초 27홀 타수 경기 요강이 발표되었으나, 평소와 다르게 신중한 경기를 펼치면 일몰 경기가 우려된다는 주장이 거세게 제기되자 18홀 경기로 대처했다.
날씨는 화창했다. 마치 봄날이 왔는가? 싶었다. 샷 건 방식에서의 백 카운트 순위 결정이 너무나 불합리함을 잘 알고 있기에 오더 스타트(Order Start, 일명 오에스) 방식으로
A코스에서는 남자 선수, B코스에서는 여자 선수가 경기 출발을 대기하고 있다가
1번조부터 순차적으로 출발했다.
(오후 1시에 시니어 남, 여 & 일반 남, 여 선수는 오후 2시 40분에 조별 순차적 출발)
4개 부별 조 편성은 10개조에서 12개 조로 경기가 이루어졌기에 처음에서 1번~5번 조까지만 각 코스 1번 홀 순서뽑기 거치대가 있는 공간에서 자유스럽게 대기하면서 시작되었고, 6번조 ~ 12번조 선수들은 각자 소속 클럽 대기 장소에서 편하게 앉아 이런 저런 담소를 즐기며 기다리고 있다가 5조 선수들의 티샷 차례가 오면, 6조 선수들 경기 시작 출발에 응하라는 안내로 진행했다.
18홀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 출입문을 빠져나오면서 자신의 타수 결과와 순위를 바로 알 수 있도록 해주었는데, 그 비법은 나인 홀 경기를 마치면 조별로 타수를 계산해서 참여 선수 사인을 받는 즉시 대회 진행 도우미가 조별 선수 개개인의 점수를 즉석에서 입력하는 방식이었다.
실시간 공유 엑셀 프로그램인 스프레드시트 이용과 코스별 타수 입력에 의한 자동 합계 점수 집계 옆 셀에 Rank 함수를 적용해서 부별 순위 자동 산출기법을 도입한 덕택이었다.
동 타수 입상자에 한해서 백 카운트 방식을 적용한 결과에 선수들은 말 없이 그저 놀라워 했다. 대회 진행 요원도 4~5명의 봉사이면 충분했다.(코스별 성적 입력 A, B 코스 각 1명, 본부 1~2명, 대회 총괄 심판장 1명)
이어서 일반부 경기도 똑같은 요령으로 실시되었고, 조별 담합에 의한 타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 각 홀마다 온 그린 주위 적당한 곳에 갤러리(각 클럽 출전 선수를 격려하기 위해 응원 나온 회원) 경기장 입장 참관을 처음으로 허용했다.
아무런 분쟁도 없었다. 심판이 필요 없는 18홀 타수 경기를 마쳤다. 부별 1위부터 20위 입상자를 바로 알려주었다.
출발이 같았고, 끝남이 같은 경기였기에 동타 순위자를 백 카운트로 바로 산출해서 밴드에 공지함으로써 자신이 경주시 대표선수가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즉각 알 수 있었던 대회였다.
오후 4시반에 모든 경기를 끝냈음으로 애초 계획했던대로 27홀 경기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는데 어느 선수가 집중력 지속 능력이 뛰어난가? 를 알지 못해서 좀 아쉬웠다.
경기장 출입문 바깥으로 걸어나오면서 바로 자신이 대통령기 대회 경북 선발전에 출전할 수 있는지 없는지 알 수 있었기에, 대회 성적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던 지난 날과 달리 출전 선수들이 모두 사라졌다.
대회 결과를 출력해서 알려주던 기존 방식과 다르게 No Paper 대회를 실현했음은 물론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대회 안내 현수막 하나 제작한 경비외에는 일체의 경비가 들지 않았던
0원 대회를 치루었던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올 연말 대회에서는 매홀 타수를 기록하는 기록지마저도 필요 없는 최첨단 대회를 전국 최초로 치루고 싶다. 노 하우를 알고 있기에 자신있다. 그 방법에 대한 각 조 조장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기에 시간이 좀 필요할 뿐이다.
그보다도 더 큰 자랑은 기존 클럽당 부별 몇 명의 대회 출전 방식이 아니라, 대회 참가 희망 선수 모두를 수용해서 자율 예선경기를 통해 교학상장을 실현했다. 경기 방법의 다양함을 몸으로 체득하였다는 점은 엎드려 절을 해서도 배우기 힘든 그 무엇이 아니었을까?
조별 4명의 풀리그 경기 결과가 동률 성적일 경우 어떻게 조 1, 2위를 가리는가?를 알 수 있었던 것은 두둑한 보너스였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가장 큰 결실은 신인 선수 대거 발굴 수확이다. 참신한 선수들이 대거 상위 성적에 랭크해 있어서 나 자신도 믿기지 않았다. 신인 선수 발굴에 이만한 경기 방법이 또 있을까? 싶다. 바로 그분들이 다음 주 월요일 2월 26일이면 예천 구장에서 경상북도 대표선수 선발전에 출전한다.
경주시 대표 선수의 선전과 놀라운 기적을 기원해본다.
(대회 운영 기법을 보다 구체적으로 알고 싶으신 분께서는 010-6525-4264 전화 상담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