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쉬지 않고 일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살기 힘든가)
저자: EBS 자본주의 제작팀
출판: 가나출판사
발행: 2013.09.27.
이 책의 필자는 자본주의가 빚과 부채를 통해 작동하는 구조적 시스템임을 강조하며, 이로 인해 불평등과 금융위기가 반복된다는 점을 주장합니다. 또한, 자본주의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것이 현대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출발점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입니다. 책은 다양한 파트로 나누어 자본주의 사회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중 저는 <제1장-‘빚’이 있어야 돌아가는 사회, 자본주의의 비밀>을 가장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의 본질과 작동 원리를 ‘빚’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분석하였는데 특히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 통화 공급, 그리고 금융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에 주목하며 현대 경제 체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책은 자본주의에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데 통화 공급 증가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합니다. 현대 경제는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 따라 움직이며, 중앙은행은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불황을 방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화폐를 공급합니다. 양적완화 정책은 부족한 유동성을 보충하고 금리를 낮춤으로써 기업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는 등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수 있지만 동시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늘어난 통화는 자산 시장의 거품을 형성하고, 인플레이션을 야기합니다. 인플레이션이 필수적으로 나쁜 현상은 아니지만 과도할 경우 경제 전반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합니다. 과잉 부채와 자산 가격 거품이 꺼질 때 금융 위기가 촉발하게 되는데 이는 하이먼 민스키의 '금융 불안정 가설'과 부합하며, 민스키는 경제 호황이 오히려 더 많은 부채를 축적하고, 결국 더 큰 위기를 야기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이 책에서는 자본주의의 경제 체제를 ‘돈으로 굴러가는 사회’가 아니라 ‘돈을 창조하는 사회’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있는 ‘은행’을 강조합니다. 자본주의의 핵심에는 부분 준비금 제도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은행은 고객 예금의 일부만을 준비금으로 보유하며, 나머지는 대출로 활용하여 돈을 창출합니다. 이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자금이 풀리며, 화폐 승수 효과를 통해 경제를 활성화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러한 방식은 과도한 부채와 금융 불안정을 초래할 위험이 있습니다. 중앙은행의 역할이 경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새로운 위기의 씨앗을 뿌리는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은 중앙은행의 통화 공급이 단순히 경제적 문제를 넘어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까지 다룹니다. 자본주의에서 빚이 어떻게 부를 재분배하는지 설명하며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주장합니다. 일부는 대출과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하지만, 대다수는 지속적으로 빚의 굴레에 갇혀 불평등이 심화됩니다. 금융기관이 위험한 대출을 남발하며 경제 위기의 도화선이 된 사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자본주의 체제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내며 자본주의의 지속 가능성을 묻는 동시에, 시스템의 대안과 미래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과도한 소비를 유도하고 끊임없이 경제 성장을 요구하는 자본주의 시스템 자체가 개인에게 빚을 떠안게 만드는 구조적 요인임을 분석하며 이러한 분석은 독자들에게 ‘빚’에 대한 기존의 인식을 재고하게 하고, 자본주의의 윤리적 측면에 대한 성찰을 불러일으킵니다. 경제는 단순히 수치나 정책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원리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며 개인의 소비, 대출, 투자 같은 행동이 자본주의 시스템 내에서 미치는 영향을 깨닫게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