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2020. 7. 9 ♣ 연인 돼는 게 왜않되? 신조어가 넘쳐나는 지금 “맞춤법이 뭐 그리 중요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알바몬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여대생 10명 중 9명은 맞춤법을 틀리는 남성에게 실망한다고 했다. 남성 역시 10명 중 8명은 맞춤법을 틀리는 여성에 대한 호감이 줄어든다고 답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20대라면 맞춤법은 더 중요하다. 기본적인 맞춤법이 틀린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를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좋은 시선으로 바라볼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련했다. 평소에도 자주 사용하고, 자기소개서에서도 한 번은 등장할 법한 틀리기 쉬운 맞춤법. 이런 맞춤법 안 본 눈 삽니다. 왜않되 : 월드컵 같이 봐도 되? 나 : 미안, 친구들이랑 집에서 모여 볼 거라… 왜않되 : 그렇구나… 너네 집에서 모이는 거야? 나도 가면 안됄까? 나 : 아… 안 될 거 같아 왜않되 : 왜않되? 나 : 으..응 왜않되 : 내가 치킨이랑 맥주 사가면 돼지 않으까? ㅠㅠ 나 : 헐;;; 왜않되 : 왜? 치킨 싫어해? 왜않되 : 왜 대답이 없어? 맞춤법을 꽤 공부했다는 사람들도 글을 쓰며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한 번쯤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어려운 맞춤법 중 하나. 되, 돼 문제는 국어사전에서 나와 있는 ‘되와 돼의 구분법’을 읽어도 도통 무슨 소리인줄 모르겠다는 것이다. ‘돼’와 ‘되’의 구분 ‘되-’는 ‘되다’의 어간인데 어간 ‘되-’가 홀로 쓰이는 경우는 없습니다. ‘돼’는 ‘되다’의 어간 ‘되-’ 뒤에 어미 ‘-어’가 붙은 것으로, ‘되어’가 ‘돼’로 줄면 준 대로 적을 수 있습니다. 국립국어연구원에서 가져온 ‘돼’와 ‘되’의 구분법은 위와 같다. 그러나 메시지 속 ‘왜않되’씨에게 이 풀이를 전달해준들 ‘왜않되’씨가 ‘돼’와 ‘되’를 제대로 구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흔히들 ‘돼’ 또는 ‘되’ 자리에 ‘되어’를 넣었을 때 자연스럽게 말이 되면 ‘돼’가 맞고, 자연스럽지 않다면 ‘되’가 맞다는 방식으로 둘의 쓰임을 구별한다. ‘왜않되’씨의 메시지를 예로 들어보자. 나도 가면 안됄까? →나도 가면 안되얼까?(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에 ‘안될까?’가 맞다) 왜않되? →왜 안 되어?(자연스러운 문장임으로 ‘왜 안 돼?’가 맞다) ‘않’에 대해서는 잠시 후 얘기하자 사가면 돼지 않을까? →사가면 되어지 않을까?(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에 ‘되지 않을까?’가 맞다) 그럼에도 ‘돼’와 ‘되’가 헷갈린다면 다른 처방이 또 있다. ‘돼’와 ‘되’ 자리에 ‘해’와 ‘하’를 넣어보는 것이다. ‘해’와 ‘하’는 비슷하게 쓰이지만 대부분 헷갈리지 않고 잘 사용하기 때문에 좀 더 쉽게 ‘돼’와 ‘되’를 구별할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된다. ‘해’를 넣어 말이 되면 ‘돼’, ‘하’를 넣어 말이 되면 ‘되’ 나도 가면 안됄까? -나도 가면 안핼까? vs 나도 가면 안할까? -됄 자리에 핼이 아닌 할이 자연스러움으로 ‘되’ 왜않되? -왜 안 해? vs 왜 안 하? -되 자리에 하가 아닌 해가 자연스러움으로 ‘돼’ 사가면 돼지 않을까? -사가면 해지 않을까? vs 사가면 하지 않을까? -돼 자리에 해가 아닌 하가 자연스럽기 때문에 ‘되’ 그리고 문장의 마지막에는 항상 ‘돼’를 쓴다.(이것만이라도 기억하자) 잊지 않았습니다. ‘않’ 과 ‘안’ ‘아니’를 대신 넣어 자연스러우면 ‘안’을 쓰고, ‘아니하’가 자연스러우면 ‘않’을 쓰면 되는데, 복잡하니까 한 번 더 다룰 예정이다. ※출처: 이데일리 스냅타임 [애인 도망가는 맞춤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