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아이슬란드 여행기의 마지막 편이 되었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이제는 언어 능력도 딸리고 새로운 것도 없고
술에 물탄 듯, 물에 술탄 듯 그저 그런 이야기가 되고 있는 것도 같네요.
나름 다른 분들의 여행에 참고가 될까?해서 하는 일이
오히려 여행의 신비로움을 깨버리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나?하는 의구심도 생깁니다.
그래도 시작한 일이니 마무리는 잘 해야겠지요?ㅎㅎㅎ
드디어 아이슬란드 링로드 일주(약 2000km)를 무사히 잘 마치고
레이캬비크로 돌아왔습니다.
아! 물론 골든 써클까지 이야기를 해야 끝이 나는 것이겠지요.ㅎㅎㅎ
골든써클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라면
싱벨리어 국립공원, 게이시르, 굴포스. 이 3곳을 이야기하는데
가깝고, 볼 걸리가 많아서 황금코스라고 부릅니다.
여행결과를 놓고 보면 이 곳이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좋기 때문에 골든써클이라기 보다는
여기가 레이캬비크에서 약 40분 거리로 가깝고
아이슬란드를 잠간 거쳐가는 사람들에게 짧은 시간에 3개소를 다 둘러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는 듯합니다.

어제 숙소에 도착해서 아이슬란드에서의 노을을 담아봤습니다.
지대가 높은 곳이 없고 그럴 듯한 장소를 찾는데 한참이나 걸렸네요.
아이슬란드 노을이 한국의 노을과 특별히 다르다고 보기는 어려웠습니다.ㅎㅎ
뭐 내 실력이 거기 간다고 더 나아질게 없기 때문이지요.ㅎ


일출경을 담으러 일찍 일어나긴 했는데 바람이 엄청 불고 춥습니다.
한시간을 자리잡고 그대로 앉아 있다가 일어났더니
무릎이 꽁꽁 얼어서 펴지질 않았습니다.ㅎㅎㅎ
구름이 잔뜩 끼어서 겨우 그 틈새를 비집고 해가 올라옵니다.
근데 극지방이라서인지 어제 해가 진 방향 바로 옆에서 해가 떠올라와서
아침에 나오는데 가족이 '저게 일출인가봐'했는데
나는 그냥 아니야 '노을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은데?'하고 나왔습니다.
그래서 사진 찍는다는 사람이 그것도 모른다고 두고 두고 핀잔을 받았네요.ㅎㅎㅎㅎ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는데....ㅎㅎㅎㅎ



굴포스
아이슬란드 어로 '굴'은 '황금', '포스'는 '폭포'라는 뜻으로 황금폭포입니다.
황금이 나오는 폭포라기 보다는 물의 색깔에 금빛이 흐른다고 붙여진 듯합니다.
옛날에 아이슬란드 정부에서 여기에 수력발전소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여기 살던 주민 한사람이 여기서부터 레이캬비크까지 걸어가서
수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해서 오늘날 굴포스를 만날 수 있었다고 하네요.
우리도 이런 국민 정신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가까이에 가서 찍는다고 물벼락만 흠씬 맞았습니다.




게이시르
아이슬란드 어로 게이시르(Geysir)는 '쏟아져 나오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간헐천을 뜻하는 영어 가이저(Geyser)의 어원이 되기도 했습니다.
최초 발견된 게이시르는 지금 활동이 정지되었고
그 옆에 있는 스트로쿠르라는 간헐천이 10분단위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수직으로 솟는 물기둥의 높이는 약 30m 정도로
미국의 옐로스톤의 간헐천에는 미치지 못한다지만(아직 못가봤음)
처음보는 저로써는 신기하기만 했습니다.



싱벨리어 국립공원
싱벨리어 국립공원은 2004년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유는
유라시아판과 북아메리카판이 만나는 부분으로 매년 조금씩 벌어지고 있는 지형이고
아이슬란드의 민주정치 발원지로써 지정되었다고 하네요.


자연물을 훼손하면 안되겠지만
여기 온 기념으로 저 앞 돌틈사이에 작은 바위(?) 하나를 얹어놓고 왔습니다.ㅎㅎㅎ
힘이 좀 많이 남았으면 더 큰 돌을 올려놨을테지만
아이슬란드 여정의 끝트머리라서 힘이 다 빠졌었네요.ㅎㅎㅎ


이곳이 알싱이라고 하는 아이슬란드의 민주정치 발원지인데요
930년에 만들어져서 1798년까지 여기서 주민 회합이 계속되었던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야외 의회 자리가 남아 있었습니다.



한국인으로 보이는 관광객이 있어서 몰래 한컷!ㅎㅎ

아마도 단체사진은 여기가 마지막어었던 듯합니다.
이제 아이슬란드를 떠날려고 하니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싶었나 봅니다.ㅎㅎㅎ
자세가 조신해졌습니다.ㅎㅎㅎ

골든써클을 다 돌아본 뒤에 레이캬비크 시내를 다시한번 돌면서
필요한 쇼핑(대부분 아이쇼핑)도 하고 시간을 보내다가
마지막 숙소로 들어갔습니다.
방갈로는 레이캬비크 공항 근처에 황량한(?) 벌판에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바로 옆에는 골프장이었는데 캐디는 없고 카트를 끌고 다니며 치는 곳이었으며
골프 치는 사람들 몇몇이 보이긴 했습니다.
여기서 몇일 머물며 골프도 치고 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으나
바다가 바로 옆이어서 바다의 비릿한 냄새와 심한 바람에 바로 접었습니다.ㅎㅎㅎ


짐 정리도 피곤한데 억지로(?) 데리고 나와서
인생삿이라고 한방씩 찍어주었더니 좋아했습니다.ㅎㅎㅎ


블루라군
불루라군은 숙소에서 약 30분정도 차로 이동해서 도착한 야외온천탕입니다.
여기 온천탕의 특징은 다른 곳의 온천은 지하수를 이용한 온천이라면
여기는 바닷물을 이용한 온천이라는 게 다르다네요.
우리의 해수탕 같은 것인데 품격있게 만들었습니다.ㅎ
저는 사진 담는다고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여기는 사전에 예약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며
우리 돈으로 약 8만원의 입장료를 내야했습니다.
레이캬비크에 오는 손님들은 거의 한번씩 들른다고 하네요.
물에 우유를 풀었는지 온천수가 우유빛이었습니다.


건물 2층 베란다에 올라가서 사진을 담을 수 있는데
1층 카운터에 올라가도 되는냐고 물었더니
서빙을 하는 청년이 돈을 100달러 내라고 하면서 실실 웃습니다.
돈을 꺼내는 척 했더니 웃으면서 농담이라고 그냥 올라가라내요.ㅎㅎㅎ
근데 100달러 내고 맘대로 담을 수 있었다면 그 돈이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ㅎㅎㅎ
몰카 신고할까봐 한컷만 얼른 담고 그냥 내려왔네요.ㅎ
사실 동행분들의 모습을 담았는데 실제 여기 여자분보다 몸매나 미모가 훨씬 나았습니다.
그러나 개인 프라이버시를 존중해서 올리지는 않겠습니다.ㅎㅎㅎㅎㅎㅎ

다른 사람들이 온천욕을 즐길 때 저는 밖으로 돌면서 이런 저런 모습을 담아봤는데
보이는게 바위나 물밖에 없어서 인증샷만 담았습니다.



온천욕을 하고 나온 사람들의 얼굴을 보니
전부 영화 '블루라군'의 여주인공으로 나온 피비 케이츠가 되어 있었습니다.ㅎㅎㅎㅎ
때문에 즐겁고 가뿐한 마음으로 아이슬란드를 떠날 수 있었던 듯합니다.
아이슬란드를 떠나면서
아이슬란드의 어원이 어디서왔을까?하고 알아 봤는데
어떤 전라도 사람이 여기에 와서 관광을 마치고 돌아갈려는데 아쉬워서
'아! 더 있을란디?'에서 '아이슬란드'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었습니다.ㅎㅎㅎ
믿거나 말거나...ㅎ
아이슬란드 여행의 여덟번째 이야기를 끝내면서
생에 최고의 여행지였고, 누구에게나 추천할만한 곳이었으며,
여행기간 내내 태초의 천지가 창조될 때의 모습을 보는 듯하여
마음이 순수해지고 힐링이 되었던 곳이었습니다.
8일동안 아이슬란드에서 14만여 걸음에 거리로 90 여km를 걸었다는 것도
제 여행에서 잊을 수 없는 기록이 될 듯합니다.ㅎ
여행을 떠나기 6개월 전부터 준비를 해서
나름 열심히 공부하고 3,500여장의 사진을 정리한 뒤 여행기를 쓰기까지
지나간 시간은 정말 순식간인 듯 느껴집니다.
여행은 여행을 할 때보다도
돌아와서 여행기를 쓰며 되돌아보는 즐거움이 훨씬 크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낍니다.
이후 스코틀랜드를 거쳐 영국 런던까지 일정이 계속되었지만
여기는 많은 분들이 다녀오신 곳이라서 별반 흥미가 없을 듯하여
여행기는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여덟편의 허접한 여행기를 끈질기에 다 읽어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ㅎㅎ
---- The End ----
첫댓글 내일 새벽에 흑산도 1박2일 만행에 나가야해서 서둘러 작업을 마칩니다.
사진작가에서 이젠 여행작가로 등극하셨습니다. 책 출간하시길 바라고 수고하셨습니다
사진도 힘든데 더 힘든 것은 사양합니다.ㅎㅎㅎ
쌩유!
실제보다 더 재미있는 주작가님의 여행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잘 봐주셔서 감사요.
즐겁고 유쾌한 정보를 주었네요.
앞으로도 쭈욱 사진 및 여행 작가로서 승승장구 바래요
글쎄요.ㅎㅎㅎ
노력해 봐야겠지요.
용림이 생각하니 숨 쉴 수있을 때 누군가를 위해 열심히 살아야겠네요.
아쉽습니다. 수고했습니다. 얼른 또 더 멋진 곳에 다녀 오셔서 불쌍한 방콕 중생들 눈호강이라도 시켜주시길 고대하겠습니다.
이거 잘하면 장사되겠네요?ㅎㅎㅎ
잘 봐 주어서 쌩유요!
나는 작년에 북유럽 여행을 2주간 하고도 사진 한장 올렸는데 창일 동기생의 여행 후기를 감상하면서 약간 반성(?)도 해 봅니다.
아무튼 감명 깊게 보고 느꼈습니다.
여행기를 쓰는게 스트레스 일수도 있지만 지나간 시간을 회상해보는재미도 좋습니다.ㅎ
반성까지야 하실 필요는..ㅎㅎ
멋진 여행후기 감사.
무엇보다 사진작품을 허투로 하지않고 끈질기게 공감토록한 노고에
물질적 보상없는 개인 표창을 수여함.
물질적 보상없는 표창? 어디다 쓰지요?ㅎㅎㅎ
잘 봐주어서 감사!
아이슬란드 여행 덕분에 잘마쳤습니다! 여행비용 굳어서 감사합니다 ! ㅎㅎㅎㅎ
역시 글솜씨 누가 따라갈수 있겠습니까! 물질적 표창을 드리려합니다! 기회만 주시면...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 시간까지 잠이 안오는 이유가 혹 과로(?) 때문은 아니신지.ㅎㅎㅎ
물질적 표창? 그거 괜찮은 건데..ㅎㅎㅎ쌩유!
국내 여행이라도 한번 가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