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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전역 뒤흔든 ‘마약왕’의 탄생… 그 시작엔 구글이 있었다
[박건형의 디코드 2.0]비트코인의 익명성 신화는 어떻게 깨졌나
박건형 기자
입력 2023.03.20. 07:40
업데이트 2023.03.20. 10:31
비트코인 일러스트. /로이터=연합뉴스
비트코인 일러스트.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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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필로폰을 투약한 14세 여중생이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이 학생은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하루 만에 강력한 마약인 필로폰을 구했다고 합니다. 올 들어 배우 유아인의 수면 마취제 ‘프로포폴’을 비롯한 향정신성의약품 상습 투약 사건, 재벌 3세들의 대마 사건 등이 잇따라 전해졌습니다. 과거 마약 청정국으로 불렸던 한국도 더 이상 마약에서 안전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마약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한국 만이 아닙니다. 다른 나라는 훨씬 더 심각하죠. 유럽 마약 및 약물 중독 모니터링 센터(EMCDDA)에 따르면 2021년에만 350만명의 유럽인이 코카인을 투약했습니다.
이런 마약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이 첨단 IT기술입니다. 텔레그램, 왓츠앱 처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각종 어플로 마치 피자나 치킨을 주문하듯 마약을 구매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범죄 세력들은 비트코인과 다크웹(Dark web)을 이용한 마약과 디지털성착취물 판매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금융 민주주의를 기치로 등장한 가상화폐(암호화폐)가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망치고 파멸로 이끄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거죠.
가짜 펜타닐 제조 및 판매 혐의로 구속된 알리 알라위. /연방마약단속국
가짜 펜타닐 제조 및 판매 혐의로 구속된 알리 알라위. /연방마약단속국
기술전문 매체 와이어드 기자 브누아 모렌느는 지난 2년 간 알라 모하메드 알라위(34)라는 마약상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평범한 이민자가 어떻게 미국 전역을 장악하다시피 한 마약왕이 됐는지 추적했습니다. 이른바 ‘펜타닐 왕’으로 불린 알라위는 세계 최대의 불법물 거래 다크웹인 알파베이(AlphaBay)에서 상위 10위 안에 드는 거물이었고 2017년 미 연방마약단속국(DEA)에 체포돼 2019년 30년형을 선고 받은 뒤 복역 중입니다. 특히 알라위를 비롯한 알파베이 운영자 추적 과정에서 각국 정부는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비트코인과 블록체인의 익명성을 깨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모렌느의 ‘펜타닐 왕의 흔적’ 특집기사와 각국 수사 당국의 알파베이 추적 기록을 토대로 첨단 기술을 먹고 악의 씨앗이 자라나는 과정과 그들이 믿고 있던 시스템이 얼마나 허무하게 무너지는지 살펴 봤습니다.
◇미군 통역관이 된 이라크 소년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했을 때 알라위는 바그다드 교외에 사는 소년이었습니다. 의대에 진학하기를 꿈꿨던 알라위는 18살이 되자 미국 통역관에 지원했습니다. 당시 그가 받았던 월급은 1350달러로 이라크 물가를 생각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었습니다. 다만 이라크인들 사이에서는 배신자 취급을 받는 직업이었습니다. 이라크 저항세력들은 통역관들을 차 뒤에 묶고 돌아다니고, 살해한 뒤 전봇대에 매달아 놓기도 했습니다. 미군은 이들을 색출하는 작업에도 통역관들을 대동했습니다. 원한이 계속 커지는 악순환이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기계 부품 조립과 컴퓨터에 능했던 알라위는 미군 내에서 다양한 신기술을 접하게 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알라위는 이라크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데이트·채팅 플랫폼 이라키아닷컴을 만들어 매달 5000달러 이상을 벌어들였습니다. 또 직접 인터넷 호스팅 회사를 차리고 웹사이트 디자인 업에도 뛰어들었습니다.
◇한 순간에 다가온 마약의 손길
알라위는 어느 순간 이라크에서는 IT 사업으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2012년 알라위는 미군 협력자들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특별 비자 프로그램을 이용해 미국으로 향합니다. 텍사스 남부의 샌안토니오에 정착한 그는 온라인으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았고, 샌안토니오 칼리지의 예비 프로그램에 등록했습니다. 하지만 등록금이 부족했습니다. 출입문 제조회사에서 기계 운영자로 부업을 하던 알라위는 동료 통역관 출신인 모하메드 알 사리히와 함께 살기 시작했고, 남는 방을 세를 주기로 합니다. 그의 인생이 파국으로 치닫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첫 세입자가 끊임없이 친구들과 대마 파티를 벌이는 젊은 여성이었기 때문입니다.
알리 알라위의 마약 판매 초기 거점이었던 텍사스대 샌안토니오 캠퍼스. /UTSA
대마가 젊은 층에 인기가 많고 돈이 된다는 것을 깨달은 알라위는 텍사스대 샌안토니오 캠퍼스 근처 파티를 찾아 다니며 대마를 팔기 시작했습니다. 당초 알라위는 대마를 팔아 번 돈으로 학비를 내고, 이후 졸업한 뒤 제대로 된 직장을 잡으려고 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대마를 구하고 파는 과정에서 마약상들과 친해졌고, 점점 간단히 돈을 버는 일에서 손을 떼기 힘들어졌습니다. 알라위는 모렌느에게 “이발소 주변을 오래 서성거리면 결국 이발을 하게 된다”는 미국 속담을 들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고 합니다.
◇구글이 알려준 짝퉁 마약 제조법
알라위는 2014년 마약 소지 혐의로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지만 전과가 없다는 이유로 사회 봉사를 선고 받았습니다. 이후 알라위는 이라크 미군 기지에서 만났던 텍사스인 에릭 고스로부터 오스틴에 있는 한 회사의 웹사이트 디자인 업무를 하청 받았습니다. 평범하게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는데, 여기서 만난 직원 가운데 한 명이 알라위에게 “다크웹에서 마약을 구입했다”는 얘기를 해줍니다. 오프라인으로 마약을 팔던 알라위에게 온라인을 통한 판매는 신세계였고, 그는 이를 기회로 여겼습니다. 놀랍게도 그에게 다크웹과 마약 판매 방법, 심지어 마약 제조법까지 알려준 것은 구글이었습니다. 그는 구글을 ‘모든 시대의 마법사’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알라위는 이베이에서 600달러에 수동 알약 압착기를 구입한 뒤 직접 개량했는데, 이 압착기는 시간당 2만1600알의 알약을 제조할 수 있었습니다. 각종 마약 성분이 포함된 염료나 화학약품도 이베이에서 대량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2015년 알파베이에 ‘Dopeboy210′이라는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마약, 총기 등 불법 거래물의 온상이었던 다크웹 사이트 '알파베이'. /스크린샷
이후 알라위는 필로폰으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을 화학 물질과 혼합해 양을 늘린 뒤 에더럴(adderall), 자낙스(xanax) 같은 유명 약물 브랜드 이름을 압착기로 새겨 판매했습니다. 이른바 ‘짝퉁 마약’을 만들어낸 것이죠. 밤새 공부하고 싶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학생들이 주고객이었습니다.
◇직접 제조해 우체국 소포로 배송
돈을 벌기 시작한 알라위의 욕심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헤로인보다 50배 더 강력한 합성 오피오이드(진통·마취제) 펜타닐(Fentanyl)에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원래 펜타닐은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서 개발한 마약성 진통제로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 암환자용이었습니다. 1959년 펜타닐을 처음 만들어낸 사람이 바로 얀센 창업자 파울 얀센입니다.
마약 업자들은 펜타닐이 저렴하고 중독성이 높다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중국에서 원료 성분들을 생산한 뒤 멕시코로 수송해 펜타닐을 만들어 암시장에 파는 새로운 마약 판매 방식은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서구권 각국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2017년 이후 미국에서만 23만명 이상이 펜타닐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입니다.
그런데 알라위는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습니다. 완성된 마약을 구매해 유통하는 대신 직접 가짜 펜타닐을 만들어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알라위는 이베이에서 구한 각종 재료를 믹서기에 넣고 간 뒤 압착기에서 성형하는 방식으로 펜타닐을 만들어 냈습니다. 알라위는 이를 우체국 소포로 미국 전역에 배송했습니다. 알라위가 이런 방식으로 영업할 수 있었던 것은 알파베이라는 다크웹의 익명성을 철저히 믿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의 거대 암시장 다크웹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은 사이트 주소만 입력하면 전세계 누구나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접속 허가가 필요한 별도의 네트워크나 특정 소프트웨어 또는 브라우저로만 접속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다크넷(Darknet), 이 가운데 웹사이트를 다크웹이라고 합니다. 인터넷에 열린 암시장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크웹이 이름에서 풍겨지는 것처럼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국가의 감시와 검열을 피하려는 언론이나 내부고발자, 사회운동가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다크웹은 기본적으로 접근과 추적이 어렵기 때문에 위조지폐, 무기 암거래, 청부살인, 마약 거래, 아동 성착취물 같은 거래가 이뤄지는 공간으로도 활용됩니다. 익명과 자유라는 긍적적인 부분과 범죄라는 부정적인 부분이 공존하는 공간인 셈입니다.
인터폴을 비롯한 전세계 수사당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다크웹이 골칫거리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곳에서는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숨바꼭질이 계속됩니다. 범죄자들은 끊임없이 접속주소와 서버를 바꾸고, 수사당국은 이들이 흔적을 지우기 전에 잡는데 총력을 기울입니다. 한번 접속주소와 서버를 바꾸고 나면 다시 처음부터 수사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다크웹 운영자들은 대부분 태국, 방글라데시, 인도, 파키스탄처럼 국제 공조가 잘 이뤄지지 않는 제3세계를 거점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대급 재능낭비 범죄 ‘실크로드’
다크웹을 이용한 범죄는 비트코인의 등장으로 전환점을 맞습니다. 불법적인 거래는 물론 어떤 거래이든 무언가를 사고 팔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과거에는 대포 통장이나 조세 회피지역으로의 송금 같은 형태가 일반적이었지만 흔적이 쉽게 남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008년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가명을 쓰는 인물이 가상화폐의 효시인 비트코인 시스템을 제안하고 만들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은 조작이 불가능하고 거래의 투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탈중앙화(decentralized)한 통화 시스템”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아는 것처럼 비트코인은 실제로 시장에서 통용되고, 현금으로 환전도 가능한 새로운 화폐가 됐죠.
실크로드 창업자 로스 울브리히트와 실크로드 사이트 화면. /스크린샷
비트코인을 암거래에 활용한 대표적인 다크웹이 2011년 등장했던 실크로드(Silk Road)입니다. 총기, 마약, 의약품 같은 불법적인 물품을 닥치는 대로 팔아 치웠는데 마치 어둠의 이베이 같은 형태였습니다. 일반적인 브라우저 대신 토르라는 특수한 브라우저로만 접근하게 한 뒤 접속자 누구나 아이디를 만들어 원하는 물품을 사고 팔도록 한 거죠. 이 사이트를 만든 로스 울브리히트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개발하던 중에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텍사스대와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대학원을 졸업한 울브리히트는 자신이 사용자의 프라이버시와 익명성을 보호하기 위해 다크웹과 비트코인 거래 시스템을 고안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의도가 어떠했든 간에 울브리히트는 자신이 만든 시스템 안에서 벌어지는 불법 행위에 대해 침묵했고 돈을 벌어들였습니다. 2013년 실크로드 사용자가 10만명을 넘어서고 살인청부와 도난 당한 신용카드 계정 해킹 등 불법 행위가 점차 늘어나자 미 연방수사국(FBI)이 나서 그를 체포하고 서버를 폐쇄했습니다. 3년간 실크로드에서 거래된 거래건수는 1500만건이 넘었고, 거래 금액은 2억1400만달러(약 2384억원)인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재판에서 울브리히트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실크로드와 울브리히트의 얘기는 영화와 드라마로도 제작됐습니다. ‘역대급 재능낭비 범죄 실화’라는 부제와 함께였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제2의 실크로드를 수많은 사이트들이 계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알라위의 주무대였던 알파베이는 그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였습니다.
실크로드 TV 드라마 포스터. /더치픽쳐스
◇익명의 시스템? 사실은 모두가 보고 있다
마약상과 다크웹 이용자들은 비트코인 거래가 익명성을 보장하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시스템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보안 연구자들과 과학자들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시스템에 숨겨진 모순을 찾아 냈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 사용자의 지갑과 거래내역을 이용해 사용자의 실체를 파악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같은 회사도 있습니다. 영국 국가범죄수사국(NCA)과 FBI 같은 각국 법 집행 기관들도 이미 여러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범죄자를 추적하고 검거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익명성에 숨겨진 함정은 뭘까요.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했을 때 가장 기본이 된 원칙은 코인 소유자에 대한 식별 정보 없이 어떤 코인이 어떤 비트코인 주소(고유한 긴 문자와 숫자의 조합)에 있는 지만 공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모든 비트코인 결제는 영구적이고 변경이 불가능한 완전한 공개 기록, 이른바 블록체인에 기록됩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해킹이나 위조가 불가능한 이유이죠.
비트코인 사용자의 지갑과 거래내역을 이용해 사용자의 실체를 파악하는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 체이널리시스. /체이널리시스
보안 전문가와 수사 당국들은 이를 거꾸로 이용했습니다. 비트코인 결제가 범죄에 사용됐다고 의심이 되면 계속해서 이 비트코인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겁니다. 이를 반복하면 가상화폐 거래소처럼 누군가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할 수 있다는 거죠. 수사관이 실제 마약 거래상에게 비트코인을 지불하고 구매할 경우 마약상의 비트코인 지갑과 수사 당국의 지갑을 하나의 블록체인에 묶어서 추적을 쉽게 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하고 참을성이 필요한 방법이지만 이를 자동화하거나 시간을 단축하는 소프트웨어도 개발돼 있습니다. 다크웹에서 한번에 수십~수백만 개의 비트코인 흐름을 읽어 특정한 판매자의 범죄를 입증하거나 검은 돈의 유출 경로도 파악할 수 있는 식입니다.
실제로 이 방법을 통해 2018년 한국인이 운영하던 다크웹의 아동성착취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사이트가 적발됐습니다. 비트코인 흐름 추적 과정에서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과 코인원이 암거래 비트코인 현금화의 핵심 업체로 지목됐고 NCA는 한국인이 이 사이트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습니다. 이후 한국·영국·미국 국제 공조수사가 이뤄졌고 주범 손정우를 비롯한 이용자들이 검거됐습니다.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가 법원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가짜 펜타닐 판매자의 최후
다시 알라위 얘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미국 수사 당국이 알라위를 본격적으로 쫓기 시작한 것은 2017년 초입니다. 노스다코타주에서 두 명의 남성이 펜타닐 중독으로 병원에 이송돼 이 중 한 명이 사망했고,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20세의 해병이 펜타닐 중독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미 당국은 이 사태를 조사하면서 같이 구매한 펜타닐 마약을 먹은 사람들이 모두 동일한 증상을 보이지 않았다는데 주목했습니다. 와이어드는 “약들 가운에 일부는 펜타닐이 거의 없고, 일부는 치사량 이상이었다”고 했습니다. 정맥주사 시 반드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약물의 양을 ‘완전치사량’이라고 하는데 펜타닐의 완전치사량은 2mg에 불과합니다. 한 알에 치사량이 넘는 펜타닐이 유통되고 있다는 것은 누군가 가짜 펜타닐을 대충 만들어 팔고 있다는 뜻입니다. 텍사스 경찰은 물론 미 해군 범죄수사국(NCIS)도 수사에 합류했습니다.
알라위의 꼬리가 밟히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수사관들은 구매자들을 탐문해 알파베이에서 알라위의 아이디인 ‘Dopeboy210′를 찾아냈고 그의 비트코인 지갑을 추적했습니다. 알라위는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비트코인 자동인출기(ATM)를 셀 수 없이 이용했고, 집과 고급 자동차도 여러 대 구매했습니다. 심지어 알라위는 파티광이기도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출처가 불분명한 현금 흐름은 당국의 눈을 피하기 힘듭니다. 수사 당국은 알라위의 차량 중 한 대에 추적 장치를 부착했는데 알라위는 자동차 정비 과정에서 이 사실을 알고도 범죄 행각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미 브레이크가 없어진 상황이었습니다. 텍사스에 위치한 자신의 마약 제조 공장이 적발된 뒤에야 알라위는 도주했고 휴스턴 교외에 있는 임대 주택에서 체포됐습니다.
◇악은 부지런하다
재판에서 검찰은 알라위가 미국 38개주에서 최소 85만개 이상의 마약을 팔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가 7명의 조력자와 함께 벌어들인 범죄 수익은 확인된 것만 1400만달러 이상이었습니다. 알라위는 판사에게 “미국이 나에게 두 번째 기회를 달라”면서 하소연했지만 판결은 단호하게 이뤄졌습니다. 루이지애나 북부에 있는 연방 교도소에서 30년을 복역하고 나면 알라위는 이라크로 추방될 예정입니다.
법원을 나서는 알리 알라위. /유튜브
알라위가 체포된 한 달 뒤 알파베이도 폐쇄됐고, 태국 방콕 락시 지구에서 운영자 알렉산더 카제스가 검거됐지만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하지만 이후에도 드림마켓, 하이드라라는 새로운 다크웹이 등장했고 2021년 8월에는 알파베이가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다크웹과의 싸움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2021년 다크웹 시장에서 거래된 불법물품의 규모는 31억달러(약 4조원)에 이릅니다. 다크웹과 비트코인을 이용한 마약거래는 아무리 이상적인 비전을 가진 첨단 기술이라도, 결국에는 쓰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비트코인의 창시자 사토시가 만약 이런 사건을 보고 있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요. 항상 느끼는 사실이지만, 악(惡)은 정말 부지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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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마등
2023.03.20 08:37:07
전세계가 비트코인 거래를 불법화해야한다.
답글작성
107
5
드로퍼
2023.03.20 08:25:38
월요일마다 재미있게 읽고있습니다. 혹시 주2회연재는 안되나요?
답글작성
35
3
윤졸열스러운 요즘
2023.03.20 08:57:12
한똥훈이 수출해서 잡게하자
답글
4
15
69
답글을 입력해주세요.
작심
2023.03.21 02:48:37
조선일보에 알바 왔나? 돈 입금 되냐?
떠불민주쓰레기오물통
2023.03.20 13:59:31
죄명의 쓰레기 사기 능력을 높이사 북괴가 낼름 받아줄라나, 아니지 닳고 닳은 사기능력에 김가네가 권력뺏길까봐 출입금지할게야.
Justice K
2023.03.20 10:56:03
아부지 뭐 하시노 ?
이죄명
2023.03.20 10:22:55
이제명 수출이 더 확실하지 않을까요? 닥치는대로 자살시킬꺼 같은데
kkkhh
2023.03.20 12:27:29
마약,비트코인,구글,인터넷 IT기술발전으로 우리가 많은 생각을 해야하는 부분이네요.좋은글 잘 읽었습니다.항상 흥미있고 재밌게 보고있습니다.
답글작성
10
0
?미
2023.03.20 10:23:56
ㅎㅎ 전세계가 비트코인 거래를 불법화 해야 한다는 댓글들이 있군.. 아마도 기사에 나온 마약 거래 때문에 ?? ㅋㅋ 그럼 마약 거래 자금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달러 사용도 금지 하자고 하겠군?? 달러 현금은 추적도 안되는데? 비트코인 거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추적이 가능한데 ??
답글작성
6
7
문태욱
2023.03.20 10:15:06
이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던 시대는 지났다.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보여 지는 시대이다.
답글작성
4
0
Simoon
2023.03.20 21:55:03
마약은 단 한번이라도 복용하면 안되는것 호기심이 인생을 망치고 가족관계도 니락으로
답글작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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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4more
2023.03.20 19:35:07
익명성 뒤에 숨겨진 어둠의 세력을 밝히는 데에는 개별 참여자의 신고가 제일 좋은 방법이다. 신고에 대한 보상을 잘 한다면. 죄수의 딜레마. 그런데 사실은 이런 범죄를 키우고 그것을 이용하는 세력이 모두 제도권 내에 다 있다. 그것을 이용해 돈을 벌고 건수를 올리고,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땟놈이 벌고.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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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진정한 우파
2023.03.20 09:53:40
악은 부지런하다. 조선일보 독자를 보면 절절히 공감한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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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메디안
2023.03.20 09:27:33
하층민이나 이민자들에게 그리고 남미의 농부들에게 마약만큼 빠르고도 편하게 돈을 버는 방법이 없을것이다. 그냥 모든게 서방 국가들의 자업자득이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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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바우네
2023.03.21 02:58:15
'각종 재료를 믹서기에 넣고 간 뒤'(?) 가루나 즙을 내는 기계는 '믹서(mixer)'다. '믹서기'에서 '기(機)'는 사족(蛇足)이다. '믹스(mix)기'일 수는 있지만 '믹서(mixer)기(機)'는 아니다. <표준국어대사전>믹서(mixer)[명사] 과실, 곡물, 야채 따위를 갈거나 이겨 가루 또는 즙을 내는 기계.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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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uit0
2023.03.21 00:39:08
미국의 경우 발전되야 할곳이 많다 우리나라보다 더 큰 농장도 많은데 저런 범죄자들이 아침부터 저녀까지 철근나르고 일하게 한다면 할까 엉뚱한 사람에게 하면 문제지만 저런것들을 하루종일 하게 하면 괜찮은 방법이다 5.16도로니 러시아 시베리아 죄수가 노역을 통해 기반시설 만드는것이 그냥 나온거냐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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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살인 돈벌이 사라져야” 김용호 재판서 박수홍 아내 작심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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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차 주차 금지하자… 1t 탑차로 아파트 입구 막은 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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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땅 놀리느니 돈 좀 벌어볼까”…150평에서 월 1000만원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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