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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호충비(宿虎衝鼻)
잠 자는 범의 코를 찌른다의 뜻으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건드려서 화(禍)를 스스로 불러 들이는 일을 비유한 말이다.
宿 : 잘 숙(宀/8)
虎 : 범 호(虍/2)
衝 : 찌를 충(行/9)
鼻 : 코 비(鼻/0)
(유의어)
방호자위(放虎自衛)
숙호충본(宿虎衝本)
양호유환(養虎遺患)
타초경사(打草驚蛇)
호랑이도 건드리지 않으면 사납게 굴지 않는다. 더군다나 자는 범이라야 옆을 살금살금 지나가면 그뿐이다. 그런데 턱없는 용기를 시험하는 것일까? 잠든 호랑이에 다가가서 코침을 놓는 사람들이 있다. 선잠에서 깨어난 호랑이는 더욱 사나워질 것이다.
숙호충비(宿虎衝鼻)는 ‘자는 범 코 찌르기’란 속담과 같은 말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공연히 건드려서 화를 입거나 일을 불리하게 만드는 것을 이른다.
이 말도 조선 인조 때의 洪萬宗(홍만종)이 쓴 旬五志(순오지)에서 볼 수 있다. 보름이 걸려 책을 완성했다 해서 이름을 순오지라 했다는 그 책이다.
중국에는 쓰지 않는 성어가 숱하게 등장한다. 예를 들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를 鯨戰鰕死(경전하사)로,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를 猫項懸鈴(묘항현령)으로 했으니 흥미롭다.
그런데 순오지에는 ‘宿虎衝本 言誤觸而取患(숙호충본 언오촉이취환/ 잠자는 호랑이에게 코침을 주듯 잘못 건드려서 화를 초래한다)’으로 되어 있고 조선 후기 朴慶家(박경가)가 지은 한국어 어원연구서 東言考略(동언고략)과 趙在三(조재삼)이 쓴 松南雜識(송남잡지)에 宿虎衝鼻로 바로 나온다.
그리고 茶山(다산) 丁若鏞(정약용)이 엮은 耳談續纂(이담속찬)에는 ‘虎方之睡 莫觸其鼻 言不可挑禍也(호방지수 막촉기비 언불가도화야/ 호랑이가 잠을 자고 있을 때 그 코를 건드리지 말라. 괜히 화를 자초해서는 옳지 않다)로 되어 있다.
어느 것이나 뜻은 같다. 풀숲을 쳐서 뱀을 괜히 놀라게 한다는 타초경사(打草驚蛇)도 같은 뜻이 있다.
숙호충비(宿虎衝鼻)
이 성어는 잠 자는 범의 코를 찌른다의 뜻으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건드려서 禍를 스스로 불러 들이는 일을 비유한 말이다.
동언고략(東言考略)과 송남잡지(宋南雜識)에는 숙호충비(宿虎衝鼻)라 되어 있고, 순오지(旬五志)에는
숙호충본(宿虎衝本), 그리고 이담속찬(耳談續纂)에는 호자방수 막촉기비(虎之方睡, 莫觸其鼻)라 기록되어 있다.
동의어로는 숙호충본(宿虎衝本)이 있고, 유사한 말로는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을(乙)을 징계하여 갑(甲)을 경계함을 이르는 말의 타초경사(打草驚蛇)외에 방호자위(放虎自衛), 양호유환(養虎遺患) 등이 있다.
잠자는 호랑이에게 코침주기란 말로 가만 두면 무사할 것을 공연히 잘못 건드려서 일을 저질러 화를 초래한다는 뜻이다.
숙호충본 언오촉이취환(宿虎衝本, 言誤觸而取患)이란 말은 ‘잠자는 호랑이에게 코침을 주듯 잘못 건드려서 화를 초래한다’는 뜻이요,
호방지수 막촉기비 언불가도화야(虎方之睡, 莫觸其鼻, 言不可挑禍也)란 ‘호랑이가 잠을 자고 있을 때 그 코를 건드리지 말라. 괜히 화를 자초해서는 옳지 않다’는 뜻이다.
자업자득(自業自得)이란 말이 있다. 자신이 저지른 과보(果報)나 업(業)을 자신이 받는다는 뜻으로, 스스로 저지른 결과라는 뜻으로 많이 쓴다. 따라서 여기서 업(業)은 나쁜 업을 일컫는다.
자업자박(自業自縛)과 같은 뜻으로, 자신이 쌓은 업으로 자신을 묶는다는 말이다. 자기가 꼰 새끼로 자신을 묶어, 결국 자기 꾐에 자기가 빠지는 것을 뜻하는 자승자박(自繩自縛)도 이와 비슷하다.
그밖에 과거(過去) 또는 전생(前生)의 선악(善惡)의 인연에 따라 뒷날 길흉화복의 갚음을 받게 된다는 뜻의 인과응보(因果應報)에도 자업자득(自業自得)의 뜻이 들어 있다. 또한 자업자득(自業自得)에는 무슨 일이든 결국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사필귀정(事必歸正)의 뜻이 담겨 있다
우리 인간들은 하지 않아도 될 필요없는 짓을 하고 나서 공연히 재화(災禍)를 입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자기 자신에게 해가 되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기 쉬운 존재가 바로 인간인 셈이다.
어느 양가집이 가세(家勢)가 점점 기울자 데리고 있던 머슴들을 건사하기도 버거워 내보내기로 하였다. 이에 주인이 두 머슴을 불러, 가세가 빈약하여 더 이상 그대들과 함께할 수 없으니 내일은 각자의 길을 떠나라고 하면서, 마지막으로 가는 새끼줄을 정성껏 꼬아달라고 하였다.
이에 한 머슴은 주인과 마지막이 됨을 아쉬워하면서 정성을 다해 가늘고도 튼튼한 새끼를 밤새 꼬았다. 그러나 다른 한 머슴은 이제 주인과는 끝장인데 정성드려 새끼를 꼬는 게 무슨 이득이 되랴 싶은 마음에서 건성으로 투박한 줄을 한 두어 발 꼬았다.
다음 날 주인이 두 머슴을 불러 각기 꼬아온 새끼줄을 가져오라 하였다. 그리고는 엽전 꾸러미가 든 부대를 내어 놓으면서 각자 꼰 새끼줄에 마음껏 엽전을 꿰어 가라고 하였다.
정성을 들여 새끼를 꼰 머슴은 가늘고 긴 줄에 마음껏 엽전을 꿸 수 있었지만 굵고 건성으로 새끼를 꼰 머슴은 단 한 개의 엽전도 꿰어 갈 수가 없었다.
우리 속담(俗談)에 이런 말이 있다. ‘긁어 부스럼, 곤장(棍杖)을 메고 매 맞으러 간다, 형틀 지고 와서 볼기 맞는다, 누워서 침뱉기, 진상가는 송아지 배때기 찼다, 봄 꿩이 제 울음에 놀란다’ 이 모두가 가만히 있으면 아무 탈이 없을 것을 제가 자청해서 화(禍)를 부르고 고생을 한다는 뜻이다.
순자(荀子)는 일찍이 ‘날마다 하루에 세 번 반성을 한다(日日三省)’고 했다. 그만큼 일에 신중을 기했다는 의미다.
한 번쯤은 후일(後日)에 다가올 결과를 곰곰히 생각해 보고 어떤 일에 임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처사임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인 이상 뜻 대로만 되는 것도 아니니, 역시 인간이 인간 이상이 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햇볕과 물과 아름다운 강산은 우리에게 먹고 입고 거처할 곳을 준다. 그것도 무상으로, 아무런 조건없이 묵묵히 주기만 하는 것이다.
우리 인간은 이웃을 위해 아주 작은 일을 하고도 생색을 내거나 알아주기를 바라지만 자연은 그저 주기만 하는 것이다.
요즘 지구의 환경문제가 날로 심각해진 것은 우리 인간이 자연의 은혜를 탐욕스럽게 받아쓰기만 하고 자연의 질서를 무시한데서 온 자업자득(自業自得)의 결과가 아니겠는가 싶다. 그로 인하여 우리들은 자신이 버려 둔 쓰레기 더미에 묻혀서 스스로 시들어 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은 그 안에 살고 있는 우리 자신이 병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모든 질병에서 헤어나려면 자연을 아끼고 보호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것이다.
지구상에는 인간을 위시해서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는 주고받는 관계속에서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뿌리는 대지(大地)로부터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그 보상으로 꽃과 열매를 대지에 되돌려 주는 것이다. 만약에 받기만 하고 주지 않는다면 생명은 지속할 수 없을 것이다.
자연은 우주의 질서이며 순환의 법칙을 한 치의 어긋남 없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기에 낮은 밤이 받쳐주기 때문에 그 자리에 어둠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물질 만능의 덫에 걸린 현대의 사람들은 무지(無知) 때문에 지구 곳곳에서 질서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생태학적 위기의 원인은 대지(大地)로부터 끊임없이 빼앗기만 하고 아무것도 되돌려 주려고 하지 않는데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래서 산야(山野)와 강과 바다는 서서히 죽어만 가고 대기오염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우리 모두는 오염된 환경을 살리는 역할 분담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우선 당면과제부터 하나하나 고쳐나가는데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자연은 참으로 아름답고 신비로워 심취할 수 있는 것이 은혜인 것이다.
인간과 모든 생명체는 항상 더불어 살아가는 즉, 공존 공영한다는 사실을 한 번 더 인식하고 맑고 깨끗한 자연을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는 것 또한 명심해야 한다. 자연을 아끼고 더욱 사랑하도록 노력합시다.
▶️ 宿(잘 숙, 별자리 수)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佰(백, 숙)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첨)은 이부자리로 쓰는 깔개 席(석)의 변한 모양, 佰(백)은 나그네가 숙소를 정하다에서 숙소, 또 묵다에서 오래 되다의 뜻이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宿자는 ‘자다’나 ‘숙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宿자는 宀(집 면)자와 人(사람 인)자, 百(일백 백)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宿자는 宀자와 佰(일백 백)자가 결합한 것으로 보기도 하지만 큰 관계는 없다. 왜냐하면, 宿자에 쓰인 百자는 모양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갑골문에 나온 宿자를 보면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宿자의 본래 의미는 ‘자다’였다. 후에 뜻이 확대되면서 ‘숙박하다’나 ‘오래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宿(숙, 수)는 ①잠을 자다, 숙박(宿泊)하다 ②묵다, 오래 되다 ③나이가 많다 ④한 해 묵다 ⑤지키다, 숙위하다 ⑥안심(安心)시키다 ⑦찾아 구(求)하다 ⑧재계(齋戒)하다(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다) ⑨크다 ⑩숙직 ⑪당직(當直) ⑫숙소, 여관 ⑬잠든 새 ⑭미리, 사전(事前)에 ⑮본디 ⑯평소(平素), 전(前)부터 ⑰여러해살이의 ⑱크게, 그리고 ⓐ별자리(수) ⓑ성수(星宿; 모든 별자리의 별들)(수)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복습이나 예습을 위하여 집에서 지어 오게 하거나 풀어 오게 하는 문제 또는 두고 생각하여 보거나 해결해야 할 문제를 숙제(宿題), 날 때부터 타고난 운명을 숙명(宿命), 오래도록 지녀온 소원을 숙원(宿願), 여관이나 주막에 들어 밤을 자고 머무름을 숙박(宿泊), 머물러 묵는 곳을 숙소(宿所), 관청이나 회사나 학교 등에서 잠자고 밤을 지키는 일 또는 그 사람을 숙직(宿直), 붙어사는 동식물을 제 몸에 붙여서 그에게 양분을 주는 동식물을 숙주(宿主), 오래 전부터의 원수를 숙적(宿敵), 오래된 병환을 숙환(宿患), 오래된 묵은 원한을 숙원(宿怨), 마음속에 품은 시름을 숙포(宿抱), 잠자는 일과 먹는 일을 숙식(宿食), 오래 전부터 지니고 있는 희망을 숙망(宿望), 창자 속에 오래 묵어 있던 대변을 숙변(宿便), 예부터의 풍습을 숙습(宿習), 일찍부터 품은 뜻을 숙지(宿志), 이튿날까지 깨지 아니한 술의 취기를 숙취(宿醉), 동물이 어떠한 곳에 깃들여 사는 것을 서숙(棲宿), 비바람 등을 가릴 수 없는 집 밖의 장소에서 잠을 자는 것을 노숙(露宿), 남의 집에서 묵음을 유숙(留宿), 남의 집에 몸을 붙여 숙식함을 기숙(寄宿), 일정한 돈을 받고 여객을 치는 집을 여숙(旅宿), 앙심을 품고 서로 미워함 또는 그런 사이를 앙숙(怏宿), 여러 사람이 한 곳에 묵음을 합숙(合宿), 집으로 돌아가거나 돌아옴을 귀숙(歸宿), 과부로 지냄을 독숙(獨宿), 한 방에서 같이 잠을 동숙(同宿), 잘 곳이 없음을 무숙(無宿), 여러 곳에 나뉘어서 숙박함을 분숙(分宿), 일정한 대가를 내고 비교적 오랫동안 남의 집에 머물러 있으면서 자고 먹고 하는 일을 하숙(下宿), 남녀가 한 숙소에 뒤섞여 함께 자는 일을 혼숙(混宿), 자는 범의 코를 찌른다의 뜻으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건드려서 화를 스스로 불러 들이는 일을 숙호충비(宿虎衝鼻), 밤낮으로 잊을 수 없는 근심이라는 뜻으로 깊은 근심이나 묵은 근심을 이름을 숙석지우(宿昔之憂), 바람에 불리면서 먹고 이슬을 맞으면서 잔다는 뜻으로 떠돌아 다니며 고생스러운 생활을 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풍찬노숙(風餐露宿), 한데서 자고 한데서 먹는다는 뜻으로 여행하는 어려움을 이르는 말을 노숙풍찬(露宿風餐), 함께 잠자고 함께 날아간다는 뜻으로 부부를 일컫는 말을 쌍숙쌍비(雙宿雙飛), 주살질은 해도 자는 새를 쏘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나 정도를 넘지 않는 훌륭한 인물의 태도를 이르는 말을 익불사숙(弋不射宿), 길 없는 초원을 걷고 들에서 잠잔다는 뜻으로 산야에서 노숙하면서 여행함을 이르는 말을 초행노숙(草行露宿), 여행 길에 하룻밤 묵어 한 끼 식사를 대접받는다는 뜻으로 조그마한 은덕을 입음을 이르는 말을 일숙일반(一宿一飯) 등에 쓰인다.
▶️ 虎(범 호)는 ❶상형문자이나 회의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갑골문의 호(虎)자는 머리는 위로 향하고 꼬리는 아래로 향하며 몸에는 무늬가 있다. 중국인들은 호랑이의 머리에 왕(王)자가 크게 쓰여 있어서 호랑이가 바로 동물의 왕이라고 생각하였다. ❷상형문자로 虎자는 '호랑이'나 '용맹스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호랑이는 예나 지금이나 용맹함을 상징한다. 그러나 고대인들에게 호랑이는 두려움의 대상이자 신비의 영물이었다. 이러한 인식은 문자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虎자가 쓰인 글자 대부분은 '용맹함'이나 '두려움'이 반영되어 있다. 갑골문에 나온 虎자를 보면 호랑이의 몸집과 얼룩무늬가 그대로 표현되어있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획이 변형되면서 지금의 虎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참고로 虎자는 폰트에 따라 다리 부분이 儿자나 几자가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虎(호)는 虍(범호 엄)부수로 ①범, 호랑이 ②용맹스럽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범의 꼬리를 호미(虎尾), 용맹스러운 장수를 호장(虎將), 호랑이와 이리를 호랑(虎狼), 털이 붙은 범의 가죽이라는 호피(虎皮), 범에게 당하는 재앙을 호환(虎患), 범의 위세란 뜻으로 권세 있는 사람의 위력을 호위(虎威), 매우 용맹스러운 병사를 호병(虎兵), 범과 같이 날카로운 눈초리로 사방을 둘러 봄을 호시(虎視), 사나운 범을 맹호(猛虎), 큰 호랑이를 대호(大虎), 엎드려 앉은 범을 복호(伏虎), 다른 산에서 온 호랑이를 객호(客虎), 용맹스럽고 날래다는 비유를 비호(飛虎), 소금처럼 흰 눈으로 만든 호랑이를 염호(鹽虎), 범이 죽으면 가죽을 남긴다는 뜻으로 사람도 죽은 뒤에 이름을 남겨야 한다는 말을 호사유피(虎死留皮), 범이 먹이를 노린다는 뜻으로 기회를 노리며 형세를 살핌을 비유하는 말을 호시탐탐(虎視眈眈), 용이 도사리고 범이 웅크리고 앉았다는 뜻으로 웅장한 산세를 이르는 말을 호거용반(虎踞龍盤), 범과 용이 맞잡고 친다는 뜻으로 영웅끼리 다툼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척용나(虎擲龍拏), 범에게 고기 달라기라는 속담의 한역으로 어림도 없는 일을 하려고 함을 이르는 말을 호전걸육(虎前乞肉), 구사 일생으로 살아 남은 목숨을 일컫는 말을 호구여생(虎口餘生), 잡았던 범의 꼬리를 놓기가 어렵다는 뜻에서 위험성이 있는 일을 비롯한 바에 그대로 나가기도 어렵고 그만두기도 어려움을 가리키는 말을 호미난방(虎尾難放), 범의 꼬리와 봄에 어는 얼음이라는 뜻으로 매우 위험한 지경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미춘빙(虎尾春氷), 범의 굴에 들어가야 범의 새끼를 잡는다는 뜻으로 무슨 일이든지 큰 위험을 각오하지 않으면 큰 수확을 얻지 못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호혈호자(虎穴虎子), 호랑이같이 예리하고 무섭게 사물을 보고 소같이 신중하게 행동한다는 뜻으로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함을 이르는 말을 호시우보(虎視牛步), 매우 위험한 참언이라는 뜻으로 남을 궁지에 몰아넣는 고자질이나 헐뜯는 말을 이르는 말을 호구참언(虎口讒言), 용과 호랑이가 서로 싸운다는 뜻으로 비슷한 상대끼리 맹렬히 다투는 것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용양호박(龍攘虎搏) 등에 쓰인다.
▶️ 衝(찌를 충, 뒤얽힐 종)은 형성문자로 冲(충)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다닐 행(行; 다니다, 길의 모양)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꿰뚫다의 뜻을 갖는 重(중, 충)으로 이루어졌다. 마을을 꿰뚫고 있는 길의 뜻에서 음(音)을 빌어 '부딪치다'의 뜻으로 쓰인다. 행성(行星)이 지구(地球)에 대하여 태양(太陽)과 정반대의 이치(理致)에 오는 시각(時刻), 또는 그 상태의 뜻이 있다. 그래서 衝(충, 종)은 ①찌르다, 치다 ②부딪치다 ③향(向)하다 ④움직이다 ⑤돌다, 회전(回轉)하다 ⑥용솟음치다(물 따위가 매우 세찬 기세로 위로 나오다) ⑦목, 요긴(要緊)한 곳 ⑧길, 통로(通路) ⑨거리 ⑩전거(戰車)의 이름, 그리고 ⓐ뒤얽히다(종)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찌를 자(刺), 찌를 차(箚)이다. 용례로는 서로 맞부딪쳐서 몹시 침 또는 물체에 대해 급격히 가해지는 힘을 충격(衝擊), 서로 대질러서 부딪침 또는 쌍방의 의견이 맞지 아니하여 서로 맞섬을 충돌(衝突), 들쑤셔 움직이게 함을 충동(衝動), 분하거나 또 외로운 느낌이 북받쳐 오름 또는 기세가 높아 하늘을 찌를 듯한 모양을 충천(衝天), 냅다 들이쳐서 무너뜨림을 충결(衝缺), 냅다 대질러서 침범함을 충범(衝犯), 불을 질러서 태워 없앰을 충설(衝爇), 더러운 것을 씻어 내기 위하여 물을 부어서 세차게 흔듦을 충탕(衝蕩), 사물이 많이 모이는 곳을 충로(衝路), 들이쳐서 죽임 또는 찔러서 죽임을 충살(衝殺), 맞부딪쳐 뛰어 오름을 충상(衝上), 부딪치어 하나로 되거나 되게 함을 충합(衝合), 어려운 고비를 뚫고 무릅씀을 충모(衝冒), 적의 창끝을 꺾어 막는다는 뜻에서 외교나 기타의 교섭에서 담판하거나 흥정하는 일을 절충(折衝), 맞지않고 서로 어긋남을 상충(相衝), 충돌을 완화 시킴을 완충(緩衝), 위로 치밀어 오름을 상충(上衝), 살갗이나 근육이 화끈거리며 아픈 증세를 흔충(焮衝), 눈을 찌를 막대기라는 뜻으로 남에게 해악을 끼칠 고약한 마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충목지장(衝目之杖), 이리저리 닥치는대로 부딪침 또는 아무 사람이나 구분하진 않고 함부로 맞딱뜨림을 좌충우돌(左衝右突), 자는 범의 코를 찌른다의 뜻으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건드려서 화를 스스로 불러 들이는 일을 숙호충비(宿虎衝鼻), 노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다는 말을 노기충천(怒氣衝天), 노한 머리털이 관을 추켜 올린다는 뜻으로 몹시 성낸 모양을 이르는 말을 노발충관(怒髮衝冠), 꽃밭에 불을 지른다는 뜻으로 젊은이의 앞을 막거나 그르침을 이르는 말을 화전충화(花田衝火) 등에 쓰인다.
▶️ 鼻(코 비)는 ❶형성문자로 自(자; 코의 모양)와 음(音)을 나타내는 畀(비; 물건을 주는 일)로 이루어졌다. 옛날엔 自(자)가 코의 뜻을 나타냈지만 나중에 自(자)는 자기(自己), 자연(自然) 따위 여러 가지 뜻으로 씌어짐으로 코의 뜻으로 따로 鼻(비)란 글자를 만들었다. ❷회의문자로 鼻자는 '코'를 뜻하는 글자이다. 鼻자는 본래 코를 뜻했던 自(스스로 자)자가 '자기'나 '스스로'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畀(줄 비)자를 결합해 만든 글자이다. 鼻자에 쓰인 畀자는 '주다'라는 뜻을 가지고는 있지만, 여기에서는 단순히 코와 폐를 연결하는 기관을 묘사한 것에 불과하다. 그러니 鼻자는 숨을 들이쉬는 코와 폐를 함께 표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鼻(비)는 ①코 ②구멍, 맞트이게 뚫은 자국 ③시초(始初), 처음 ④손잡이 ⑤종, 노복(奴僕: 사내종) ⑥코를 꿰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일을 가장 먼저 시작한 사람을 비조(鼻祖), 콧속의 점막에 생기는 염증을 비염(鼻炎), 코로 내는 소리를 비음(鼻音), 코뼈로 코를 이루고 있는 뼈를 비골(鼻骨), 콧구멍으로 코에 뚫린 두 구멍을 비공(鼻孔), 코와 입을 비구(鼻口), 코웃음으로 콧소리를 내거나 코끝으로 가볍게 웃는 비난조의 웃음을 비소(鼻笑), 콧물로 콧구멍에서 흘러 나오는 액체를 비수(鼻水), 콧구멍의 털을 비모(鼻毛), 오식 또는 육식의 하나로 냄새의 좋고 나쁨 등을 깨닫는 작용인 후각을 비식(鼻識), 콧날로 콧마루의 날을 이룬 부분을 비선(鼻線), 콧구멍으로 나는 소리를 비성(鼻聲), 코로 물 따위를 마심을 비음(鼻飮), 코를 닦거나 푸는 데 쓰는 종이를 비지(鼻紙), 감기에 걸려서 코가 막히고 아픈 병을 비통(鼻痛), 코가 세다는 뜻으로 고집이 셈을 이르는 말을 비강(鼻強), 콧병의 한 가지로 코가 막히고 맑은 콧물이 자꾸 흐름을 비구(鼻軀), 크고 우뚝한 코를 고비(高鼻), 콧마루가 찡함으로 몹시 슬프고 애통함을 산비(酸鼻), 귀와 코를 아울러 이르는 말을 이비(耳鼻), 방패의 손잡이를 순비(盾鼻), 몹시 슬프거나 참혹하여서 콧마루가 시큰시큰함을 산비(散鼻), 우뚝한 코를 융비(隆鼻), 냄새가 코를 찌름을 촉비(觸鼻), 코만 어루만진다는 뜻으로 부끄러운 줄을 모르고 뻔뻔스럽게 굶을 문비(抆鼻), 코 밑에 닥친 일에 관한 정사라는 뜻으로 하루하루를 겨우 먹고 살아가는 일을 이르는 말을 비하정사(鼻下政事), 당장 만을 생각하는 얕은 생각이나 그 자리에서 떠오른 생각 또는 임기응변을 일컫는 말을 비원요간(鼻元料簡), 당장만을 생각하는 얕은 생각이나 그 자리에서 떠오른 생각 또는 임기응변을 일컫는 말을 비원사안(鼻元思案), 콧구멍에서 불을 뿜는다는 뜻으로 기운이 펄펄한 모양을 이르는 말을 비두출화(鼻頭出火), 입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을 이르는 말을 비구소선(鼻口所宣), 곤경에 처해 자기 일도 해결하기 어려운 판국에 어찌 남을 도울 여지가 있겠는가라는 말을 오비삼척(吾鼻三尺), 자는 범의 코를 찌른다의 뜻으로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건드려서 화를 스스로 불러들이는 일을 이르는 말을 숙호충비(宿虎衝鼻), 불교에서 말하는 8대 지옥 중의 여덟째로 고통이 가장 심하다는 지옥을 이르는 말을 아비지옥(阿鼻地獄), 눈코 뜰새 없는 것 또는 몹시 바빠 어쩔 수 없는 것을 이르는 말을 안비막개(眼鼻莫開)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