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2023.5.7(일)09;30-15;30 ★코스;경의중앙선 응봉역-중랑천 자전거길-의정부 호암교-무수천 자전거길-무수옥-중랑천 자전거길 (원점회귀);50km ★참가;쉐도우수, 바이크 손대장, 람보림, 오벨로, 스머프차
-의정부 호암교에서 바이크손대장과 랑데뷰-
<후 기> 스머프 차
어느덧 5월이다. 5월은 산과 들이 짙은 초록으로 물들고 바람에 실려오는 향기마저 싱그러운 계절이다. 아름다운 봄에 아낙군수처럼 집안에 있으면 너무 답답하다. 멋있는 친구들과 주말마다 자전거 여행을 하면 답답한 마음도 풀리고 생활의 활력소가 된다. 그래서 주말이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한다. 누구나 다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노년에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취미생활을 즐기는 것은 흔치않다. 우리들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해도 손색이없다. 이번 라이딩은 5월 첫 주말을 맞이하여 중랑천을 따라 의정부로 떠나는 여정으로 풀방구리에 쥐 드나들듯이 낯익은 코스다.
여정의 시작은 경의중앙선 응봉역이다. 바이콜 전사 5명이 동참하였다. 바이크손대장은 의정부 호암교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4명이 우선 출발하였다. 하늘은 잔뜩 흐린 날씨였으나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왔다. 알록달록한 튤립이 중랑천 자전거도로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었는데 어느새 꽃이 사라졌다. 불과 2주일 사이었다. 그대신 온갖 기화요초들이 길가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지나갈 때마다 꽃향이 가슴을 파고든다. 볼수록 귀엽고 아름답다. 그리고 군자교에서부터 겸재교까지 장미꽃들이 탐스럽게 피어있었다. 5월은 흔히 장미의 계절이라고 한다. 장평교 부근에는 도시농업체험학습장을 조성하여 동대문구 구민들이 각종 채소를 재배하도록 하였다. 아예 가족 단위로 텃밭을 지정해 주고 번호와 이름까지 명시하였다. 텃밭을 정성스레 가꾸러 나온 도시 농부들의 손길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월릉교를 지나면 노원구로 바뀐다. 노원구는 이팝나무를 가로수로 식재하였다. 요즘은 철쭉, 연산홍이 지고 이팝나무가 자리를 꿰찼다. 이팝나무는 꽃송이가 사발에 퍼담은 쌀밥 같다하여 붙은 이름이다. 하얀꽃에 덮인 이팝나무는 마치 소복을 입은 것 같아 보인다.
가로수로 전국에서 인기가 아주 높다. 창동교에 이르자 공사로 자전거길을 차단하여 차도를 타고가다 다시 중랑천 자전거길로 들어섰다. 창동교를 지나면 가로수 산딸나무들이 반겨준다. 산딸나무는 위에서 내려다보면 두 장씩 서로 마주보고있는 모습이 십자가를 연상케한다. 기독교인들의 전설에 의하면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힐 때 쓰인 나무가 산딸나무라고 한다. 꽃잎의 끝은 예수의 손바닥에 박힌 못처럼 색이 약간 바래고 흰 모양을 나타낸다. 붉은 수술은 예수의 머리에 씌워진 가시관을 나타내며 붉은 열매가 몇개씩 붙어있는 모습은 예수의 피를 나타낸다.
오늘날 중동지방에서도 산딸나무들이 많이 자란다. 호암교에서 바이크손대장과 오전 11시40분경에 랑데뷰하고 점심식사장소인 무수옥으로 향하였다. 무수옥은 도봉역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생각날때마다 찾는 단골식당이다. 여행에서 맛집은 우선순위 1번이다. 점심메뉴는 설렁탕(12,000원)이다. 설렁탕은 서울시의 대표적인 향토음식으로 서민적인 느낌을 주는 음식이다. 그러나 물가가 올라 직장인으로서는 부담스런 가격이다. 쉐도우수는 미국 여행시 경험했던 에피소드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주었다.
뉴욕으로 날아갈때 기상악화로 착륙하지 못하고 공중선회를 세번이나 하다가 결국 워싱턴공항에 비상착륙해 재급유하고 5시간 대기했던 악몽같던 이야기, 미국에 거주고있는 육사 후배를 만났던 이야기, 일행 중 나이가 많아 어른 대접을 쑥스럽게 받았던 이야기 등이다. 설렁탕으로 허기와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고 다시 여행길에 오른다. 쉐도우수는 장기간의 미국 여행과 여행 후에 곧바로 후배 사망소식에 이틀간 조문하느라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 보니 피로가 겹쳐 식사후에 바로 둥지로 향했다.
본대는 다시 중랑천 자전거길로 진입하고 내달렸다. 바이커들이 붐비지 않아 편안하게 페달링할 수 있었다. 바이크손대장은 예전에 비하여 기운이 많이 떨어졌지만 예전 못지않은 기량을 과시하였다. 오히려 힘든 기색이 없이 밝은 표정이었다. 이화교 부근 쉼터에서 숨고르기할 때 우리보다 연배가 높으신 세 분의 라이더를 만났다. 알고보니 81세, 87세, 88세로 수유리에서 거주하시는 분들이었다. 스머프차가 고등학교 시절에 수유리 국민주택에서 살았다고 하니까 88세 어르신도 그당시 국민주택에서 살았다고 하면서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서로 인사를 나누기 전에 람보림이 수염을 기른 분의 나이를 물었을 때 우리보다 동년배이거나 약간 많을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87세라고 하여 깜짝놀랐다. 연세에 비하여 훨씬 젊으신 편이었다. 세 분은 생활자전거로 매일 17km를 주행을 한다고 하였다. 대단한 노당익장들이다. 매일같이 운동을 하면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먼저 자리를 뜨겠다고 인사를 드리고 응봉역으로 향했다. 응봉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30분경이었다. 바이크 손대장은 25km, 나머지 회원들은 50km를 주행하였다. 시종일관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힘든 줄 몰랐다.
언제나 따뜻한 마음 한줄기가 고요하게 가슴으로 흐르는 것이 친구다. 친구들과 함께 노년에 여인동락하면서 강산풍월을 즐기니 이런 호사가 따로없다. 일주일간 쌓았던 피로가 한순간에 날아가 버린다. 기분도 호쾌하다.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sd16 바이콜릭스(Bikeholics) 브라보! |